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불 임금 지급 문제를 둘러싼 CBS의 노사협상이 교착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모두 5차례의 본교섭과 수차례의 실무 접촉을 가져왔으나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측은 자금난을 이유로 지난 97, 98년도 상여금 등 통상 임금의 1000%에 육박하는 체불 임금과 올해 지불될 상여금도 반납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노조는 그동안 임금이 체불되면서 직원들의 가계가 위협받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최근 회사측이 실무 논의 과정에서 일부 체불 상여금과 수당을 지급할 수 있다는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 지급 시기도 명시되지 않았고 책임있는 제안이 아니라고 판단한 노조가 거부했다. 노조는 권호경사장이 교섭 테이블에 나와 책임있는 자세롤 보여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권사장의 참석을 요구하는 공문을 두차례 발송했으나 아무런 대답을 얻지 못했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경영 책임자로부터 이후 경영난 타개의 비젼과 책임있는 발언이 전제되지 않은 체불 임금 반납 논의는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렇듯 체불 임금 문제로 불거지고 있는 노사간 갈등의 핵심은 현 사옥 신축과 관련한 300억원에 이르는 부채 문제이다. 재단이사회 소유로 돼 있는 사옥 건축과 관련한 부채를 경영진이 체불 임금 반납이란 형태로 직원들에게 떠넘기려 한다는 게 노조측의 판단이다.

체불 임금 논의가 겉돌자 내부 구성원들의 불만은 점차 고조되고 있는 실정이다.
경영진에 대한 불신도 팽배해지고 있다.

지난달 22일 CBS 기자협회는 성명을 내고 “직원들에게 아무런 희망을 제시하지 못하는 경영진에게는 우리의 소중한 땀의 대가인 임금을 한푼도 반납하지 못한다”며 “현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마음을 비우고 물러나길 호소한다”고 밝혔다.

상황이 여기에 이르자 노조는 최근 ‘재단 이사회 개혁운동’을 선언하고 나섰다.
현 경영난이 사옥신축에서 비롯된 만큼 재단이사회가 실책을 인정하고 사태 해결의 책임자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CBS 노조는 지난 1일 관련 성명에서 “재단이사회는 수십년간 연임하고 있는 일부 목사들의 사유기관화돼 있다”면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재단이사회의 개혁을 위해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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