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막힌 한국 게임의 중국시장 진출로를 열기 위해 한국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회 콘텐츠미래융합포럼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한국 게임 중국 판호 문제와 게임 저작권 보호’ 정책 토론회를 열었다.

게임 ‘판호’(版号)는 중국공산당 중앙선전부가 발급하는 게임 출판·운영 허가 승인번호로 판매를 위한 일종의 허가증이다. 김성욱 법무법인 태평양 중국 상해대표처 변호사는 한·중관계 악화로 2017년 ‘한한령’(限韓令·한국콘텐츠수입금지령)이 내려진 뒤 ‘배틀그라운드’, ‘리니지2 레볼루션’ 등의 판호 발급이 ‘무기한 대기 상태’에 놓였다고 했다. 다른 분야 한한령은 완화 추세인데 게임 산업은 변화가 없다.

사드배치를 추진한 박근혜 정부는 물론 문재인 정부까지 한국 문화체육관광부와 외교부는 손을 놓고 있었다는 지적이다. 위정현 콘텐츠미래융합포럼 의장(한국게임학회 의장)은 특히 외교부는 무지와 무관심으로 일관해왔다며 정부가 문제제기하지 않으면 중국에서 판호 문제를 부각하기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학계·정부 공조와 동시에 정부가 게임판호를 중요하게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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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서야 박양우 문체부장관이 중국에 판호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박양우 장관은 지난달 국회에서 열린 ‘2019 대한민국 게임포럼’에서 ‘중국 보호정책이 머지 않아 풀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8월 인천에서 열린 한·중·일 문화·관광 장관 회의에서는 중국과 비공식으로 판호 문제를 논의했다고 전해졌다.

위정현 의장은 미·중 무역마찰 국면이 한국 콘텐츠산업의 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위 교수는 지난 7월 중국에서 판호가 발급된 해외 게임 24종 가운데 ‘파이널 판타지 15’ 기반 VR게임, ‘몬스터 오브 더 딥’,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 등 일본 게임이 포함됐다며, 중국이 미국·일본·한국과 동남아시아 나라들과 적대적 관계를 유지할 수 없을 거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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