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동과 광화문으로 양분된 조국 법무부장관 집회를 ‘국론분열이라 생각하지 않으며 서로 깊은 대립의 골에 빠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에 보수 야당이 책임회피와 유체이탈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청와대는 입장이 없다고 했고, 더불어민주당은 트집잡기에 편가르기라고 반박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8일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전날 문 대통령의 수석보좌관회의 모두발언을 “국론분열이 아니라는 말, 상식과 양심의 분열”이라며 “유체이탈식 화법”이라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국민이 소중한 시간과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되게 문재인 대통령께서 조국 파면을 결단하면 된다”고 했다.

같은당 황교안 대표도 이날 입장을 내 “대통령의 굴절된 상황 인식과 국민 무시에 실망과 개탄을 금할 길이 없다”며 국론분열이 아니라는 말은 “대통령의 인지부조화”라고 비난했다. 황 대표는 “민생을 회복하고, 정치를 복원하고, 국론을 통합하는 출발점은 바로 ‘조국 파면’”이라며 “조국 일가에 대한 엄격한 사법 처리야말로 ‘정의’와 ‘공정’을 다시 세우는 첫 걸음”이라고 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자유한국당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자유한국당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논평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부실한 상황인식이 절망스럽다”며 나라를 파탄 직전으로 만든 조 장관을 임명한 문 대통령이 바로 대립과 분열의 책임자라고 비난했다.

이밖에 조선일보도 이날 사설에서 “이 모든 심각한 사태를 만들고 키운 책임자가 먼 산을 보며 남 말 하듯 한다”며 “지금 이 나라에 대통령이 있느냐는 생각이 든다”고 썼다.

경향신문도 사설에서 “시민들은 혼란을 종식할 방안을 기대해왔다”며 “대통령의 언급이 해법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청와대는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후 미디어오늘과 만나 문 대통령 발언이 책임회피와 유체이탈이라는 자유한국당 등의 주장에 대한 견해를 묻자 “별도의 입장이 없다”고 답했다.

대신 더불어민주당에서만 일부 반론이 나왔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에서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의 비난을 두고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의 일은 그저 사사건건 트집 잡기와 편 가르기밖에 없는가”라며 “제1야당의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악의적인 왜곡 선동밖에 없는 것인가? 자괴감이 든다”고 반문했다.

이 대변인은 “오로지 당리당략에 매몰돼 국민의 목소리를 왜곡하고, 대통령에게 온갖 막말을 쏟아내고 있는 제1야당의 지도부의 모습”이라며 “그 대표들의 모습이야말로 ‘답이 없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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