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통화를 김용판 통화와 비교하는 게 온당?
조국 통화를 김용판 통화와 비교하는 게 온당?
[ 민언련 신문·방송 모니터보고서 ]

지난 9월26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은 조국 법무부장관에게 “이번 주 월요일(23일), 검찰이 자택을 압수수색 시작할 무렵에 압수수색하고 있는 검사 팀장에게 장관이 전화통하한 사실이 있죠?”라고 물었습니다. 이에 대해 조국 장관은 “검사에게 직접 전화한 것이 아니라, 제 처와 통화하는 도중에 제 처가 안 좋은 상태라 배려를 해달라고 했다”고 답했습니다. 

이 질문과 답변에 대해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조국 장관의 직권남용이라 비판했고, 민주당은 검찰의 수사내용 유출이 심각하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렇다면 언론은 어떻게 보도했을까요? 

한국일보 9건, MBN 10건으로 가장 많이 보도해

주광덕 의원의 대정부질문에 대한 신문보도는 27일 지면에 실렸고, 방송은 26일과 27일 양일에 걸쳐 이뤄졌습니다. 27일 신문 지면 보도는 한국일보가 9건으로 가장 많았고, 동아일보와 중앙일보가 각각 6건씩의 보도를 했습니다. 한겨레는 5건, 경향신문, 조선일보, 서울경제, 한국경제는 각각 4건씩 보도했습니다.

▲ 지난 9월27일 주광덕 의원-조국 장관 대정부질문 관련 신문사 보도량. 표=민주언론시민연합
▲ 지난 9월27일 주광덕 의원-조국 장관 대정부질문 관련 신문사 보도량. 표=민주언론시민연합

 

방송은 MBN이 10건으로 가장 많이 보도했고, JTBC와 채널A가 각각 9.5건과 8.5건이었습니다. SBS, TV조선, YTN은 각각 6건씩 보도했고, KBS와 MBC는 각각 4건씩으로 비교적 정제된 보도량을 보였습니다.

▲ 지난 9월26일부터 27일까지 주광덕 의원-조국 장관 대정부질문 관련 방송사 저녁종합뉴스 보도량 (*0.5건은 단신). 표=민주언론시민연합
▲ 지난 9월26일부터 27일까지 주광덕 의원-조국 장관 대정부질문 관련 방송사 저녁종합뉴스 보도량 (*0.5건은 단신). 표=민주언론시민연합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 사례 언급하며 조국 장관 비판해

보도내용은 어땠을까요?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과 같이 조국 장관의 통화 자체가 매우 부적절하다고 비판한 언론사는 2012년 12월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당시 김용판 서울경찰청장이 권은희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에게 전화해 수사 축소‧은폐를 지시했을 때, 조국 장관이 이를 비판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고 지적했습니다. 

신문부터 보면,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경제가 이런 지적을 했습니다.

▲ 지난 9월27일 신문사별 ‘조국 장관 통화와 김용판 전 경찰청장 통화 비교’ 여부. 표=민주언론시민연합
▲ 지난 9월27일 신문사별 ‘조국 장관 통화와 김용판 전 경찰청장 통화 비교’ 여부. 표=민주언론시민연합

 

조선일보 <“장관입니다” 조국 전화에 검사가 깜짝 놀라 관등성명 댔다>(9월27일, 김정환·윤형준 기자)에서는 “조 장관의 통화는 과거 그의 발언에 비춰 봐도 부적절했다는 지적이다. 조 장관은 서울대 교수로 재직하던 2013년 5월 트위터에 ‘김용판 전 청장, 권은희 수사국장에 직접 전화’라는 제목의 기사를 링크한 후 ‘증거인멸 우려가 매우 높은 김용판, 구속 수사로 가야겠다’고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여기에 “당시는 현 바른미래당 의원인 권은희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이 사이버 여론 조작 의혹 수사와 관련해 ‘김용판 서울경찰청장이 수사 과정에서 축소와 은폐를 지시했다’고 폭로했을 때였다”라고 덧붙이면서 사실상 조국 장관의 통화가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에서 김용판 서울경찰청장의 수사 축소‧은폐 지시 전화와 다를 것이 없다고 한 겁니다.

중앙일보 <사설-조국, 수사팀장과 통화한 건 직권남용이다>(9월27일)에서도 조선일보와 마찬가지로 “조 장관은 2013년 5월 국정원 댓글사건 수사 당시 김용판 서울경찰청장이 권은희 수사국장에게 전화한 걸 들면서, ‘김용판 구속수사로 가야겠다’는 글을 올렸다. 김 청장의 전화는 구속 사안이고, 자신이 수사팀장에게 부탁 전화를 한 건 괜찮다는 건 무슨 해괴한 논리인가. 이러니 ‘조로남불’을 넘어 ‘이중인격’이란 의심까지 나온다”고 말했습니다. 

