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업계가 주축인 희망연대노조에 마지막으로 가입한 CJ헬로 고객센터 노동자들이 행동에 돌입했다.

경고파업에 돌입한 CJ헬로 고객센터 지부 노동자들은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CJ헬로 사옥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직접고용 등 원청 CJ헬로의 책임을 촉구했다. 이들은 CJ헬로 고객센터에서 일하지만 각 지역에 위치한 협력업체에 소속된 간접고용 노동자들이다.    

이날 경고파업은 지난 2월 노조 결성 이후 첫 단체 행동이다. 노동자들은 해지지 않은 보라색 조끼를 입고 있었다. 희망연대노조 간부들이 구호를 외치는 방법을 몇차례 알려줬지만 각자 다른 박자로 구호를 외쳤다.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를 때도 종이에 쓰인 가사를 보는 노동자들이 적지 않았다. 

▲ CJ헬로 고객센터지부 노동자들이 26일 서울 마포구 CJ헬로 본사 앞에서 규탄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금준경 기자.
▲ CJ헬로 고객센터지부 노동자들이 26일 서울 마포구 CJ헬로 본사 앞에서 규탄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금준경 기자.
▲ 집회에 익숙하지 않은 CJ헬로 고객센터지부 노동자들이 가사를 보며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사진=금준경 기자.
▲ 집회에 익숙하지 않은 CJ헬로 고객센터지부 노동자들이 가사를 보며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사진=금준경 기자.

CJ헬로 고객센터 지부는 CJ헬로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유료방송시장이 통신3사의 IPTV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케이블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의 매각이 이어지고 있다. CJ헬로는 박근혜 정부때 SK텔레콤 매각을 추진했으며 현재는 LG유플러스에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 노조가 설립되었으나 협력업체 사측이 사실상의 임금 삭감안 제시, 노동자 사찰, 노조탈퇴 강요로 대응하고 있다는 게 노조측 주장이다.

이들은 “LG유플러스에 인수되면 가입자는 모두 인수 기업으로 넘어가고,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구조조정이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현재 원청인 CJ헬로가 고객센터 노동자들의 고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승환 CJ헬로 고객센터 지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준경 기자.
▲ 이승환 CJ헬로 고객센터 지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준경 기자.

이동훈 희망연대노조 공동위원장은 “6년 전 케이블비정규직 노조를 만들 때 이제 아이들과 주말에 놀러갈 수 있냐고 물어본 분이 계셨는데 오늘도 같은 얘기를 들었다. 우리는 최소한의 요구를 하고 있다. 딜라이브도 LG도 SK도 원청이 고객센터를 운영한다. 이제 희망연대노조 안에선 협력업체 파견이, 외주가 비상식”이라고 지적했다.

정하늘 은평지회 부지회장은 “어제 하루 파업을 한다고 분명히 명단을 줬지만 우리 업무를 28일까지 다 뺐다. 너희가 내일 얼굴도장을 찍지 않는 순간 일을 안 주겠다고 탄압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승환 CJ헬로 고객센터 지부장은 협력업체의 위법적 언행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자기들 잇속만 챙기기 위해 인원을 감축하고, 업무를 가중시키는 게 꼴사나워서 노조를 만들었다. 노조 만들고 교섭을 하는데 지연해태는 물론이고 우리의 말은 묵살한 채 그동안 해오던 작태를 반복했다”고 비판했다. 

▲  CJ헬로 고객센터지부 이승환 지부장과 유희원 사무국장이 삭발했다. 사진=금준경 기자.
▲ CJ헬로 고객센터지부 이승환 지부장과 유희원 사무국장이 삭발했다. 사진=금준경 기자.

이승환 지부장은 “노조 활동을 시작하면서 국회도 가고 노동위원회도 가봤다. 갈 때마다 사명이 ‘CJ헬로비전’인지 ‘CJ헬로’인지 묻더라. 우리회사는 2년 전 이름을 바꾸며 ‘비전’이 사라졌다. 그러다 회사를 팔아먹으려고 하다보니 CJ가 빠지고 이제 ‘헬로’만 남았다”고 꼬집었다.

결의대회 규탄발언이 이어진 후 CJ헬로 고객센터지부 이승환 지부장과 유희원 사무국장이 삭발했다.

CJ헬로 관계자는 “상생차원에서 고객센터와 협력해 해결할 수 있는 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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