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이 건설업자 윤중천 씨에게서 별장 접대를 받았다는 진술을 검찰이 확보하고도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는 한겨레 보도에 대검찰청과 법무부 등은 해당 내용이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윤 검찰총장은 해당 기자 등을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고소했다. 한겨레는 12일 ‘검찰이 해명을 바꾸고 보도 초점을 외면하고 있다’고 후속보도했지만, 다른 대부분의 신문은 검찰과 법무부 등의 ‘사실무근’이란 반박을 비중있게 보도했다.

아래는 이날 전국단위 아침종합신문의 1면에 난 관련기사 제목이다. 서울신문은 토요일 지면신문을 발행하지 않는다.

경향신문 : 검찰 “‘윤중천, 윤석열 접대’ 보도는 사실무근”
국민일보 : ‘조국 정국’에 ‘윤석열 접대’ 논란… 검, 강력대응
중앙일보 : 윤석열 “업자 별장서 어울릴 정도로 대충 살지 않았다”
동아일보 : 청 민정관계자, 윤총경에 “검과 대립구도 만들어야”
세계일보 : 조국 “민정수석 때 ‘윤석열 접대’ 허위 판단”
조선일보 : 조국가족 계좌추적, 법원에 다 막혔다
한겨레(5면) : 검찰 “윤석열 언급 없었다”-> 반나절만에 “면담보고서에 언급”
한국일보 : 역풍 맞은 ‘윤석열 접대 의혹’

한겨레는 11일 1면 머리에 ‘2013년 윤씨에 대한 1차 수사 당시 윤 총장 이름이 나왔고 지난해 진상조사단도 윤석열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을 별장 접대했다는 윤씨 진술을 확보했지만 검찰이 추가조사하지 않고 재조사를 마무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핵심은 △2013년 1차 수사 당시 윤 총장의 이름이 적힌 윤씨 소유의 증거물 △윤 총장과 친분이 있고 별장 접대했다는 윤씨의 지난해 말~올 상반기 진술이다. 한겨레는 “‘김학의 성접대 사건’ 재수사 과정에 대해 잘 아는 3명 이상의 핵심 관계자를 취재한 결과”라고 밝혔다.

한겨레는 12일 5면 머리에 후속보도를 내 “검찰은 애초 보도 내용을 통째로 부인했다가 몇시간 만에 윤씨와 관계는 부인하면서도 대검 검찰과거사진상조사단 조사 과정에서 윤 총장 관련 윤씨의 발언이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했다”고 했다. 또 “검찰의 반복 해명은 한겨레 보도와 ‘다른 곳’을 가리킨다”며 “보도는 윤 총장이 실제 별장에 들러 접대를 받았는지 여부가 아니라 그런 진술이 나왔는데도 왜 검찰의 윤 총장에 대한 제대로 된 조사 없이 사건을 마무리했는지 여부”라고 밝혔다. 사설에서도 “별장 방문의 진위를 가리려면 우선 대검이 보관 중인 관련 기록부터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겨레 5면 머리
▲12일 한겨레 5면 머리기사

반면 이날 대부분의 신문은 재조사에 참여한 진상조사단원과 이 권고에 따라 재수사를 진행한 검찰 수사단, 이외 관계자들이 모두 한겨레신문 보도를 정면 부인했다는데 무게를 실었다.

경향신문은 “문무일 전 검찰총장 등 검찰 고위 관계자들과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관계자들은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사실무근’이라고 했다”고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문 전 검찰총장은 통화에서 ‘조사단 소속 이모 검사가 윤씨와 대화하는 과정에서 윤 총장 얘기를 들었다고 하나 실제 윤씨 조서에는 이 같은 내용이 없고 윤씨도 그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고 했다. 경향은 수사단이 윤씨 진술이 담긴 면담보고서를 두고 윤씨를 조사했고, 윤씨가 진술 사실 자체를 부인했다는 관계자 말도 전했다.

한국일보는 2013년 1차 수사 과정에서 윤 총장의 이름이 나온 적이 없고, 재조사 과정에선 윤 총장 관련해 수사할 지점이 없었고 윤씨도 진술을 기억하지 못했다는 대검 진상조사단‧법무부 검찰과거사위 관계자 말을 취재해 보도했다. 한국일보는 과거사위가 윤석열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을 수사권고 대상에서 뺀 이유를 두고 “윤씨의 애매한 진술 외에는 이렇다 할 단서를 찾을 수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 장관 수사가 한창인 가운데 윤 총장 의혹을 제기하는 배경과 의도에 도리어 관심이 집중된다”고 했다.

▲12일 경향신문 1면 갈무리
▲12일 경향신문 1면 갈무리
▲12일 한국일보 3면
▲12일 한국일보 3면
▲12일 조선일보 5면 갈무리
▲12일 조선일보 5면 갈무리

조선일보는 “검찰 주변에선 과거사진상조사단이나 조사단으로부터 조사 결과를 보고 받은 법무부 과거사위 관계자 등을 통해 관련 내용이 흘러나갔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며 “특히 과거사위 등을 주도한 ‘민변’ 출신 변호사를 의심하고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진행자 김어준씨 발언을 들며 “이른바 진보 진영에서도 이날 보도에 대해선 사실과 다른 것 같다는 목소리가 나왔다”고 했다.

한편 동아일보는 1면 머리에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 관계자가 지난 3월 윤규근 총경에게 “검찰과 대립하는 구도를 진작 만들었어야 하는데”라는 내용의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낸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민갑룡 경찰청장이 같은 날, 사회적 관심이 버닝썬과 경찰 유착에 쏠려 있던 차에 국회에서 김학의 차관의 별장 접대 영상을 거론한 직후다.

동아일보는 “검찰은 경찰이 윤 총경의 자택이나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조차 않고 부실수사한 배경을 본격 수사하기 시작했다”며 “윤 총경이 버닝썬 사건을 덮기 위해 민정수석실 관계자와 함께 김 전 차관 관련 사건을 고의적으로 띄웠을 가능성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2일 동아일보 1면 머리기사
▲12일 동아일보 1면 머리기사

국민일보는 사설에서 이 보도가 “조국 법무부 장관의 대척점에 선 인물을 흠집내야 하는 진영의 논리에 정확히 맞아떨어졌다”며 “조 장관을 둘러싼 진영 싸움은 한국 사회의 온갖 권위를 깎아내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세계일보는 “윤 총장이 김학의 전 차관의 스폰서인 윤중천씨 별장에서 접대 받았다는 의혹에 관한 언론보도는 여야가 진영논리에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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