동아일보는 <曺 “그 정도 부탁 할 수 있다 생각” 검사 “매우 부적절하다고 판단”>(9월27일, 신동진·이호재·김정훈 기자)에서 “고위 공직자가 전체 국민이 아닌 가족을 위해 권한을 행사한 것 자체가 공무원법 위반”이라고 비판하며 조 장관이 과거 게시했던 트위터 글을 언급했습니다. 한국경제는 <“압수수색 검사에 전화하고 떳떳하다는 조국… 삶겨진 소머리가 웃을 ‘조로남불’ 행태”>(9월27일, 김순신 기자)에서 조 장관을 비판하는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소셜미디어 글을 인용하여 간접적으로 조국 장관을 비판하는 모양새를 취했습니다.

한겨레 <법무부 장관-자택 압색 검사 통화… 공사 구분 못한 ‘부적절 행위’ 지적>(9월27일, 신지민·임재우 기자)에서는 “이른바 ‘조적조’(‘조국의 적은 조국’의 줄임말) 트위트도 다시 회자하고 있다”며 2013년 5월 조국 장관이 트위터에 “김 전 청장을 구속 수사해야 한다는 취지의 트위트를 올렸다”고 전했습니다. 기자가 직접 조 장관의 행위를 비판한 것은 아니지만, ‘조적조’라는 단어를 인용하며 조 장관의 과거 트위터 게시물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조 장관의 통화를 간접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KBS, MBC, JTBC 제외하고 김용판과 비교해

방송은 KBS, MBC, JTBC를 제외한 방송사들이 저녁종합뉴스에서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통화와 조국 장관의 통화를 비교하여 조국 장관을 비판하는 보도를 내놨습니다.

▲ 지난 9월26일부터 27일까지 방송사 저녁종합뉴스별 ‘조국 장관 통화와 김용판 전 경찰청장 통화 비교’ 여부. 표=민주언론시민연합
▲ 지난 9월26일부터 27일까지 방송사 저녁종합뉴스별 ‘조국 장관 통화와 김용판 전 경찰청장 통화 비교’ 여부. 표=민주언론시민연합

 

SBS는 <영향력 부인하지만… “신속하게 진행 부탁, 부적절”>(9월26일, 임찬종 기자)에서 “조국 장관은 지난 2013년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 때 김용판 당시 서울경찰청장이 수사담당자에게 전화한 사실을 언급하며 김 청장을 구속 수사해야 한다는 지적을 트위터에 남긴 적이 있다”, “또 조국 장관이 수사 관련 업무에서 자신을 배제했다고 밝혔으면서도 수사 검사에게 일종의 부탁을 한 행위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보도하며 통화의 부적절성을 비판했습니다.

▲ 지난 9월27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과 조국 장관 비교한 TV조선.
▲ 지난 9월27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과 조국 장관 비교한 TV조선.

 

TV조선 <포커스-“인륜의 문제” 항변… 조국 과거 발언 살펴보니>(9월27일, 윤슬기 기자)에서는 “과거 조 장관은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세월호 수사와 관련해 광주지검에 건 전화에 대해, ‘딱 걸렸다’며 ‘직권남용죄 유죄’라고 단정하는 글을 SNS에 올렸다”, “국정원 댓글 수사 당시 권은희 전 수사과장에게 전화한 김용판 전 서울청장을 향해선 ‘증거인멸 우려가 높아 구속수사 해야 한다’고 했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조국 장관이 압수수색을 나온 검사와 통화를 한 행위가 적절한가에 대한 지적은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김용판 전 청장이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에 대해 수사를 축소하고 은폐하는 지시를 내렸던 것과, 조국 장관의 통화를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하는 것이 적절한 것일까요? 수사 축소‧은폐 지시가 명확히 드러난 경우와 통화 적절성을 두고 논란이 이는 경우를 똑같이 비교하여 보도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 의문입니다.

주광덕 의원 질의로 검찰 수사내용 유출 도마 위에

한편, 최근 검찰의 피의사실 유출이 문제가 되는 상황이었기에 조 장관의 통화를 인정했다는 사실보다, 주광덕 의원이 그런 통화를 어떻게 알게 되었느냐가 더 심각한 문제라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실제 조국 장관이 검사와 통화했다는 내용은 통화 당사자나 압수수색 과정에 참여한 사람이 아니면 알기 어렵기 때문이죠. 오죽하면 주광덕 의원의 대정부질문이 있었던 26일부터 이튿날인 27일까지 ‘검찰자한당내통’이라는 검색어가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을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검찰은 외부에 통화사실을 유출한 적이 없다고 밝혔고, 주광덕 의원은 검찰 수사라인이 아니라 검사 정보통에게 받은 정보라고 해명했지만, 사람들의 의혹을 해소시키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한마디로 주광덕 의원의 대정부질문으로 인해, 검찰의 수사내용 유출이나 피의사실 공표 문제는 논의와 제도 개선의 필요성이 한층 커진 것이죠.

