政者, 正也. 其身正, 不令而行. 其身不正, 雖令不從.

정자, 정야. 기신정, 불령이행. 기신부정, 수령불종.

정치는 바르고 반듯한 것이다. 지도자가 몸이 바르면 명령을 하지 않아도 행하여지지만, 몸이 바르지 않으면 명령을 하더라도 인민들이 따르지 않는다.

이 글귀는 시진핑 주석이 쓴 <之江新語·要用人格魅力管好自己> 란 글에 <논어論語·안연顏淵>과 <논어·자로子路>편에 나오는 공자孔子의 말을 인용한 것이다. 시진핑은 줄곧 지도간부들이 바르고 깨끗하게 일을 처리하는 것은 마르크스주의 정당의 성격이나 주지主旨에 비춰볼 때 내재적인 요구라고 제창해 왔다. 그는 지도간부들이 덕과 도덕을 바탕으로 한 정치를 펼칠 수 있도록 솔선수범하고, 앞장서 이끌어 나가도록 강조했다. 시진핑은 업무기풍 시정·군중밀착과 관련한 8항 규정을 널리 실행하고, 좋은 기풍을 만들어 중앙이 솔선수범해 이끌어 나가면 위에서 하는 일을 아래에서 본받게 되고, 청신한 기풍을 진작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 연합뉴스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 연합뉴스

중국 역사에서 수많은 사상가들은 자신의 몸을 닦아 도덕을 세우는 것을 중시하고, 관리는 청렴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일단의 정직한 사대부들은 이런 도덕규범을 평생 관리로서의 준칙으로 삼아 지켜왔다. 시 주석은 여러 차례 선진先秦 시대의 청렴한 정치의 잠언을 인용해 지도간부들이 공정무사하고 몸소 모범을 보이는 언행일치의 우량 기풍을 진작시킬 것을 요구했다. 광대한 군중은 눈을 똑바로 뜨고 지도간부들이 어떻게 말하고, 어떤 행동을 하는 가를 지켜본다. 때문에 지도간부들이 군중으로부터 위신을 높이고,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자신 스스로가 모범적 구실을 하고, 인간적인 품격을 발휘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도간부들이 일 처리하는 데 인민들에게 영향력이 있고 호소력 있게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국 속담에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말이 있다. 이는 지도간부들이 바른 몸가짐을 갖고 언행일치로 실천할 때 인민들의 사랑과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럴 때만이 지도간부들이 사업의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고, 국리민복의 정치를 펼 수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원전은 다음과 같다.

季康子問政于孔子. 孔子對曰: “政者, 正也. 子帥以正, 孰敢不正?”-<논어·안연>

나라 대부 계강자가 공자에게 정치에 관해 물었다. 공자가 대답했다. “정이란 정입니다. 대부 자신이 바르게 처신한다면 누가 감히 부정한 행위를 하겠습니까?”.

子曰: “其身正, 不令而行; 其身不正, 雖令不從.”-<논어·자로>

공자가 말했다: “자세가 바르면,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행해지고, 태도가 바르지 않으면, 비록 명령을 해도 백성은 따라오지 않는다.” 

공자는 정치를 ‘바른 것(正)으로 이름 지으며, 정치를 하는 사람들의 바르고 단정한 행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나라 때 불후의 명저 <사기史記>를 쓴 사마천司馬遷은 서한西漢 시대 흉노족과 70여 차례 싸워 흉노족으로부터 ‘비장군飛將軍’이라고 불린 불우한 명장 이광李廣을 평가한 <사기·이 장군 열전>에서 공자의 이 말을 인용했다. 사마천은 “말 하건대 자세가 바르면,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행해지고, 태도가 바르지 않으면 비록 명령을 해도 백성은 따라오지 않는다.(傳曰 ‘其身正, 不令而行., 其身不正, 雖令不從.)”라면서 “그것은 이 장군을 일컬음이라!(其李將軍之謂也)”고 이광을 높이 평가했다. 사마천은 “속담에 복숭아와 오얏은 말이 없으나, 그 나무 아래에는 저절로 길이 생긴다. 이 말의 뜻은 비록 작을지 모르지만 큰 의미가 있다.(諺曰 ‘桃李不言, 下自成蹊’. 此言雖小, 可以論大也)”라고 말했다. 복숭아와 오얏은 말이 없으나, 그 나무 아래에는 저절로 길이 생긴다. 즉, 몸이 바르고 덕이 있는 사람은 스스로 자신은 내세우지 않아도 사람들이 따른다는 뜻이다. 그런 뜻에서 사마천의 ‘복숭아·오얏나무’ 비유는 “몸을 바르게 하면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행하여진다(其身正, 不令而行)”의 멋진 해석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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