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등쳐 지원금 빼돌린 정의당 간부”? 내막 살펴보니
“장애인 등쳐 지원금 빼돌린 정의당 간부”? 내막 살펴보니
“장애인에 잔반 줘” “장애인 등쳐” “정의당 두 얼굴” 맥락 취재 없는 자극적 보도, 한울야학 운영진 속앓이

최근 대전시에서 논란이 된 한 장애인 교육단체 지원금 전용 사태 배경엔 학생 교통비조차 부담하기 어려웠던 재정 상황이 있었다. 해당 단체는 논란 직후 잘못을 인정하고 거래 내역부터 세부 상황 등을 투명히 공개한 뒤 외부 전문가가 참가한 진상조사위를 꾸려 자체 조사를 진행 중이다. 운영진들은 법적·도덕적 책임은 달게 진단 입장이지만 “장애인을 등쳤다”거나 “잔반 먹이고 보조금을 가로챘다”는 자극적 보도엔 속앓이를 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26일 “불량급식 비난집회 열던 정의당 간부의 두 얼굴” 제목의 기사로, 27일엔 “이번엔 장애인 등친 정의당 간부들, '정의' 수난 시대” 제목의 사설로 사건을 보도했다. 중앙일보도 26일 “잔반으로 장애인 급식 먹이고 보조금 가로챈 정의당 간부” 제목으로 조선을 인용보도했다.

기사는 사건을 “정의당 대전시당 간부들이 장애인 야학을 직접 운영하면서 인근 학교의 남은 밥과 반찬을 구해 급식으로 주고 정부 보조금을 빼돌렸다”며 “빼돌린 급식비는 233만원, 강사비는 400만원”이라 조명했다. 장애인에겐 ‘잔반’을 주면서 운영진은 돈을 편취했다는 식으로 대조하며 진보 진영 활동가들의 부도덕성을 강조했다.

이들 기사는 23일 전인 지난 5일 공표된 단체 해명을 반영하지 않았다. ‘대전장애인배움터 한울야학’의 진아무개 대표는 4일 지역지에 사건이 보도되자 5일 사퇴하며 사과·설명글을 올렸다. 문제가 된 전용 액수와 그 과정을 설명했고 전용금이 모두 단체 운영에 쓰인 거래 내역 등 자료도 언론사 등에 공개했다.

‘잔반 찌꺼기’는 푸드뱅크와 연계한 급식

26일 조선일보 14면
26일 조선일보 14면
▲27일 조선일보 사설
▲27일 조선일보 사설

기사엔 ‘잔반 찌꺼기’처럼 부정적으로 전달됐으나 잔반은 ‘푸드뱅크’ 계약을 통해 인근 고등학교에서 지원받는 급식이었다. 푸드뱅크는 식품을 기부받아 이를 필요로 하는 복지소외계층에 전달하는 보건복지부 사업이다. 의무 급식을 하는 학교들은 대표적인 푸드뱅크 기부자다. 한울야학은 2017년부터 푸드뱅크로 급식을 해왔고 이마저 부족해 최근엔 봉사단체 급식 후원을 함께 받았다.

문제는 한울야학이 지원받는 사업비에 급식비가 책정돼있음에도 푸드뱅크를 유지하며 급식비를 전용한 점이다. 교육부와 국립특수교육원에서 지원하는 시도별 장애인평생교육기관 시범운영 사업으로 올해 7~11월 간 총 6000만원이 책정됐고 급식비가 포함됐다. 예산은 연구수행기관 중부대학교 산학협력단이 관리했다.

운영진은 급식비 전용을 시인하고 사용처를 밝혔다. 야학에 따르면 급식비는 99만 원과 144만 원 두 차례 결제됐는데 144만 원은 논란 직후 결제를 취소했고 99만 원은 세금 등을 제한 85만원으로 입금됐다. 이중 33만원이 학생 11명의 15일분 교통비로 지급됐다. 또 급식을 후원하는 봉사단체 후원금으로 10만원, 요가 매트 등 강의 재료비로 10만원을 추가 지출했다. 야학은 잔액 31여만원은 그대로 통장에 남아있고 내역 모두 증빙 가능하다 밝혔다.