그러나 언론에서 검찰의 피의사실 유출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논의하는 보도는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신문은 조국 장관이 검사와 통화한 사실을 직권남용이라며 비판하는 보도들이 대다수였습니다. 조선일보 <사설-조국은 압수 수색 검사와 통화, 靑은 ‘조용히 수사하라’ 압박>(9월27일)에서는 “검사와 직접 통화하고 이런저런 주문을 했다면 직권남용이고 검찰청법 위반이다. 그런데도 조 장관은 ‘수사팀 누가 저로부터 지휘 받은 사람이 있는지 밝혀주면 감사하겠다’고 오히려 큰소리를 쳤다. 이 정권 사람들의 전형적인 모습이다”라고 노골적으로 비판했습니다. 

중앙일보 <조국 “장관입니다” 집 압수수색하던 검사에 전화>(9월27일, 임장혁·윤성민·김수민 기자)에서는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조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를 추진키로 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긴급 의총 뒤 ‘(조 장관의 통화는) 진무를 행하면서 헌법 또는 법률 위반에 해당해 명백한 탄핵 사유다. 우리 당은 직권남용에 대해 형사고발을 추진하고, 탄핵소추도 추진하겠다’고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반면, 민주당의 의견은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발언을 몇 줄 전하는 것에 그쳤습니다.

민주당의 ‘색출’ 강조하며 여당의 검찰 압박 강조

9월27일 방송사 저녁종합뉴스들은 통화 사실을 유출한 검찰을 비판하는 민주당 반응을 전하면서 민주당 의원들의 발언 중 ‘색출’이라는 표현을 강조했습니다. 이를 통해 여권 전체가 검찰을 압박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었습니다. 

특히 채널A <“야당에 직보… 범인 색출하라”>(9월27일, 이동은 기자)에서는 이런 문제가 잘 드러납니다. 동정민 앵커는 “여당은 이번 논란을 보는 시각이 전혀 다릅니다. 오히려 야당 주광덕 의원에게 해당 사실을 알려준 사람을 색출해내라고 검찰을 압박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동은 기자는 “(민주당은) 검찰이 (수사상황을 유출한) 범인을 밝히지 않으면 대통령과 국회가 밝힐 것이라며 엄포를 놨다”, “검찰수사에 대한 대통령과 국회의 통제권 행사가 필요하다며 검찰개혁을 강조했다”고 보도했는데요. 기사제목에서 보도내용까지 모두 여당이 검찰을 압박하고 있다는 내용이었지만, 정작 이번 수사에서 검찰의 수사내용이나 피의사실 유출을 문제 삼고 있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높다는 점은 전혀 보도되지 않았습니다.

▲ 지난 9월27일 ‘색출’ 강조하며 여당의 검찰 압박 지적한 채널A.
▲ 지난 9월27일 ‘색출’ 강조하며 여당의 검찰 압박 지적한 채널A.

 

다른 방송사들도 조 장관의 통화 사실을 두고 민주당은 ‘수사내용을 유출한 검사를 처벌해야 한다’, 한국당은 ‘조국 장관을 직권 남용 혐의로 고발했다’와 같이 보도하긴 했지만, 검찰의 수사내용 유출이나 피의사실 공표를 지적하는 보도는 없었습니다. 

그나마 KBS가 9월23일 <저널리즘 토크쇼 J> ‘검찰과 언론의 공생, 알 권리라는 핑계’에서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와 이를 맹목적으로 받아쓰는 언론을 다뤘는데요. 권영철 CBS 대기자는 “지금까지 피의사실 공표죄로 처벌받은 전례는 한 명도 없다. (기소조차 된 적이) 없다”며 피의사실공표죄의 사문화를 지적했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9년 9월26~27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종합뉴스7>(주말), 채널A <뉴스A>, MBN <종합뉴스>, YTN <뉴스나이트>, 2019년 9월 27일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서울경제, 한국경제(지면보도에 한함) 
※  문의 : 박진솔 활동가 (02) 392-0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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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2019-10-11 08:36:11
우병우가 윤대진한테 압력성 전화 무혐의...
왜? 전화는 받았지만 윤대진이 할 일 다 했으니 아니라고...
윤석엿도 11시간 압수수색 밥까지 쳐 먹고...니들도 할일 다했네

바람 2019-10-10 20:27:21
한겨레 <법무부 장관-자택 압색 검사 통화… 공사 구분 못한 ‘부적절 행위’ 지적>(9월27일, 신지민·임재우 기자) <<< 여러 번 팩트체크를 하고 기사를 써야 하는 거 아닌가. 누가 먼저 전화를 걸었는지, 상황은 어땠는지. 속보가 아닌 펙트체크를 정확하게 했다면, 이런 제목은 나올 수 없었다. 앞으로, 어느 언론사 누굴 믿어야 하나.

통화내역 2019-10-10 19:01:57
주광덕의 피의사실공표죄는 언제 처벌받을수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