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합병이 추진 중인 가운데 CJ헬로 노동자들이 간부파업을 결의하고 LG유플러스 앞을 찾았다.

10일 서울 용산구 LG유플러스 사옥 앞에서 간부파업과 함께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동찬 ‘통신재벌배불리기NO 지역성·다양성·공적책무 YES 방송통신공공성 강화와 나쁜 인수합병 반대 공동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은 “LG유플러스는 내로남불하지 말라. 똑같은 CJ헬로인데 LG가 하면 좋은 인수합병이고 SK가 하면 나쁜 인수합병인가”라고 지적했다.

▲ 김동찬 공동집행위원장이 10일 서울 용산구 사옥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준경 기자.
▲ 김동찬 공동집행위원장이 10일 서울 용산구 사옥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준경 기자.

김동찬 공동집행위원장은 “우리 단체 이름에 있는 ‘나쁜 인수합병’이라는 말을 만든 곳이 LG유플러스”라며 “그런데 본인들이 CJ인수에 나서면서 눈 가리고 귀 막고 입 꼭 다문 채 침묵한다.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2016년 SK텔레콤이 CJ헬로 인수합병을 추진할 때 LG유플러스와 KT는 일간지 1면 광고를 통해 ‘나쁜 인수합병’으로 규정하고 통신 인프라가 축소되고 가계통신비가 인상되고 콘텐츠 산업이 저해된다고 주장했다.

김동찬 공동집행위원장은 “좋은 인수를 해야 한다. 좋은 인수란 직고용 정규직화를 말한다. 현장에서 미디어 공공성을 보장해온 건 노동자”라고 강조했다.

▲ 2016년 3월 LG유플러스와 KT가 공동으로 낸 SK텔레콤의 CJ헬로 인수합병 반대 광고.
▲ 2016년 3월 LG유플러스와 KT가 공동으로 낸 SK텔레콤의 CJ헬로 인수합병 반대 광고.
▲   2016년 3월 LG유플러스와 KT가 공동으로 낸 SK텔레콤의 CJ헬로 인수합병 반대 광고.
▲ 2016년 3월 LG유플러스와 KT가 공동으로 낸 SK텔레콤의 CJ헬로 인수합병 반대 광고.

노조와 시민사회단체는 △가입자 빼가기, 상품 전환 강요하지 않겠다는 입장 명확히 밝힐 것, 케이블방송 품질 유지 개선, 케이블 방송 활성화 방안 및 투자계획 제출 등 ‘이용자 권리 보장’ △ 지역채널시설 소규모 지역 단위로 확대, 지역 콘텐츠 제작 위한 재원 출연, 재원 감시 위한 독립기구 설치 등 ‘지역성 강화’ △ 상시적 구조조정 중단 및 고용 질 개선, 지역청년 일자리 창출 등 직접고용을 요구했다.
 
이승환 CJ헬로 고객센터 지부장은 “LG든 SK든 태광(티브로드)이든 우리를 사람 취급하지 않는다. 우리가 생계를 위해 일하는 일터를 이리 팔았다 저리 팔았다 하며 자기들 잇속 채우는 데 급급하다”고 비판했다. 

황인섭 CJ헬로 고객센터노조 의정부 지회장은 “노조 정말 잘 가입했다. 이거 오늘 꼭 해야 한다고 강요하는 게 없어졌다. 점심시간도 보장된다. 목소리 내고 참여했더니 더 많은 걸 얻고 있다”며 “LG가 인수한다고 하니 더 큰 기업이라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LG는 우리를 노동자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게 뉴스에도 나왔다”고 지적했다.

▲  이승환 CJ헬로 고객센터 지부장이 10일 서울 용산구 사옥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준경 기자.
▲ 이승환 CJ헬로 고객센터 지부장이 10일 서울 용산구 사옥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준경 기자.

시민사회와 타사 노조의 연대 발언도 이어졌다. LG유플러스 정규직 노조인 민주유플러스 노조의 노상규 위원장은 “우리 노조는 데이콤 노조에서 시작한다. 초창기 민주노조의 길을 거부했다. 그러다 민주노조를 만들었지만 투쟁하지 않았다. 반성한다. 다시는 간판만 달고 있는 게 아니라 함께 투쟁하는 민주노조 만들겠다. 여러분들과 함께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장수정 가재울라듸오 대표는 “지역 케이블은 기업 혼자 만든 게 아니라 지역 이용자와 여기 계신 노동자들이 만들었는데 LG유플러스는 알지 못하는 거 같다”며 “저 역시 지역 사람으로서 노동자를 거리에 내모는 이들에게 화가난다. 지역성 보장하고, 노동자 노동 안정성 보장해야 한다”고 했다.

유료방송 업계는 통신사 주도로 케이블SO(종합유선방송사업자) 인수합병을 추진하면서 협력업체 소속인 설치·수리 등 업무를 하는 노동자들의 고용 안정 문제, 지역 채널을 운영해온 케이블의 지역성 훼손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유료방송은 셋톱박스를 통해 돈을 내고 지상파 이외의 채널도 시청할 수 있는 방송 플랫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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