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집회에서 헌금을 걷고 총알받이가 되자 언급해 물의를 빚은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장(사랑제일교회 목사)에 고발이 잇따르고 있다. 또한 전 목사의 신도들이 용처를 묻지 않고 자신이 쓰는데 동의했다는 이른바 ‘애국헌금’ 모금도 논란이다.

보수성향 반일단체로 알려진 오천도 ‘애국국민운동대연합’ 대표는 7일 전광훈 목사와 이재오 전 자유한국당 의원을 상대로 내란선동 및 집회시위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구로경찰서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오천도 대표는 “지난 3일 광화문 집회에서 청와대 돌격 순교를 운운하고 폭력집회를 유도하고 탈북민을 앞세워 ‘적기가’를 부르도록 만들었다”며 고발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4일 더불어민주당도 전광훈 목사를 내란선동 및 공동 폭행 교사혐의로 고발했다.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개인자격으로 같은날 국감을 하다가 전 목사 등을 고발장을 경찰청장에게 전달했다. 전 목사 등은 “저와 함께 청와대에 들어가서 경호원들의 실탄을 맞고 순교하실 분들, 목숨을 내놓으실 분들은 모여달라”는 내용의 의견광고를 냈다. 실제로 당일 순국결사대라 쓰인 머리띠를 두른 폭력시위대 수백명이 청와대로 돌격하려다 경찰과 충돌을 빚고 연행되기도 했다.

전 목사는 이를 두고 7일자 조선일보 ‘최보식이 만난 사람’ 인터뷰 ‘“현 정권 세력은 제정신 아니다… 우리는 재앙을 막아야 한다”’에서 “지금껏 80차례 고발당했는데 작년에 공직선거법 위반을 빼면 다 무혐의”라며 끄떡없다고 강조했다.

전 목사는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이상한’ 헌금 모급을 언급하기도 했다. ‘교회 신도의 헌금이 얼마나 되기에 대규모 집회 경비를 감당할 수 있느냐’는 최보식 기자의 질의에 전 목사는 “우리 교회에는 십일조 헌금만 있는 게 아니라 ‘애국 헌금’이 따로 있다”며 교회 신도 5000명이 내는 돈과 자신이 이끄는 ‘청교도영성훈련원’이라는 목회자 모임에서 돈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신도들이 그 돈을 집회에 쓰는데 용인했느냐고 묻자 전 목사는 “신도 개개인을 만나 정관 개정에 동의를 받았다”며 “지금은 ‘내 헌금은 전광훈 목사에게 위임한다. 어떤 용도로 쓰든 묻지 않고 결과를 보고받지 않는다’는 식으로 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최보식 기자는 “헌금을 목사님 마음대로 쓸 수 있다는 것인데, 교회에서는 ‘1인 독재’이군요”라고 지적했다.

전 목사는 “독재든 뭐든, 정관을 그렇게 고쳐놓았다”며 “우리 사회를 위해서도 헌금을 쓰겠다는데 그게 마음에 안 들면 우리 교회에 안 나오면 된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광화문 집회에서 가장 기쁜 시간이라며 헌금통으로 모금한 것에 비판이 쏟아진 것을 두고 전 목사는 “이런 집회를 한번 하려면 20억~40억원이 든다”며 “그날 헌금으로 들어온 돈은 1억7000만원인데, 행사 진행비의 10분의 1도 안 됐다”고 주장했다.

▲전광훈 목사(한국기독교총연합회장)가 지난 3일 광화문 집회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에 욕설을 퍼붓는 등 막말을 하고 있다. 사진=CBS크리스천노컷뉴스 유튜브 영상 갈무리
▲전광훈 목사(한국기독교총연합회장)가 지난 3일 광화문 집회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에 욕설을 퍼붓는 등 막말을 하고 있다. 사진=CBS크리스천노컷뉴스 유튜브 영상 갈무리

 

전 목사 등을 고발한 오천도 ‘애국국민운동대연합’ 대표는 7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전 목사가 끄떡없다고 하지만 이번엔 내란죄 증거가 있고, 각목으로 폭행한 사람들, 적기가 노래가 나온 것 등이 있으니 처벌받야 한다”며 “이게 문제가 안되면 이석기야말로 석방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오 대표는 “2013년 이석기 사건 때 앞장서서 내가 구속하라고 한 사람인데, 이번 건은 훨씬 더 심각하다”고 말했다.

‘애국헌금’을 모금해 집회자금을 충당하고 현장에서도 헌금을 거둔 문제를 두고 오 대표는 “나도 기독교인인데, 교회에서 헌금이 들어오면 목사가 함부로 다룰 수 없다”며 “목회활동이 아니라 정치활동을 하려면 목사라는 간판을 내리고 나와서 해야지 종교를 팔아 정치를 해서 되겠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용서할 수 없는 행위”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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