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방사능 안전, 청소년이 ‘팩트체크’해보니
후쿠시마 방사능 안전, 청소년이 ‘팩트체크’해보니
1회 청소년 팩트체크 대회 ‘체커톤’, 언론·논문·전문가 면담 통해 검증, 원전 이슈 관심 높아

“영어 논문을 찾던데요?”

참가자들을 지켜보던 심사위원단은 청소년들의 수준에 놀랐다. 지난 5일 서울 마포구 에스플랙스센터 로비에서 한국언론진흥재단과 tbs가 공동주최한 1회 ‘청소년 체커톤 대회’가 열렸다. 체커톤은 팩트체크와 마라톤의 합성어로 팩트체크 대회를 말한다. 개발자 대회인 ‘해커톤’을 팩트체크 분야에 응용했다.

참가자들은 ‘게임 중독은 질병일까’ ‘후쿠시마 방사능, 우리나라는 안전할까’ ‘지구온난화는 거짓일까’ 등 주제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검증했다. 3시간 동안 팩트체크할 세부 주제를 정하고 검증 결과를 공개하는 방식이다. 

▲ 서울 마포구 에스플랙스센터 로비 대회장 현장. 사진=금준경 기자.
▲ 서울 마포구 에스플랙스센터 로비 대회장 현장. 사진=금준경 기자.
▲ 대상을 받은 '진실이 이긴다'팀이 수상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금준경 기자.
▲ 대상을 받은 '진실이 이긴다'팀이 수상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금준경 기자.

대회에는 4인으로 구성된 29팀이 참가했다. 주최측은 팀으로 출전하게 해 ‘토론’을 유도했다. 인터넷 검색을 활용하되 현장에 도서관을 설치해 관련 기사와 책 등 문헌자료도 찾아볼 수 있게 했다. 대회장 한쪽에는 전문가들이 대기했다. 참가자들은 ‘찬스’를 얻어 전문가들에게 질문해 도움을 받았다. 

행사를 준비한 이성철 주감초 교사는 “일반인, 특히 청소년들도 팩트체크가 가능한지 확인해보는 자리”라며 “아이들이 궁금한 정보에 대해 언제든 물어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전문가 자문, 책 이용이 가능하게 하고 여러 사람과 토론을 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대상은 게임 중독이 질병인지 검증한 ‘진실이 이긴다’팀(최정우, 유수진, 김예은, 김도연)이 차지했다. 

이들은 기존 게임중독 진단 척도인 ‘IGUESS’(Internet Gaming Use-Elicited Symptom Screen)가 타당한지 살폈다. 그 결과 기준이 광범위하고 모호한 점과 ‘인터넷 중독’과 ‘게임 중독’을 구분하지 않았다는 강양구 뉴스톱 팩트체커의 전문가 조언을 전하며 ‘대체로 사실이 아니다’라고 판정했다.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는 게 맞는지 판정한 결과도 ‘대체로 사실 아니다’였다. 최정우씨는 “WHO에서는 게임사용장애라고 칭하지만 한국은 아직 단정하지는 않았다. (부처별) 대립도 있어 아직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 전문가 면담 찬스를 활용하는 참가자들. 사진=금준경 기자.
▲ 전문가 면담 찬스를 활용하는 참가자들. 사진=금준경 기자.
▲ 발표 자료를 만드는 참가자들. 사진=금준경 기자.
▲ 발표 자료를 만드는 참가자들. 사진=금준경 기자.

우수상을 받은 팀 가운데 하나인 ‘폴라리스’팀은 후쿠시마 방사능 문제를 팩트체크했다.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가 바다로 흘러들었을까’를 ‘사실’로 판정했고 ‘일본 방사능의 오염 수치는 정확한 측정 결과일까’라는 문항엔 ‘대체로 사실이 아니다’라고 판정했다. 다수 팀들은 방사능이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끼친다고 보면서도 인터넷을 통해 돌아다니는 후쿠시마 인근 돌연변이 동식물 논란은 원전과 직접적인 관련이 입증되지는 않았다고 판정했다.

이날 참가팀 가운데 절반 가량이 후쿠시마 원전을 주제로 팩트체크했다. 이성철 교사는 “광우병 사태 때도 청소년들의 참여가 활발했는데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한다. 먹거리나 아이들이 좋아하는 물건 중에 일본산 제품이 많아 아이들이 느끼는 불안감이 컸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 조언을 위해 참여한 이현석 에너지정의행동 전 대표는 “주로 기후변화나 후쿠시마 방사능 관련 질문을 했는데 피폭을 당하게 되면 어떤 질병에 걸리느냐 등 구체적 질문해준 이들이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강양구 팩트체커는 페이스북에 올린 후기를 통해 ‘후쿠시마 원전’ 위험성을 팩트체크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핵발전소 문제를 물어본 학생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그는 “선택지가 정해진 상태에서 사실 여부만 따지는 것이 아니라 맥락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고, 더 나아가 우리의 맥락으로 가지고 들어와서 질문을 던지는 모습이 기특했다”고 했다.

오수정 언론재단 미디어교육팀장은 “첫 시도라 우려가 많았다”면서도 “진지하게 전문가의 의견을 구하고 책을 찾고 검색하고 토론하며 팩트체크를 하는 과정은 자발적 교육의 현장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한 참가자가 '미디어에 바란다' 코너에 남긴 글귀. 사진=금준경 기자.
▲ 한 참가자가 '미디어에 바란다' 코너에 남긴 글귀. 사진=금준경 기자.

이날 대회장에는 ‘미디어에 바란다’ 코너도 마련됐다. 한 참가자는 “중학교 1학년들도 충분히 팩트체크 할 수 있을 만큼 오류가 많이 발견된 거 같습니다. 제발 기사 조회수만 신경 쓰고 먼저 보도하려고 하지 마시고 진실만을 알려주시면 좋겠습니다”라고 했다. 다른 참가자는 “추측만으로 정보를 전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글을 남겼다. 

또 다른 참가자는 “청소년들도 쉽게 현재 정치상황을 알 수 있는 뉴스 코너를 만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라며 건의했다. 이성철 교사 역시 “자료들이 대부분 성인들을 위한 내용이라 학생들이 이해하기 어려웠다. 학생들도 팩트체크 기사나 정보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언론이 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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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 2019-10-10 14:41:05
바람직한 토론 및 토의 문화와 정보를 스스로 찾아갈 수 있는 능력을 길러줄 수 있는 좋은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바람 2019-10-10 12:23:16
그대들이 대한민국의 미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