14일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를 피감기관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MBC를 강하게 비판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정작 오후 MBC 업무보고에는 모두 불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을 대표하는 야당 의원들이 예정된 의정 활동을 특별한 사유나 통보 없이 건너뛰었다는 점에서 비판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노웅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과방위) 위원장은 15일 정보통신산업진흥원 등을 피감기관으로 한 국감 개시 발언에서 이 문제를 비판했다. 노 위원장은 “어제(14일) 저녁 MBC를 찾아 비공식 업무보고를 받기로 예정돼 있었다. 그런데 한국당 의원들이 사전 통보나 특별한 사유 설명 없이 모두 참석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노 위원장은 “비록 정식 국감은 아니래도 의결로 예정된 위원회 일정이었다는 점에서, 또 MBC의 새 변화에 기대가 많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있었다”고 밝혔다. 민주당 소속 김성수 과방위 간사도 15일 통화에서 “아무 설명도 없이 한국당 의원들이 불참했다. 우리도 이유를 모른다. 가보니까 아무도 없었다”고 말했다. 

▲ 최승호 MBC 사장. 사진=미디어오늘.
▲ 최승호 MBC 사장. 사진=미디어오늘.

한국당 불참을 MBC에 대한 ‘집단행동’으로도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개인 이유로 불참한 의원들이 늘면서 자연스레 모두가 불참하게 된 상황. 한국당 과방위 간사인 김성태 의원은 15일 통화에서 “각자 불참 사유가 있었다”며 “결과적으로 다 참석이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앞서 방문진 국감에서 비공개라고 (자료 제출 등을) 거부한 내용에 관해 현장에서 답변 들을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며 “비공개 업무보고라 심층적 내용이 나오기 어렵다고 (의원들이) 이야기를 나눴다. 그런 공감대가 깔리니 업무보고에 출석할 동기가 많이 떨어진 것 같다. 내가 대표로 참석하려 했지만 의원 전원이 불참한 상황에서 혼자 출석하는 게 저어돼 중간에 저도 차를 돌렸다”고 말했다.   

과거 MBC 공정방송 파업 국면이나 노사 갈등 상황에서 야당 의원들은 MBC 경영진을 마주하고 문제를 타결하는 노력을 미력하게나마 기울였다. 14일 방문진 국감에서 야당 의원들이 보도 편향성, 경영 적자 문제, ‘적폐 청산’ 명분의 임직원 징계 등을 이유로 최 사장 해임을 요구하고 방문진과 충돌한 만큼 이날 MBC 비공개 업무보고에서 야당 주도의 ‘열띤 논쟁’이 기대됐다. 

MBC도 이날 방문진 국감에서 나온 야당 주장을 반박할 자료와 근거를 확보하고 업무보고를 기다리고 있었다. MBC의 한 관계자는 15일 통화에서 “방문진 국감에서 나온 주장을 하나하나 반박할 자료와 근거를 모아놓고 기다리고 있었다”며 “국감은 야당의 최대 이벤트인데 앞서 있던 방문진 국감에선 근거가 부실한 자료에 기반한 언론플레이가 주를 이뤘다. 개인 사유를 들어 당 전체가 출석하지 않은 상황은 비상식적”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작년에는 (한국당 의원들이) 국감 보이콧을 표명해 업무보고에 불참했다가 이후 다시 열렸는데 이번에는 개인 사유로 불참한 만큼 업무보고는 정상적으로 기록되고 처리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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