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방송사에서 작가들에게 계약서조차 쓰지 않고 일을 시키는 관행이 문제가 됐는데 올해는 부실한 계약서를 억지로 쓰게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미지 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장은 27일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언론노조 국정감사 10대 의제 발표 기자회견에서 “작년 국정감사 때 방송사 작가들이 계약서 한 장 안 쓰는 문제에 대한 질타가 있었다. 올해는 계약서를 써달라는 PD들의 강권에 작가들이 몸살을 앓는다. 수용할 수 없는 조항이 있음에도 계약율 높이기 위해 강요하고 있다. 싸인만 쓸 수 있는 종이만 주는 곳도 있다는 제보도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작가들은 근로자처럼 일하지만 프리랜서라고 불린다. 더 이상 대한민국 방송이 젊은 여성의 뼈를 갈아 만들어선 안된다. 미디어 산업이 위기다. 작가들도 체감한다. 이 위기의 피해가 가장 낮은 이들에게 가장 먼저 전가돼선 안 된다. 국감에서 이 문제가 제대로 다뤄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 오동운 언론노조 MBC본부장이 국정감사 의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금준경 기자.
▲ 오동운 언론노조 MBC본부장이 국정감사 의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금준경 기자.

오정훈 언론노조 위원장은 “정치권과 국회는 정책 과제를 외면한 채 정쟁에 몰두하고 있다는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며 “언론개혁, 미디어 산업 발전, 제대로 된 보도의 기초는 정책 방향을 잡고 법제화하는 과정에서 이뤄진다. 조국 장관 관련 공방으로 제대로 된 증인 채택도 못하는 물국감이 되지 않을까 우려가 앞선다”고 지적했다.

오정훈 위원장은 최대 과제로 “정부의 미디어 개혁을 위한 사회적 대화기구인 미디어개혁국민위원회의 설치를 다시 한번 제안드린다. 이에 대한 논의 역시 국감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형우 언론노조 서울신문 지부장은 “신문의 편집권 독립과 진흥을 위해 문체부가 제 역할을 해야 한다. 2019년인데 노조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노조위원장을 해고하는 일이 아직도 언론계에서 벌어지고 있다. 전기신문에선 편집권 개입 반대 대자보를 노조가 붙였다고 해고하고 탄압하는 일이 벌어진다”고 지적했다.

현행 신문법은 편집위원회와 편집규약 설치를 강제 사항으로 두지 않아 신문사의 편집권 독립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는다.

또한 장형우 지부장은 “포털이 지역언론을 차별하고 있다. 문제제기를 하니 지역매체 3곳을 모바일 채널 제휴에 넣는 데 그쳤다”며 포털이 지역언론을 외면하지 않도록 하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오정훈 위원장도 “네이버 등 포털의 차별 정책을 따져 묻고 지역언론이 배제되지 않고 지역분권 사회에서 지역언론이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창현 언론노조 SBS본부장은 민영방송 문제를 강조했다. 그는 “국민이 주인인 지상파방송을 무대로 용역회사를 만들어 일감을 몰아받고 엄청난 규모의 불공정 행위가 지배주주에 의해 이뤄진 것 자체만으로도 충격”이라며 “지상파방송 지배주주에 의해 벌어진 일탈행위들이 반드시 점검되고 면밀하게 조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언론노조는 이 외에도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 △지역분권시대 지역언론 위상 재정립 및 위상 강화 △종편 특혜철폐 및 지상파 차별규제 해소 △미디어기업 경영위기 책임 취약노동자 전가 반대 △스카이라이프 독립경영 통한 공공성 확보 △글로벌시대 국가홍보방송 국가책임 강화를 의제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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