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노동자들이 사측에 직종‧실적별 임금차별 개선안을 받아들이라고 촉구하며 공동투쟁을 선포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민주유플러스노조(구 LG데이콤노조)와 희망연대노조 LG유플러스한마음지부는 8일 서울 용산구 LG유플러스 본사 앞에서 2개 노조 공동투쟁 선언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매년 반복되는 회사의 생색내기식 임단협과 고통 분담이라는 진부한 논리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한다. 사업장 내 노동자 사이 격차와 차별을 줄이는 실질 대책을 내놓으라”고 촉구했다.

LG유플러스는 28개 수탁사(통신망 유지보수) 노동자 1776명을 전원 직접고용했다. 지난해 9월 고용노동부가 불법파견을 전수조사한 직후다. 이로써 LG유플러스 사무기술·영업·사무지원·전임·인터넷망 관리 직종이 LG유플러스 직속 정규직이 됐다.

그러나 이들은 ‘다 같은 정규직’이 아니다. 극심한 임금 차별이 여전하다. 두 노조에 따르면 사무기술직은 초임으로 4100만원가량을 받는 반면 나머지 직종은 모두 2600만원을 받는다. 한편 기본급 노사합의와 관련 없이 직원의 개별 업무평가에 따라 인상률을 적용하는 임금체계를 운영하면서 격차가 더 심해졌다. 실적 S와 A~D등급에 따라 0~5%로 나뉜다. 이에 노조는 문제 제기했고, 노사는 TF를 꾸려 현행 임금체계를 수정‧보완하기로 했다.

문제는 이를 논의를 진행하는 동안 임금인상을 어떻게 정할지다. 노조는 최근 임금‧단체협약 교섭에서 정액 인상안을 내놨다. 기존의 실적별 인상률이 아니라 모든 직원의 임금을 정액 인상해, 기존의 임금격차를 조금이라도 완화하자는 취지다. 반면 노조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노조안은 기존 정규직(사무기술)에 손해’라며 반대한다.

두 노조는 “LG유플러스는 교섭 도중 ‘기존 정규직 노동자의 임금 인상분을 빼앗아가겠다는 말이냐’ ‘이 정도 임금이면 망관리 노동자를 새로 고용할 수 있다’고 발언하는 등 노조의 차별개선 요구를 두고 노노갈등을 부추긴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민주유플러스노조(구 LG데이콤노조)와 희망연대노조 LG유플러스한마음지부는 8일 서울 용산구 LG유플러스 본사 앞에서 공동투쟁 선언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민주유플러스노조 제공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민주유플러스노조(구 LG데이콤노조)와 희망연대노조 LG유플러스한마음지부는 8일 서울 용산구 LG유플러스 본사 앞에서 공동투쟁 선언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민주유플러스노조 제공

이들은 LG유플러스가 한마음지부에 83% 유지율을 제시하며 필수유지업무 협정을 요구한 데에도 비판 목소리를 높았다. 노조는 “LG유플러스는 20년 간 무쟁의 사업장으로, 야간교대근무자만 필수유지한다는 조항이 남아 있음에도 사측이 쟁의행위 무력화 전략을 꺼내들었다”고 비판했다. 통신업종은 필수공익사업장으로, 2007년 신설된 필수유지업무제도는 노사가 따로 합의를 거쳐 필수유지율을 정하도록 한다.

이들은 “LG유플러스는 노동조합의 투쟁을 무력화하는 한편 노동자 간 갈등과 반목을 부추기며 사업장을 혼란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두 노조는 오늘 공동투쟁을 공식 선언한다”고 밝혔다.

노상규 민주유플러스노조위원장은 “LG유플러스는 임금격차를 줄이겠다는 최소한의 의지가 있다면 2개 노동조합의 공동요구인 ‘정액’ 임금인상과 성과주의 임금체계 개선안을 적극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