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가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김학의 전 차관 사건 최종보고서 1207쪽에 “윤석열 검사장은 임○○소개로 알고 지냈는데 원주 별장에 온 적이 있는 것도 같다. 임○○이 검찰 인맥이 좋아 검사들을 많이 소개해주었다”는 김 전 차관의 스폰서 윤중천씨의 진술이 담겼다고 14일 보도했다. 지난 11일 윤 총장이 과거 건설업자 윤씨의 별장에 들러 접대를 받았다는 윤씨의 진술이 나왔으나 추가조사 없이 마무리됐다는 11일자 보도 이후 후속기사다. 

한겨레는 “윤씨가 제3자를 통해 윤석열 검찰총장을 알게 됐다고 밝히는 등 두 사람이 관계를 맺게 된 경위를 구체적으로 진술했던 것”이라며 검찰 과거사 진상조사단이 발언의 실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당시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조사의 한계가 분명했다. (조사단이) 수사권도 없는 상태에서 윤중천이 (진술) 거부까지 해서 현장에선 조서를 쓰지 못했고, 녹취도 못 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윤씨를 불러 조사했다는 검찰수사단의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도 뚜렷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겨레 10월11일자 1면.
▲한겨레 10월11일자 1면.

그러나 이날 한겨레 보도보다 눈길을 끌었던 것은 검찰 과거사위 관계자들의 반박이었다. 검찰 과거사 진상조사단 총괄팀장을 맡았던 김영희 변호사는 14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한겨레 기사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진상조사단이 당시 윤중천 전화번호부나 명함이나 다이어리를 검토하면서 윤석열 이름을 확인했다는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며, 원주 별장에서 수차례 접대했다는 진술을 받았다는 내용도 사실이 아니다”라며 해당 보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김영희 변호사는 “(윤중천이) 법조 인맥을 설명하면서 그중 한 명으로 윤 총장을 언급했는데, 다른 인물에 대해선 (설명이) 구체적이었지만 윤 총장은 별장에 왔다는 것도 아니고, 접대를 받았다는 것도 아니고, 별장에 온 적이 있는 것도 같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게 전부였다”며 “(두 사람 사이에) 친분 관계가 있다고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윤중천이란 사람이 굉장히 진술을 자주 번복하거나 거짓말한다고 느낄 상황이 많았다”며 “그런 상황에서 그 한마디만 갖고 판단하는데 어려움이 있었고 객관적 증거도 없었다. 조사단으로서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고 밝혔다. 

검찰 과거사위원회 민간위원이었던 김용민 변호사도 같은 날 tbs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윤석열을 안다, 정도의 이야기가 있었다. 내용이 구체적인 게 없었다. 접대 얘기는 없었다. 누구를 안다는 것만 가지고 우리가 수사권고를 할 수 있을까 의문이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접대라는 말은 전혀 없었다”고 재차 강조한 뒤 “단순히 안다는 말 가지고는 문제가 바로 있다고 판단하기 어려웠다. 윤중천이 (윤석열을) 아니까 수사하라고 할 수 없었다”며 검찰이 윤중천 진술을 덮었다는 취지의 한겨레 기사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날 ‘뉴스공장’에 출연한 주진우 기자도 “과거사위가 꾸려진 뒤 갑자기 윤중천씨 입에서 거물급 이름이 나와 직접 만나서 확인했다”며 당시 녹취를 공개했다. 윤중천씨는 당시 “그 사람(윤석열)은 잘 모른다.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얘기를 하나”라고 말했으며 “과거사위에서 한 얘기가 없다”고 주장했다. 주 기자는 “나중에는 (윤씨가) 흘러가다가 말을 한 것 같다는 식으로 넘어가더라”고 덧붙였다. 

주 기자는 “윤씨는 꼼꼼하게 기록하는 스타일이다. (접대하면) 비디오로도 찍는다. 협박하기 위해서”라고 전제한 뒤 “윤씨 전화기에 1301개의 연락처가 있었는데 윤석열 총장 번호는 없었다. 메모 어디에도, 비디오에도 이름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윤석열 총장을) 소개시켜줬다는 사람도 추가취재 했는데, 그분도 (윤 총장을) 모른다고 한다”고 말했다. 방송인 김어준씨는 “윤중천씨는 접대를 하면 그 사람 관리에 들어갔는데 거기에 대한 증거가 없다”며 “윤씨가 허세를 부리고 거짓말했다는 결론에 종합적으로 도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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