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장관이 14일 전격 사퇴했다.

조 장관은 이날 오후 2시 ‘검찰개혁을 위한 불쏘시개 역할을 여기까지입니다’라는 제목의 서면을 통해 “저는 오늘 법부무장관직을 내려놓는다”면서 “가족 수사로 인하여 국민들께 참으로 송구하였지만, 장관으로서 단 며칠을 일하더라도 검찰개혁을 위해 마지막 저의 소임은 다하고 사라지겠다는 각오로 하루하루를 감당했다. 그러나 이제 제 역할은 여기까지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인사청문 과정부터 임명 이후 쏟아진 의혹에 대해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졌다. 이유 불문하고, 국민들께 너무도 죄송스러웠다”면서 “특히 상처받은 젊은이들에게 정말 미안하다”는 소회를 밝혔다.

조 장관은 “지난 10월 8일 장관 취임 한 달을 맞아 11가지 ‘신속추진 검찰개혁 과제’를 발표했다. 행정부 차원의 법령 제·개정 작업도 본격화 됐다. 어제는 검찰개혁을 위한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문재인 정부 검찰개혁 계획을 재확인했다”며 “이제 당정청이 힘을 합해 검찰개혁 작업을 기필코 완수해 주시리라 믿는다. 이제 검찰개혁은 거스를 수 없는 도도한 역사적 과제가 되었다. 어느 정권도 못한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조 장관은 “더는 제 가족 일로 대통령님과 정부에 부담을 드려서는 안된다고 판단했다. 제가 자리에서 내려와야, 검찰개혁의 성공적 완수가 가능한 시간이 왔다고 생각한다. 저는 검찰 개혁을 위한 ‘불쏘시개’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검찰 개혁이라는 판을 깔아놓았고 이를 돌려놓기 어렵다고 보고 자신은 사퇴로서 명분을 강조하면서 자연인으로서 검찰 수사를 받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

조 장관은 “온갖 저항에도 불구하고 검찰개혁이 여기까지 온 것은 모두 국민들 덕분이다. 국민들께서는 저를 내려놓으시고, 대통령께 힘을 모아주실 것을 간절히 소망한다”라고 밝혔다.

조 장관은 “온 가족이 만신창이가 되어 개인적으로 매우 힘들고 무척 고통스러웠다. 그렇지만 검찰개혁을 응원하는 수많은 시민의 뜻과 마음 때문에 버틸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 10월14일 연합뉴스TV 유튜브 갈무리
▲ 10월14일 연합뉴스TV 유튜브 갈무리

 

‘저항’이라는 표현과 함께 ‘온 가족이 만신창이가 됐다’라는 표현을 쓴 것은 우회적으로 자신과 일가에 대한 의혹 제기와 먼저털기식 수사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조 장관은 또한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족들 곁에 있으면서 위로하고 챙기고자 한다. 저보다 더 다치고 상처 입은 가족들을 더 이상 알아서 각자 견디라고 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족 곁에 지금 함께 있어주지 못한다면 평생 후회할 것 같다. 가족들이 자포자기하지 않도록, 그저 곁에서 가족의 온기로 이 고통을 함께 감내하는 것이 자연인으로서의 도리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조 장관 부인 정경심 교수는 이날 5차 소환 조사를 받았는데 조 장관이 더 이상 공직을 수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시점과 겹치면서 검찰 수사 결과에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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