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조 tbs지부가 자사를 “좌파 철밥통”, “혈세 낭비”라 비판한 조선일보를 성명으로 풍자했다. 

언론노조 tbs지부(지부장 이강훈)는 26일 성명에서 “최근 조선일보 보도에 ‘눈물나게 고맙다’는 감사 마음을 전하고자 한다”며 “조선일보가 서울시민의 공공방송 tbs를 ‘좌파 철밥통’으로 규정한 25일 보도를 계기로 tbs가 대한민국 어느 방송보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공영방송이 되기 위해 한발 한발 내딛고 있는 발자국들을 다시 짚어볼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 언론노조 tbs지부(지부장 이강훈)가 2018년 1월 서울 상암동 tbs사옥에서 출범식을 갖고 “대대적인 고용 구조 개선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이강훈 지부장이 출범 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김도연 기자.
▲ 언론노조 tbs지부(지부장 이강훈)가 2018년 1월 서울 상암동 tbs사옥에서 출범식을 갖고 “대대적인 고용 구조 개선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이강훈 지부장이 출범 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김도연 기자.

조선일보는 25일 “매년 300억 세금지원 받으며… ‘좌파 철밥통’된 교통방송”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tbs 방송 진행자인 방송인 김어준·김규리씨와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 30일부터 음악방송을 진행하는 주진우 기자 등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26일자 사설에선 “교통방송은 시민 세금이 전체 세입의 83%로 올해 357억원이나 된다”며 “김어준씨 하루 출연료가 100만원 정도다. 시민 세금으로 한 달 수천만원씩 김씨에게 주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언론노조 tbs지부는 성명에서 “조선일보가 좌편향 진행자로 규정한 안진걸 소장이 진행을 맡고 있는 tbs ‘TV민생연구소’의 경우 학교 고속도로 요금소 노동자나 각종 플랫폼 노동자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불합리한 근로 환경을 집중 조명한 것이 ‘우리 사회 인식 변화를 촉구했다’는 방송통신심의위 평가를 받아 ‘2019년 7월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상을 수상했다”고 반박했다. “tbs에 지원되는 서울시민의 소중한 세금이 그야말로 온전하고 적절하게 쓰이고 있는 사례”라는 것. 

언론노조 tbs지부는 그러면서 “조선일보는 자칭 ‘1등 신문’으로서 언론 사명을 오롯이 다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며 “안타깝게도 조선일보에 대한 국민 신뢰도는 이미 추락할 대로 추락해 올해 한 언론사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불신하는 언론매체’ 1위 자리에 올랐다. 또 지난 7월 국내 신문사 중 최초로 ‘폐간 요구’ 청원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 무려 18일이라는 짧은 시간에 ‘20만 명 동의’를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런 현실을 보며 우리 tbs 소속 종사자들은 조선일보를 상대로 언론 신뢰도 회복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조선일보 존폐 자체를 함께 걱정해야 하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마저 든다”고 비판했다. 

▲ 조선일보 25일자 12면.
▲ 조선일보 25일자 12면.

언론노조 tbs지부는 “우리는 조선일보가 tbs에 대한 서울시 지원금을 ‘혈세 낭비’로 규정한 것을 계기로 tbs가 중견 공영방송에 어울리지 않는 극히 적은 예산을 쓰면서 고효율 콘텐츠 제작 역량을 발휘하고 있음을 재확인하게 됐다”며 “tbs는 대한민국 전체 라디오 1~2위 수준 청취율을 가진 지상파 라디오 채널(총 2개)과 최근 일일 IPTV 시청률 최고 19위까지 오른 케이블 TV채널을 둔 중견 방송사다. 연간 300억원 규모인 서울시 지원금은 주요 방송사들의 예산 규모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극히 적은 규모이지만 시민 한 명 한 명의 피와 땀이 배어 있는 소중한 혈세가 함부로 쓰여서는 안 되기에 ‘아끼고 아껴’ 사용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언론노조 tbs지부는 “tbs는 올해 말 예정된 재단법인화를 기점으로 방송콘텐츠 제작과 내부 경영 전반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자연스레 서울시로부터 재정적 독립성도 확보해 나가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조선일보는 우리 노조의 위와 같은 공개적 사의에 감동해 이에 응답하는 기사를 또 쓸지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가 그것을 또 챙겨볼 여유가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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