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노벨 물리학상은 빅뱅 직후 우주 팽창과 진화과정을 연구한 제임스 피블스와 태양계 바깥의 태양형 궤도운동을 하는 행성을 발견한 미셀 마요르·디디에 쿠엘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지난 8일(현지시각) 노벨위원회가 우주와 지구의 진화를 이해하는데 기여한 공로로 제임스 피블스 미 프린스턴대 명예교수에게 노벨물리학상의 절반을, 나머지 절반은 태양형(type) 궤도를 도는 외행성을 발견한 공로로 미셸 마요르 스위스 제네바대 교수와 디디에 쿠엘로 스위스 제네바대 및 영국 케임브리지 교수에게 수여했다고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언론배포자료에서 이날 울프 노벨위원회 위원인 다니엘스 교수가 발표 직후 프리랜서 언론인 조안나 로즈와 2019년 노벨 물리학상 관련 인터뷰에서 “이것은 어떤 의미에서 우주의 발견”이라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노벨위원회는 제임스 피블스 교수에 관해 “우주의 구조와 역사에 새로운 이해”를 가져다줬다고 설명했다. 피블스 교수는 물리(적) 우주론(physical cosmology)이라는 분야를 구축한 학자다. 물리우주론은 우주의 구조와 움직임을 통해 어떻게 진화해왔는지를 연구하는 이론이다. 노벨위원회는 “물리적인 우주론을 향한 피블스의 통찰은 추측에서 과학에 이르기까지 지난 50년 동안 우주론의 변화를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며 “1960년대 중반부터 발전된 그의 이론적 틀은 우주에 대한 우리 생각의 기반을 이루고 있다”고 평가했다.

노벨위원회에 따르면 피블스가 개척한 분야는 이른바 빅뱅 모델이다. 빅뱅 이론이란 어떤 한 점(특이점)에서부터 급격한 폭발로 우주가 지금까지 팽창하고 있다는 이론이다. 에드윈 허블은 모든 별과 별 사이가 시간이 지날수록 간격이 더 벌어진다는 것을 관측했는데, 이것을 다시 시간의 역순으로 해석한 이론이다. 즉, 시간을 과거로 되돌리면 별과 별 사이가 좁아지다 결국 모든 별과 성운이 하나의 점으로 모아진다는 이론이다. 우주가 팽창한다는 점에서 팽창이론의 하나이기도 한 빅뱅이론은 폭발의 잔향인 우주배경복사가 발견되면서 그 증거도 갖춘 이론으로 평가받고 있다. 

노벨위는 “(피블스의) ‘빅뱅 모델’이 우주가 극도로 뜨겁고 밀도가 높았던 거의 140억년 전의 폭발 순간에서부터 우주에 대해 묘사하고 있다”며 “그 이후 우주는 팽창했고, 더 넓어졌으며 더 차가워졌다”고 소개했다. 노벨위원회는 “빅뱅 이후 40만년 만에 우주는 투명해졌고 빛(광선: Light lays)은 우주로 여행할 수 있었다”며 “오늘날에도 이 고대의 방사선(radiation-우주배경복사)은 우리 주변에 널려 있으며 그 안에 암호화된 형태로, 많은 비밀들이 숨어 있다”고 썼다. 노벨위는 제임스 피블스가 이론적 도구와 계산을 이용해 우주의 초기부터의 이러한 흔적을 해석하고 새로운 물리적 과정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2019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제임스 피블스의 빅뱅직후 상황을 연구한 내용을 묘사한 모습. 사진=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
▲2019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제임스 피블스의 빅뱅직후 상황을 연구한 내용을 묘사한 모습. 사진=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

특히 노벨위는 이런 연구결과와 관련해 우리가 우주, 즉 별과 행성, 나무, 우리 자신을 구성하는 물질에 대해 아는 것은 5% 밖에 되지 않으며, 나머지 95%는 모른다고 했다. 이 95%는 암흑물질(dark matter)과 암흑에너지(dark energy)다. 노벨위는 이것을 현대 물리학에 있어 미스터리이자 도전이라고 해석했다. 

이밖에 이번 노벨물리학상 두 번째 수상자인 미셸 마요르와 디디에 쿠엘로는 지난 1995년 10월 우리은하 안에 있는 태양계 바깥의 행성이자, 태양타입의 항성 주위를 궤도운동하는 행성을 처음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프랑스 남부의 오트프로방스 천문대에서 맞춤형 기구를 이용해 태양계에서 가스로 이뤄진 가장 큰 행성인 ‘목성’에 비견되는 가스행성인 ‘51 페가수스 b’ 행성을 찾아냈다.

노벨위는 이 발견으로 천문학에서 혁명이 시작됐고, 이후 4000개 이상의 외행성이 우리 은하에서 발견됐다고 전했다. 노벨위는 엄청난 크기, 형태, 궤도를 가진 이상한 새로운 세계가 여전히 발견되고 있다며 그들은 행성에 대한 우리의 선입견에 도전하고 과학자들의 이론을 수정하도록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다른 생명체가 그 바깥에 존재하지 않을까 하는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을지 모른다고 내다봤다.

노벨위는 “제임스 피블스의 이론적 발견은 빅뱅 이후 우주가 어떻게 진화했는지에 대한 이해에 기여한 반면, 미셸 시장과 디디에 쿠엘로즈는 미지의 행성을 찾는 우리의 우주 이웃들을 탐험했다”며 “그들의 발견은 우리의 세계관을 영원히 바꾸어 놓았다”고 설명했다.

▲ 2019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미셸 마요르와 디디에 쿠엘로가 1995년 최초로 발견한 태양계 바깥에 있는 태양타입의 별 주위를 궤도운동하는 행성 51페가수스b의 개념도. 사진=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
▲ 2019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미셸 마요르와 디디에 쿠엘로가 1995년 최초로 발견한 태양계 바깥에 있는 태양타입의 별 주위를 궤도운동하는 행성 51페가수스b의 개념도. 사진=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

 

▲2019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제임스 피블스, 미셸 마요르, 디디에 쿠엘로의 캐리커쳐. 사진=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
▲2019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제임스 피블스, 미셸 마요르, 디디에 쿠엘로의 캐리커쳐. 사진=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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