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장관이 법무부 외국인정책 총괄부서에 ‘불법체류 외국인’을 줄이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시민사회단체는 “사실상 단속 강화 지시”라고 비판했다.

법무부는 지난 24일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로 조국 장관이 “최근 불법 체류자 수가 급증하면서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자진출국제도가 ‘창원 어린이 뺑소니 불법체류 외국인 용의자’ 같이 악용되는 사례가 발생한다. 현행 자진출국 제도 전반을 검토한 뒤 근본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조 장관은 “불법체류 외국인이 급증한 원인을 분석하고 관계기관과 협의해 수를 감축할 실효적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주노동자 차별 철폐와 인권·노동권 실현을 위한 공동행동’은 27일 성명에서 “조 장관은 모든 미등록 이주민이 잠재적 범죄자라도 된다는 듯이 통제 강화를 지시했다. 이는 인종차별적 편견 조장”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주민 관련 첫 지시로 미등록 이주민 통제 정책을 내놔 단속 강화로 이어지리라 우려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과 경찰청 등의 조사에 따르면 2013~2017년 외국인 범죄율은 내국인 범죄율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조국 법무부장관이 후보 당시 국회에서 ‘국민청문회’ 형식으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유튜브 갈무리
▲조국 법무부장관이 후보자였던 지난 3일 국회에서 ‘국민청문회’ 형식으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유튜브 갈무리

반면 조 장관은 지난 3일 장관 후보자 시절 미등록 이주노동자 인권침해 개선 의지를 밝혔다. 조 장관은 당시 ‘국민청문회’ 이름으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미등록이주민) 단속이 필요하다 보지만 우리나라 경제 현황이란 것이 ‘불법체류’ 노동자가 없으면 지역 3D 업종이 돌아가지 않는다”며 “동시에 아무리 불법체류자라도 지켜야 할 최소한의 인권이 있다. 우리나라가 그 정도 수준은 됐다”고 말했다.

조 장관이 지시를 내린 24일 태국 출신 미등록 이주노동자가 법무부 산하 부산출입국·외국인청의 단속을 피해 달아나다 김해 작업장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10년 동안 강제단속 과정에서 10명의 이주노동자가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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