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가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치과병원 내 ‘국대떡볶이’ 매장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의 압박으로 계약 해지를 통보받았다고 보도하자 병원과 노조 측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병원과 노조는 감염관리 등 차원에서 우려를 제기했고, 현재 계약 해지는 이뤄지지 않았다.

조선일보는 7일 12면에 ‘민노총 압박에…국대떡볶이, 서울대병원 매장서 퇴출’이란 제목으로 기사를 내고 “문재인 대통령과 조국 법무장관을 대표이사가 공개 비판한 외식 프랜차이즈 ‘국대떡볶이’의 매장 가운데 한 곳이 폐점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6일 확인됐다”고 밝혔다.

조선일보는 “업체 측은 폐점 배경에 민노총 압박이 있었다고 밝혔다”며 “김상현 (국대떡볶이) 대표이사가 문재인 대통령 등을 비판한 사실이 알려진 이후 감사실과 관리처, 시설팀 등에는 ‘국대떡볶이 폐점’을 요구하는 내부 민원이 수십 차례 쏟아졌다”고 했다. 조선은 “(계약 해지 과정에서) ‘금속노조·병원노조가 우리나라 대표적인 강성들인데 잘못 건드렸다’는 말들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며 “김상현 대표는 ‘정치적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로 부당하게 영업을 방해받았고 결국 쫓겨난 셈’이라고 했다”고도 썼다.

▲7일 조선일보 12면 ‘민노총 압박에…국대떡볶이, 서울대병원 매장서 퇴출’
▲7일 조선일보 12면 ‘민노총 압박에…국대떡볶이, 서울대병원 매장서 퇴출’

실상 노조 측은 병동 내 감염 관리와 직원 건강 문제를 이유로 입점·배달 중단을 요구했다. 병원도 감염병 문제와 전대 금지조항 위반을 지적하며 운영위탁업체에 우려를 전했다.

병원측과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 서울대치과병원노동조합, 공공운수노조 서울대병원노동조합의 설명을 종합하면, 병동 의료진과 노조는 국대떡볶이가 입점한 9월 중순부터 직원건강이 우려되고 배달서비스 탓에 병원 감염관리가 어려워질 수 있다며 문제 제기했다. 서울대치과병원은 JJ케이터링에 이 같은 입장을 전달했다.

두 노조는 “병원 측에서 감염 우려로 스크린도어까지 설치한 적이 있었기에, 배달서비스를 한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서울대병원노조 김태엽 분회장은 “정치적 상황과 관계없이 JJ케이터링이 국대떡볶이와 제휴해 배달서비스를 하는 것에 대해 병원 측에 배달서비스가 맞는지 의문을 제기했고, 서울대병원장이 배달은 아니라고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또 서울대치과병원에 따르면 JJ케이터링과 국대떡볶이 사이 계약서에 ‘직원식당은 재임대 행위를 금지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사실이 뒤늦게 발견됐다. 양측은 최근 이를 놓고 내부 논의에 들어갔고, JJ케이터링은 서울대치과병원에 ‘계약 해지 통보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김상현 국대떡볶이 대표이사. 김 대표 페이스북
▲김상현 국대떡볶이 대표이사. 김 대표 페이스북

서울대치과병원노동조합 김장석 지부장은 “국대떡볶이 대표이사가 문재인 정부에 대해 발언한 사실도 알지 못했다”며 “(계약 해지를 비판하는 이들에게) 병원의 감염 문제를 생각해봤는지, 병원 환자들을 대상으로 배달을 하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대치과병원 홍보 관계자는 “국대떡볶이와 JJ케이터링은 계약 단서조항을 검토 중이고 병원은 감염 우려를 전달한 것인데 이와 관계없는 내용의 기사가 나와 당황스러운 상황”이라며 “조선일보 측에 수정을 요구할지는 아직 내부 논의 중이다”라고 말했다.

김상현 대표는 지난달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은 북조선 편”, 20일엔 “코링크의 진짜 주인은 누구일까요? 조국과 꼬리 자르기? 조국이 잡히면 문재인도 잡힌다” 등의 발언을 올려 논란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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