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홈서비스센터 노동자 500여명이 14일 밤 서울 용산구 LG유플러스 본사 앞에 모였다.

희망연대노조 LG유플러스비정규직지부는 이날 밤 8시 서울 용산구 LG유플러스 본사 사옥 앞 인도에서 ‘안전한 일터를 위한 2차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홈서비스센터 노동자 김태희씨(41)가 가정집에서 인터넷 개통 작업을 하다 떨어진 지 3달째에 접어든 이날 원청인 LG유플러스에 책임 인정과 안전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김태희씨는 지난 7월 부산 서구 인근 가정집에 방문해 인터넷 개통 작업을 하던 중 6m 높이에서 떨어졌다. 김씨는 옥상 중계기에서 내려온 인터넷선을 집안으로 들이는 과정에서 창문으로 몸을 기울이다, 발을 디딘 구조물이 부서져 추락했다. 그는 2차례 수술을 받은 뒤 현재까지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희망연대노조 LG유플러스비정규직지부는 14일 밤 서울 용산구 LG유플러스 본사 사옥 앞 인도에서 ‘안전한 일터를 위한 2차 결의대회’를 열었다. 사진=김예리 기자
▲희망연대노조 LG유플러스비정규직지부는 14일 밤 서울 용산구 LG유플러스 본사 사옥 앞 인도에서 ‘안전한 일터를 위한 2차 결의대회’를 열었다. 사진=김예리 기자

사회를 맡은 박장준 희망연대노조 정책국장은 “김태희 조합원은 파업 대체인력으로 부산 센터에 왔고, 몇 달 안 돼 노조에 가입했다. 그리고 지회 조직차장으로 누구보다 열심히 활동했다. 그리고 토요일에 일하다 떨어졌고, 지금까지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 현장에 가봤다. 김 조합원이 아니라도 어떤 기술 좋은 기사라도 떨어질 수밖에 없는 곳이었다”고 전했다.

원청 LG유플러스는 현재까지 김씨 사고와 현 상황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희망연대노조에 따르면 노조는 하청업체에 산재 신청을 요구했지만 업체는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이에 노조는 직접 산재 신청했다.

조합원들은 이날 “원청은 손쉽게 하청을 돈과 지표로 압박한다. 하청업체는 노동자를 쥐어짠다. 그 환경에서 어떻게 안전을 얘기할 수 있느냐”며 “정말 많은 노동자들이 일하다 다치고 죽어간다. 그걸 맨 위에서 지켜보는 게 LG유플러스 같은 원청 대기업”이라고 비판했다.

▲희망연대노조 LG유플러스비정규직지부는 14일 밤 서울 용산구 LG유플러스 본사 사옥 앞 인도에서 ‘안전한 일터를 위한 2차 결의대회’를 열었다. 사진=김예리 기자
▲희망연대노조 LG유플러스비정규직지부는 14일 밤 서울 용산구 LG유플러스 본사 사옥 앞 인도에서 ‘안전한 일터를 위한 2차 결의대회’를 열었다. 사진=김예리 기자

LG유플러스비정규직지부는 원청이 홈서비스센터 인터넷 설치 노동자들의 근무환경과 안전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노동자가 위험한 상황에 빠지지 않도록 옥상이나 전봇대에 놓인 중계기를 낮추고 2인1조 작업 실시하라는 것이다. 딜라이브는 노사 합의로 중계기를 건물 옥상이나 전봇대가 아닌 바닥에 설치했다.

조합원들은 “LG유플러스의 산업재해율은 전체 통신업보다 17배 높다”며 “이 문제를 누가 해결해야 할지 우리는 정확히 안다. 바로 LG유플러스”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원청이 우리의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지킬 때까지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이날 “위험작업 산재사고 원청이 해결하라” “위험노동 강요하는 원청을 박살내자” 등 구호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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