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의식’과 ‘농성중단’ 동시에 말한 도로공사 정규직 노조
‘연대의식’과 ‘농성중단’ 동시에 말한 도로공사 정규직 노조
도로공사 노조 “수납 노동자 절규에 연대의식”, “우릴 적으로 돌리지 말고 본사에서 나가달라”

한국도로공사 정규직 노동조합이 경북 김천 본사에서 농성 중인 톨게이트 수납노동자들에게 “우리를 적으로 돌리지 말라”, “모욕적 비방과 욕설 속에 우리는 분노했다”, “본사에서 나가달라” 등의 적대적 메시지를 “요금수납 노동자들의 절실한 절규를 노동자적 연대의식으로 부정하거나 비판하지 않는다”는 연대 메시지와 함께 내놨다. 

이들은 그간 자회사 설립방식을 지지해왔다. 하지만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민주연합노조 톨게이트지부(톨게이트지부)는 ‘톨게이트 요금수납 업무가 도로공사 업무’라는 취지의 지난달 29일 대법 판결대로 요금수납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청와대가 이미 대법 판결이 난 사안에 지난 20일 “원만히 타결될 수 있도록 저희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최선을 다하겠다”며 한발 물러선 입장을 내놓자, 도로공사는 농성 중인 톨게이트지부와 협상 없이 23일 직접고용 대상자들에게 직무교육을 진행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노총 공공노련 한국도로공사노조(도로공사 노조, 위원장 이지웅)는 23일 “동료가 될 우리를 ‘적’으로 돌리지 말라”는 성명에서 “지난 9일 도로공사 50년 역사 속 한 번도 없었던 ‘본사 침탈’이란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며 ‘전쟁터’, ‘무법천지’ 등의 표현을 써 농성 중인 톨게이트 수납노동자들을 비판했다. 도로공사 노조는 경북 김천 도로공사 본사에 “너무 힘들어요! 동료가 될 우리! 농성은 이제 그만!”을 쓴 현수막을 내걸었다. 

▲ 경북 김천에 위치한 한국도로공사 본사에 한국도로공사 노동조합이 내건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민주연합 톨게이트지부 제공
▲ 경북 김천에 위치한 한국도로공사 본사에 한국도로공사 노동조합이 내건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민주연합 톨게이트지부 제공

도로공사 노조는 “15일째(23일 기준) 힘겨운 투쟁을 이어가는 요금수납 노동자들의 절실한 절규를 노동자적 연대의식으로 부정하거나 비판하지 않는다”고 했다. 또 도로공사 노조는 지난해 9월 문재인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른 노·사·전문가 협의회가 한 합의를 언급하며 “합의의 효력은 법원을 통해 인정된 바 있다”며 “합의에 따라 5100명의 요급수납 노동자들이 자회사로, 나머지는 직접고용을 앞두고 있다. 우리는 그 합의정신을 존중한다”고 했다.

도로공사 노조 입장에 비판여론이 여전히 있다. 도로공사 노조는 지난 14일 성명에서 톨게이트 노동자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형법조항을 어겼는지 나열하며 비난했고, 지난 6월24일 성명에서도 자회사 운영 원칙을 “지난 1년 반 동안 우리공사가 확고하고 일관되게 지켜온 운영 원칙”이라며 이강래 사장에게 “자회사 운영 원칙을 훼손할 경우 책임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지난 9일 톨게이트지부가 본사 농성에 돌입할 때 상황을 도로공사 노조는 “폭력에 저항했던 자위권 행사”라고 주장했지만 톨게이트지부 입장에서는 경찰과 함께 자신들을 막은 정규직 직원들이 회사 입장을 대변하는 ‘구사대’로 보일 수 있다. 

기존 입장과 비교할 때 최근 성명에서 도로공사 노조의 태도가 다소 변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겨레는 23일 ‘도공 정규직 노조 “요금 수납 노동자 절규에 연대의식…정부·경영진 조속히 해결하라”’라는 기사에서 “도로공사 노조가 이런 성명을 채택한 것은, 요금 수납원의 직접 고용 여부가 공공기관 비정규직 문제 해결의 분수령으로 떠오르면서, 정규직 노조가 ‘밥그릇’을 지키려고 비정규직과 노노 갈등을 빚는 것으로 비치는 모양새에 부담을 느낀 결과”라고 해석했다. 

한겨레는 지난해 9월 합의에서 직접고용할 경우 요금 수납이 아닌 조무 업무를 맡기도록 한 것을 문제 삼으며 그럼에도 “이강래 사장 등 경영진이 소송 진행 중인 1200명의 직접 고용을 계속 거부하는 것에 정규직 노조가 에둘러서나마 비판적인 의견을 밝힌 것은 처음이어서 사태를 관망하고 있는 정부·여당 등에 또 다른 압박”이라고 해석했다. 

또한 도로공사 노조에 따르면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이 24일 도로공사 본사에 방문해 톨게이트지부의 의견을 듣고 문제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 한국도로공사 본사에서 농성 중인 톨게이트 요금수납 노동자들이 직접고용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충남 노동자뉴스 '길' 제공
▲ 한국도로공사 본사에서 농성 중인 톨게이트 요금수납 노동자들이 직접고용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충남 노동자뉴스 '길' 제공

도로공사 노조가 정부와 경영진에 “조속한 사태해결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라”는 요구했지만 도로공사 측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도로공사 홍보실 관계자는 24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노조 성명에 대해 따로 입장이 없다”고 말했다. 

직무교육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 해당 관계자는 “일방적으로 진행한 건 아니고 수차례 얘기를 했다”며 “대법 판결을 받은 분들은 판결과 동시에 공사 직원으로 인정되니까 필요한 기본 직무교육을 진행해야 현장에 투입할 수 있다”고 교육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한국노총 소속) 톨게이트 노동조합은 100% 참석했고 (민주노총 소속 직접고용 대상자들도) 지금 참석하지 않았더라도 추가참여가 가능하다”며 “공식적인 교육이라 참석하지 않을 경우 내부규정에 따라 조치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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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2019-09-24 17:36:44
개인적으로 점거는 찬성하지 않는다. 원만하게 해결하면 좋겠지만, 지금 양쪽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지 않은가. 예전 KTX 승무원들의 12년간의 투쟁을 보라. 모든 대법 판결이 나오고, 국회의원의 새로운 입법으로 법제화하는 게 가장 좋은 해결책이다. 내년 4월 총선이 얼마나 좋은 기회인가.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을 뽑는 것이다. 아무렇게나 합의해버리고, 정권이 바뀌면 한국당이 주장하는 자유노동계약자가 될 수도 있다. 연대해서 합법적으로 투쟁하라. 그리고 총선으로 그대들의 진심을 보여달라. 대부분 국민이 노동자인데, 왜 한국당 지지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저렇게 많을까. 우리 스스로 되돌아보고, 지나치게 정치에 무관심했던 게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