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청 국정감사에서 ‘고용’과 ‘노동’ 에 방점을 둔 상반된 의견이 나왔다. 

1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청 국감에서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이 실업률이 높다며 일자리 창출을 주문하자 이상돈 바른미래당 의원이 “노동청의 본질은 노동 지키기”라며 “일자리는 거시경제 투자로 만드는 것이지 노동청에 과한 기대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이명박 정부인 2010년 정부조직법을 개정해 기존 노동부가 ‘고용노동부’로 바뀌었다. 

강 의원은 대구지방고용노동청장에게 “대구 고용이 감소하고 있어 청년실업이 전국 1위”라며 “부끄러운 줄 알라”고 비판했다. 

그는 구미시에 LG화학이 공장을 짓는 ‘구미형 일자리’를 언급하며 “대구에 기존 섬유산업이 부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대구도 대기업과 협력하는 대구형 일자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논의 중인 일자리가 있느냐”고 물었다. 

장근섭 대구노동청장이 “구체적으론 파악 못 했고 대구시에서 파악하고 있다”고 답하자 강 의원은 “남 얘기 하느냐”며 취업을 준비하는 한 청년 익명인터뷰를 전하며 “불쌍하지도 않느냐”고 비판했다. 강 의원은 “(청장)직을 걸고 하라”며 “그냥 있다 말고 대구형 일자리로 성과를 내달라”고 말했다. 

▲ 고용노동부 로고
▲ 고용노동부 로고

 

강 의원은 주 52시간 계도기간이 연장돼야 한다는 주장도 폈다. 

그는 대구노동청장에게 “알리바바 본사가 어디냐”고 물었는데 모른다고 하자 “기본 상식을 가져야 한다”며 “본사가 중국 항저우에 있는데 마윈이 처음 자신의 아파트에서 창업을 했고, 10여명의 직원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근무해 연 매출 1조 달러의 세계적인 기업을 일궜다”는 내용을 설명했다. 주 52시간으로 노동시간을 통제해선 안 된다는 취지의 주장이었다. 

이에 장 청장은 “중소기업에서 52시간 어려움을 호소하는 부분이 있어 적극 관여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 과거 노동부 로고
▲ 과거 노동부 로고

 

강 의원이 고용노동청에 일자리 창출을 주문하고, 노동시간 단축에 부정적인 내용으로 질의하자 이상돈 의원은 이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 의원은 “일자리 문제를 강조하는데 일자리라는 게 거시경제 분야로 투자해서 만드는 것”이라며 “고용과 노동이 상충하는 면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노동청에선 노동의 질을 올리고 노사관계를 향상하고 산업안전을 보장하며 좋은 일자리와 불일치를 푸는 일을 해야하는데 경제상황이 안 좋다고 지나치게 (노동청을) 압박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사실 (일자리 창출이 노동청) 고유의 일인가”라며 “(노동부 명칭에) ‘고용’이 들어가 있는 게 꼭 좋은 의도로 볼 수 없는 측면이 있다”며 “고용노동부의 가장 본질은 노동을 지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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