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7일 오후 SBS와 대주주 윤석민 태영건설 회장이 연관돼 있는 SK그룹의 일감몰아주기 행태 위법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이 같이 밝혔다.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SK그룹이 최태원 회장의 5촌이자 재벌 3세인 최영근씨 등 최씨 3남매가 대주주였던 용역회사 ‘후니드’에 일감을 몰아줬다고 지적하며 공정위 차원의 조치와 처벌을 요구했다.  

조 위원장은 후니드와 SK 일감 몰아주기 실태에 관해 “간략하게 보고 받은 적 있다”고 밝힌 뒤 “위법 행위인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위탁급식 등 인력 서비스가 주업이었던 후니드는 2004년 12월 자본금 10억원으로 설립됐다. 대주주는 설립 당시 지분 30%를 갖고 있던 최영근씨 등 최씨 3남매였다. 설립 당시 17세에서 20대 초반이던 최씨 남매 대주주들이 70%가 넘는 지분을 보유했다. 후니드는 SK그룹 계열사 일감으로 크게 성장했다.

언론계가 후니드를 주목하는 이유는 윤 회장에 있다. 전국언론노조 SBS본부 등은 후니드가 2013년 윤 회장 개인 회사였던 ‘태영매니지먼트’를 흡수 합병하고 태영과 SBS의 용역 일감을 싹쓸이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후니드는 SBS와 SBS 계열사 등에 시설, 경비, 미화, 운전, 방송제작 인력을 제공하고 있다.  

일감 몰아주기로 윤 회장이 배당금 거액을 챙기고 그가 보유한 후니드 지분 가치도 크게 상승하는 등 SBS가 지배 주주인 윤 회장 배만 불렸다는 것이 노조 주장이다. 이에 더해 노조는 2018년 후니드 최대 주주가 변경되는 과정에 감시의 눈을 피하기 위한 윤 회장의 ‘위장 지분 분산’ 의혹도 제기했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7일 오후 국회 국정감사에서 SBS와 대주주 윤석민 태영건설 회장이 연관돼 있는 SK그룹의 일감몰아주기 행태 위법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학영 민주당 의원은 SK그룹이 최태원 회장의 5촌이자 재벌 3세인 최영근씨 등 최씨 3남매가 대주주였던 용역회사 ‘후니드’에 일감을 몰아줬다고 지적하며 공정위 차원의 조치와 처벌을 요구했다. 사진=국회방송 화면 갈무리.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7일 오후 국회 국정감사에서 SBS와 대주주 윤석민 태영건설 회장이 연관돼 있는 SK그룹의 일감몰아주기 행태 위법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학영 민주당 의원은 SK그룹이 최태원 회장의 5촌이자 재벌 3세인 최영근씨 등 최씨 3남매가 대주주였던 용역회사 ‘후니드’에 일감을 몰아줬다고 지적하며 공정위 차원의 조치와 처벌을 요구했다. 사진=국회방송 화면 갈무리.

이학영 의원도 이날 공정위 국정감사에서 “후니드는 SBS와 SK 일감을 독식해 성장했다. 총수 일가 사익 편취에 대한 규제가 시행된 건 2014년 2월부터다. 한해 전 윤 회장 개인 회사와 후니드의 합병은 규제 회피라는 양사 이해가 맞아떨어져 이뤄진 것 아닌지 의심이 간다”고 말했다.

그는 “합병 이후 후니드의 최근 5년 매출을 보면 2013년 918억원에서 2018년 2000억원으로 두 배 이상 급속히 성장했다. 영업이익도 54억원에서 108억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며 “규모만 보면 중소업체인 후니드가 SK그룹과 SBS·태영그룹의 일감 몰아주기를 독식하지 않고선 이 정도 수치를 기록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SK그룹 3세 3남매와 윤 회장은 페이퍼컴퍼니 설립 등을 통해 명목상 후니드 지분율을 낮춰왔다고 본다. 종합해보면 명목상 계열 분리를 통한 후니드의 부당 내부 거래 규제 회피, 일감 몰아주기로 급격한 성장, 합병과 지분율 조정을 통한 사익 편취 규제 회피 등은 현재 공정거래법 허점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현행법으로 처벌할 수 있는 부분은 처벌하고, 제도 보완과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며 “조 위원장이 이를 철저히 검토하고, 검찰 고발 등 공정위 조치를 취해야 한다. 계획을 수립해 종합국감 때 보고해달라”고 말했다. 

SBS는 지난 5월 노조의 의혹 제기에 “적정 조건으로 후니드와 용역 계약을 체결해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으며 특혜를 준 사실이 없다. 후니드 매출에서 SBS가 차지하는 비중은 5% 정도에 불과하다. 주주인 윤석민 회장은 정부 정책에 맞춰 후니드 지분 대부분을 매각해 현재 4.9%만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