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출범한 재단법인 통일과나눔이 지난달 27일 대림코퍼레이션 지분 32.6%(343만7348주) 전량을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에 매각했다. 인수 금액은 1200억원이다. 재단은 이번 주식 매각으로 증여세 부담을 덜게 됐다.

통일과나눔은 ‘한반도 평화 통일을 준비하는 민간단체’로 2015년 5월 출범했다. 조선일보가 전사적으로 주도해 재단 모금 프로그램 ‘통일나눔펀드’를 모았다. 

당시 국민 170만명 이상이 기부에 참여하는 등 화제였지만 공공기관과 지자체가 반강제로 펀드에 가입한 사실이 알려지며 ‘관제 펀드’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 가운데 이준용 대림 명예회장은 2016년 10월 대림코퍼레이션 주식 343만7348주를 재단에 기부했다. 당시 현금 가치는 2868억1231만원으로 전체 펀드 95% 이상이었다. 

▲ 안병훈 통일과나눔 이사장이 지난 2015년 6월 조선일보 사보 인터뷰에서 “우리는 기금을 모아 북한이 개방이라는 세계적 흐름에 합류하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조선일보 사보.
▲ 안병훈 통일과나눔 이사장이 지난 2015년 6월 조선일보 사보 인터뷰에서 “우리는 기금을 모아 북한이 개방이라는 세계적 흐름에 합류하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조선일보 사보.

문제는 증여세였다. 현행법에 따라 국내법인 주식을 출연 받은 재단은 10%P를 초과하는 지분의 가액을 증여세 과세가액에 산입하게 되는데 3년 내 이를 매각하면 세금을 면제받는다. 

재단으로선 대림코퍼레이션 주식 보유로 배당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1500억원으로 추산되는 증여세는 부담이었다. 

재단 측은 “KCGI가 공개 입찰에서 가장 높은 인수가액을 써내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며 “27일 인수금액 전액을 한번에 납부했다”고 밝혔다. 

이번 지분 인수로 KCGI는 대림그룹 지주사 격인 대림코퍼레이션 2대 주주가 됐다. 1대 주주는 52.3% 지분의 이해욱 대림산업 회장이다.

조선일보 대표이사 부사장을 지낸 안병훈 재단 이사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오랜 연이 있는 친박계 원로다.

안 이사장은 2015년 6월 조선일보 사보 인터뷰에서 “우리는 기금을 모아 북한이 개방이라는 세계적 흐름에 합류하도록 돕고 싶다. 북에 무조건 퍼주자는 것이 아니다. 지원을 하되 북한이 어떻게 해서든 세계적 흐름인 시장경제로 나올 수 있게 유도하는 ‘잘 주기’를 하자는 것”이라며 재단 설립 목적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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