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 측인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가 예상 10만명을 10배 이상 넘은 인원이 28일 서울 서초동 검찰청 앞에 촛불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를 전한 방송보도는 ‘대규모 집회 인원’에 주목한 보도와 조국 법무부장관 반대를 외치는 ‘맞불집회’를 강조한 보도로 나뉘었다. 

이날로 서초동 검찰청 앞 촛불집회는 일곱번째다. 검찰이 지난 23일 조국 법무부장관 자택을 압수수색했고, 지난 26일 야당 국회의원이 조 장관과 압수수색 수사팀장이 통화한 사실을 공개했다. 다음날인 지난 27일 문재인 대통령이 “절제된 검찰권 행사가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내놓는 일련의 사태가 지난주에 벌어졌다. 검찰이 조 장관 일가를 수사하며 도를 넘었다고 판단한 시민들이 이번 주말 집회에 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

KBS·MBC·JTBC 등은 예상보다 많은 대규모 인원이 서초동에 모인 사실에 주목했다.

▲ 28일자 MBC 뉴스데스크 보도화면 갈무리
▲ 28일자 MBC 뉴스데스크 보도화면 갈무리

KBS는 28일 ‘뉴스9’에서 첫 번째 리포트 “‘검찰 개혁’ 대규모 집회”, 두 번째 리포트 “예상 뛰어넘은 인파…‘검찰 개혁’ 매주 집회”에서 “오늘(28일) 서초동 검찰청사 앞에는 국정농단 촛불 집회 이후 최대 규모의 시민들이 운집했다”, “조국 장관을 지지하고 검찰 개혁을 촉구하는 시민 집회는 오후 2시 사전집회를 시작으로 7시간째 계속되고 있다”, “주최 측은 1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모였다고 주장했다” 등의 소식을 전했다.  

KBS는 리포트 끝부분에서 “한편 대검찰청 정문 인근에서 주최 측 추산 2000여명이 모여 조국 장관 사퇴를 촉구하는 맞불 집회를 열었다”고 짧게 덧붙였다. 이후 세 번째 리포트 “한국당, ‘조국 파면’ 총공세…민주 ‘민생 외면’”에서 자유한국당의 장외집회 소식과 더불어민주당의 비판을 전했다. 

MBC ‘뉴스데스크’는 첫 번째 리포트 ‘“공수처 설치·특수부 폐지…검찰개혁 이뤄내야”’에서 촛불집회 참가자들의 주장을 기사 제목으로 뽑았고 두 번째 리포트 “촛불집회…주최측 추산 1백만 명 모여”에서 예상 밖 대규모 인원이 모인 것을 강조했다. MBC 역시 세 번째 리포트에서 한국당의 장외집회 소식을 전했다. 

JTBC ‘뉴스룸’ 역시 첫 번째 리포트 ‘서초동 대규모 촛불집회…참가자들 “검찰 개혁” 촉구’와 두 번째 리포트 “전국 각지서 서초동으로…참가자들 모두 못태운 버스”에서 대규모 인원이 모은 사실을 강조했다. 세 번째 리포트 “민주당 의원들, 서초동 집회로…한국당 지도부 장외투쟁”에서도  한국당의 장외투쟁 소식을 다루면서도 여당의원들이 촛불집회에 참여한 소식에 무게를 뒀다. 

SBS ‘8뉴스’는 이날 “‘검찰 개혁’ 검찰청사 앞 대규모 촛불…반대 집회도”와 “인파 늘면서 행진은 취소…‘서초동 촛불집회’ 열기 고조” 등 두 리포트에서 검찰청 앞 촛불집회 소식을 자세히 전했고, 조국 장관 반대집회 소식을 짧게 덧붙였다.

▲ 28일 MBN '종합뉴스'가 촛불집회 소식을 앵커가 단신으로 다뤘다. 다음날인 29일 오전 기자의 리포트가 있었다.  사진=28일자 MBN 보도화면 갈무리
▲ 28일 MBN '종합뉴스'가 촛불집회 소식을 전했다. 다음날인 29일 오전 기자의 리포트가 있었다. 사진=28일자 MBN 보도화면 갈무리

MBN은 28일 ‘MBN 종합뉴스’ 첫 리포트에서 울산항 부두에 정박 중이던 대형 운반선에 불이 난 소식을 전했다. 이 소식과 화성연쇄살인사건, 정경심 교수의 검찰 수사 소식 등을 전한 뒤 한국당의 장외투쟁 소식을 전했다. MBN에 따르면 이날 뉴스 중간에 생중계로 집회 소식을 전했지만 해당 리포트는 현재 삭제한 상태다. 다음날인 29일 오전에 MBN은 ‘“검찰 개혁” 대규모 촛불집회…주최 측 “150만 명 모여”’란 리포트를 전했다.

이에 MBN 사건팀 기자는 29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집회 현장에서 중계 연결상황이 좋지 않아 첫 소식을 울산항 화재 소식으로 대체했고 뉴스 중간에 촛불집회 소식을 리포트했다”며 “주최 측에게 ‘(기존 예상인) 10만명을 넘은 것으로 추산한다’는 말을 듣고 리포트했는데 나중에 확인해보니 150만명이 참여했다고 하니 축소보도한 꼴이 돼 리포트를 인터넷에서 모두 내린 뒤 오늘(29일) 아침에 다시 제대로 리포트를 했다”고 말했다.

각각 주최 측 추산으로 150만 명과 2000명인 검찰개혁 촛불집회와 조 장관 사퇴집회를 병렬로 놓고 ‘맞불집회’를 제목으로 뽑은 방송사도 있었다. 

▲ TV조선 28일 '뉴스7' 보도화면 갈무리
▲ TV조선 28일 '뉴스7' 보도화면 갈무리

TV조선은 ‘뉴스7’에서 관련 소식 리포트 제목을 ““검찰 개혁”vs“조국 사퇴”…서울중앙지검 앞 ‘맞불집회’”로 정했다. 

TV조선은 “중앙지검 앞에선 오후 6시부터 조 장관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도로를 가득 메운 상태”라며 “지지자들이 검찰 수사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고 촛불집회 소식을 전한 뒤 “앞서 한 시간 전인 오후 5시부턴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조 장관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도 열렸다”며 “오늘 낮 서울 도심에서도 조 장관 사퇴를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와 행진이 이어졌고, 서명운동이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채널A도 ‘뉴스A’에서 리포트 제목을 ““검찰 개혁”vs“조국 사퇴”…맞불 집회에 ‘긴장감’”으로 정했다. 채널A는 “집회 참가자들은 버스까지 대절해 지방에서 올라왔다. 조 장관 지지자들이 총 결집을 한 모습”이라며 “여권 인사들도 모습을 드러냈다”고 전한 뒤 “맞은편에선 조 장관 사퇴를 촉구하는 맞불집회가 열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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