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김포 한강신도시와 서울 김포공항을 잇는 김포경전철이 두 차례 연기 끝에 28일 개통했다. 하지만 준비 과정에서 인원 부족과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안전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히 팽배한 분위기다. 

김포시(시장 정하영)는 김포경전철(김포도시철도 골드라인)이 28일 오전 5시30분 구래역과 김포공항역에서 처음 출발했다고 알렸다. 김포경전철은 2009년 7월 국토교통부의 도시철도건설 기본계획 승인 뒤 2014년 3월 착공해 2018년 11월 공사를 마치고 지난해 11월 개통을 예정했으나 안전성 검증 등의 이유로 지난 7월과 9월로 두 차례 개통을 연기했다. 

김포경전철의 주무관청은 김포시이며 실제 운영은 서울교통공사 자회사인 김포골드라인운영이 맡는데 김포골드라인운영의 노동조건이 열악해 시민들의 안전에도 문제가 있을 거란 우려가 계속 제기됐다. 민주노총 공공운수 김포도시철도지부(지부장 이재선)는 지난 5~6월 이를 문제 삼아 파업 직전까지 갔다가 김포골드라인경영진·김포시와 처우개선과 인력확충 등에 노사정 합의하면서 혼란이 수면 아래로 숨어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김포시가 보도자료로 개통소식을 알리자 “하루 승객 8만9000명이 이용할 것으로 보여 김포지역 대중교통 수요의 10%를 담당한다”는 희망찬 보도들이 나왔지만 언론이 다루지 않은 현장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 28일 개통한 김포경전철, 김포도시철도 골드라인 사진=김포시
▲ 28일 개통한 김포경전철, 김포도시철도 골드라인 사진=김포시

이재선 김포도시철도지부장은 지난 28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오늘(28일) 새벽 개통식 자리에서 직원들을 사지로 내모는 것 같아 눈물 날 뻔했다”며 “1인역사(역 마다 고객안전원 1명 배치)인데 대체 근무자가 없어서 누가 연차를 쓰면 새벽 1시 넘어 퇴근했다가 그날 새벽 5시에 다시 출근하는 등의 사태가 발생해 (회사에) 항의했다”고 말했다. 

역마다 배치하는 고객안전원을 전체 10개역에 1명씩 배치하면 30명이다. 고객안전원은 총 32명으로 사실상 여유인력이 없다. 고객안전원 뿐 아니라 다른 부문도 여유인력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개통을 했으니 365일 내내 경전철을 멈출 수도 없는 상황이다. 

각 역에 1명밖에 없으니 식사시간에는 역이 텅 비게 된다. 사측에서는 식사시간을 30분으로 하자거나 점심을 배달시켜 먹어야 한다고 지시했다. 직원들이 반발하자 식사시간을 역 마다 다르게 해 식사시간 동안 모든 역을 ‘무인(無人)역’으로 만드는 일을 막기로 했다고 이 지부장은 전했다. 

적정인력을 알아보는 연구용역도 시의회가 예산을 통과했지만 아직 연구는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김포경전철은 연간 운영비를 2016년 공개한 연구용역 결과보다 적게 잡았고 부족한 예산으로 최근 계속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에 사실상 인력을 확충하기 위한 연구다. 또 이 사업을 서울교통공사 자회사로 민간 위탁하는 게 적절한지 등 근본적인 문제도 짚어봐야 한다. 

▲ 28일 개통한 김포경전철. 김포시는 김포경전철로 김포 한강신도시에서 김포공항역까지 30분대에 갈 수 있다며 홍보하고 있다. 자료=김포시
▲ 28일 개통한 김포경전철. 김포시는 김포경전철로 김포 한강신도시에서 김포공항역까지 30분대에 갈 수 있다며 홍보하고 있다. 자료=김포시

지난 6월 노사정이 합의했던 상여금이 아직 나오지 않고 있고, 일부 직원들은 생계유지가 안 돼 대리운전·발렛파킹 등의 일을 추가로 하고 있다. 

젊은 직원들은 코레일이나 서울교통공사를 준비해 떠날 날만 기다리고 있다. 현재 서울교통공사 채용이 진행 중인데 노조 조사결과 김포경전철 정직원 158명 중 58명(37%)가 NCS(공사 1차전형)에 응시했다. 김포경전철 개통 직전인 지난 26일 서울교통공사 면접전형이 끝났는데 내달 최종합격자를 발표하면 또 인력 공백이 생길 예정이다. 앞으로 채용 일정이 있을 때마다 대량으로 휴가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노조는 당장 인력을 확충하고 인력이탈을 막기 위해 처우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재선 지부장은 “회사는 사람이 나가야 뽑는다는 입장인데 (서울교통공사 합격자 발표나면) 그때 새로 뽑고 교육까지 시키면 연말에나 투입이 가능하다”며 “지금도 여유인력이 거의 없어 인력충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포시에 따르면 정하영 김포시장은 “첫째도 둘째도 안전”이라며 “개통 초기 운행 안정화에 최선을 다한 뒤 운행수지 개선과 시너지 효과가 곳곳으로 퍼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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