진 전 대표는 “야학에 등록된 학생 30명 중 95% 가량이 기초생활수급자고 이들에게 월 교통비로 추정되는 15만 원은 야학 참여 자체를 포기할 만큼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교통비 지원이 꼭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방법을 찾는 과정에서 큰 잘못을 저질렀다”며 “하지만 지원 사업으로 별도의 급식비 지원이 있었음에도 지원 보조금을 급식비가 아닌, 학생들의 교통비 등으로 사용한 점은 분명 잘못”이라고 사과했다.

야학은 강사비 전용금 400여만원도 모두 단체 운영에 썼다 밝혔다. 진 전 대표는 보체아, 음악 등 프로그램의 전문강사와 대체 강사비로 5명에게 120여만원을 지급했고 남은 잔액 280여만원은 통장에 잔액으로 남았다고 밝혔다. 이체 내역과 급식비 및 강사비 전용금 잔액 310여만원은 진 전 대표가 공개한 계좌 내역에서 확인됐다.

운영진들은 운영위원 9명 중 4명이 정의당 당원이고, 운영위원장이 정의당 대전시당 위원장이지만 ‘정의당 간부의 비리’로 보도된 점에 곤혹스러움을 표했다. 실제 실무는 사무국이 전담하며, 운영위원회는 올해만 2차례 개최되는 등 실질적인 운영을 한 기구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김윤기 대전시당 위원장은 "부당하게 취한 이득은 전혀 없음을 분명히 말씀드리고 이는 수사를 통해 가려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운영위원들은 논란 직후 4개 방침을 정하고 전원 사퇴해 야학은 현재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운영위원회는 △사건 내용을 숨김없이 공개하고 이를 구체적으로 밝힌 사과문을 작성하고 △회계사, 변호사, 장애단체 대표 등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진상조사위를 구성해 운영 전반을 감사하고 그 결과를 공개하며 △대표는 사퇴 처리하되 향후 조사에 적극 협력하도록 하며 △지원 기관에 보고하고 사업 참여자들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외부 전문가 3인이 포함된 진상조사위는 이르면 10월 첫째 주 중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야학은 중부대학교, 특수교육원, 대전시, 대전시교육청 등의 감사를 받고 있으며 일부 인사는 경찰 수사도 받고 있다. 전용된 예산 565만원은 전액 반환 조치했다.

2007년 설립된 한울야학이 규모가 큰 지자체·정부 지원금을 받은 건 올해가 처음이다. 야학 월 후원금은 110여만 원이고 각종 후원행사나 단기 사업지원금 등을 통해 한 해 2000만 원 선의 수입을 유지해왔다. 야학에 오래 머물고 싶은 학생들이 도시락을 싸오기 시작하자 2015년부터 자발적으로 돈을 모아 급식을 시작했다. 이마저 경제적 부담이 커지자 2017년 푸드뱅크를 통해 지금과 같은 급식 체제를 운영했다. 현재 사무실 임대료는 110만 원이다.

김윤기 정의당 대전시당 위원장은 “야학 운영위는 다양한 정치적 견해를 가진 운영위원들로 구성됐고 특정 정당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일하지도 않는다. 운영위원들께서 바쁜 와중에도 소외된 이웃을 위해 마음을 내 직을 맡고 있는데, 이런 논란에 휩싸이게 해 죄송하다”며 “운영위원장으로서 남은 역할은 지금의 잘못된 상황을 바로잡고, 더 나은 야학이 될 수 있도록 발판을 만드는 일이라 생각한다. 선한 목적을 지키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과정에서의 정당함이 무뎌지지 않도록 더욱 철저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진 전 대표는 지난 5일 "개인 통장내역 공개까지를 포함해 조사위원회와 관계기관 조사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며 "야학에 참여하고 관심을 가져 주신 장애인, 시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 이번 사태는 모두 집행부의 잘못이며 염치없지만 집행부의 잘못으로 인해 학생들과 선생님들에게 피해가 가질 않도록 이들에게 따듯한 격려와 위로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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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규 2019-09-30 07:19:10
조선일보에서 일하는 인간들도 양심이 있나요?

진짜네 2019-09-29 14:59:54
조선일보에서 선배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네가 그렇게 하고도 조선일보 기자야?”입니다. 1등 언론사답게 조선일보의 모든 기자들에게는 항상 수준 높은 기사가 요구됩니다. 사소해 보이는 사실도 끝까지 확인하고, 단어 하나도 허투루 쓰지 않습니다. -최원국 조선일보 기자 -

이렇게 사실보도를 하려 했을까?

이래서 2019-09-29 12:52:26
이래서 조선일보가 싫다
양쪽얘기를 다 안 실어주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