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뉴스타파가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원로목사와 부인 김성혜 한세대 총장의 비위 의혹을 보도한 적이 있다. 교회 권력의 민낯을 교회 다니지 않는 대중에게도 알리는 보도였다. 그중 많은 시청자가 한 장면에 분노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교인들이 뉴스타파 기자를 밀치며 몸으로 취재를 막는 장면이었다. 교회는 그래도 좀 점잖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던 걸까. 그러나 개신교 전문지 뉴스앤조이 기자들은 그 장면을 보면서 말했다. “또 저러네, 또.”

개신교계가 언론을 대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수준 이하다. 뉴스앤조이 기자들은 명성교회 세습을 취재하다가 교인들의 무력으로 현장에서 끌려나오거나 폭행당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여신도를 성추행하고도 목회를 계속하고 있는 전병욱 목사가 세운 홍대새교회 교인 수십 명이 뉴스앤조이 기자들을 밀치고 협박하는 일도 수차례 있었다. 한국에서 가장 큰 교단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은 용역을 동원해 기자들의 현장 출입 자체를 막은 적도 있다. 

▲ 뉴스앤조이 로고
▲ 뉴스앤조이 로고

 

꼭 무력 동원뿐만이 아니다. 교단 내 여러 기관은 교인들의 헌금으로 돌아가는 공적인 곳인데도 ‘비공개 회의’를 당연시한다. 자기들 기관지만 취재하도록 ‘배려’하는 수준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은 지난 9월 정기총회에서, 교단 안팎의 관심이 집중된 명성교회 세습과 관련한 일을 결정하는 데 갑자기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했다. 현장에는 교계 언론뿐 아니라 일반 언론 취재진도 있었으나, 예장통합 교단지 기자 말고는 모두 쫓겨났다.  

뉴스앤조이 같은 비판 언론은 교권을 쥐고 있는 자들에게는 눈엣가시다. 뉴스앤조이는 지난 19년간 ‘종북 좌파 언론’, ‘안티 기독교 언론’, ‘동성애 옹호 언론’ 등으로 불리며 온갖 비난을 받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예 교단 차원에서 뉴스앤조이를 말려 죽이려 한다. 예장합동은 지난 9월 정기총회에서, 뉴스앤조이를 ‘반기독교세력대응위원회’에 회부해 1년간 조사하기로 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예장고신)과 대한예수교장로회 합신(예장합신)이라는 교단에서도 뉴스앤조이를 1년간 조사하기로 결의했다. 뉴스앤조이 기사들이 ‘반기독교적’이고 성경에 반하는 ‘동성애를 지지’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 한 기독교 매체가 뉴스앤조이 규탄 소식을 전하고 있다.
▲ 한 기독교 매체가 뉴스앤조이 규탄 소식을 전하고 있다.

이런 저런 신학적 레토릭을 갖다 붙이겠지만, 저들의 속내는 그저 ‘듣기 싫은 얘기 하지 말라’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일례로 뉴스앤조이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의 독주를 비판하자, 한기총은 지난 4월 뉴스앤조이를 ‘이단 옹호 언론’으로 낙인찍었다. 실제로 반기독교적, 이단 옹호적이 아니라 그냥 낙인 효과다. 자신들에게 불리한 취재를 거부할 명분을 만들고, 기사가 나가더라도 ‘그건 반기독교 언론의 보도’라며 교인들을 호도하려는 것이다. 권력자들이 언론을 길들이려는 시도. 이런 걸 가리켜 ‘언론 탄압’이라고 한다.

▲ 구권효 뉴스앤조이 편집국장
▲ 구권효 뉴스앤조이 편집국장

이런 시대에 뒤떨어진 각종 언론 탄압이 교계에서는 당연하게 일어난다. 시민사회에서는 교회들이 대체 왜 저러나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그래서 이 글도 쓰게 된 것 아닐까). 언론을 ‘홍보지’ 정도로 생각하고, 감시는 받기 싫어하는 종교 지도자들이 한국교회를 더 병들게 한다. 그들 뜻대로 뉴스앤조이가 말라 죽을지 어떻게 될지 나도 모르겠다. 그러나 계속 그렇게 막고 거부하고 감추면, 개신교는 더 부패할 일만 남았다는 것은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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