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라디오 뉴스 자율성 침해 논란에 숨겨진 내막
KBS 라디오 뉴스 자율성 침해 논란에 숨겨진 내막
‘조국 친위세력 있다’는 비난까지 내놓자 이재강 보도국장 반박…양승동 사장 체제 반대 흔들기라는 주장도

KBS 라디오 뉴스 제작진이 보도 제작 자율성을 침해 당했다고 주장하자 균형을 잃은 뉴스 배치에 편집권한을 정당하게 행사했다는 반박이 나오는 등 내부 갈등이 커지고 있다.

라디오 뉴스 제작진의 제작 자율성 침해 주장은 KBS 공영노조의 성명으로 알려졌다. KBS 공영노조는 지난 19일 “보도국장이 ‘라디오 뉴스에 조국 관련 기사가 균형이 맞지 않다’는 식의 발언을 하면서, 라디오 뉴스팀장을 불러 ‘지적’인지 ‘꾸지람’인지를 했다고 한다. 그리고 해당 기자에게 ‘주의’까지 주라고 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말이 ‘균형’이지, 조국에 관한 기사를 많이 방송하지 말라는 소리가 아닌가? 이것이 사실이라면 심각한 ‘제작 자율권’ 침해가 아닌가”라고 밝혔다.

KBS공영노조는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도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KBS언론노조가, 라디오 뉴스에 ‘조국 관련기사에 문제가 많다’며 ‘노사 공정방송위원회’에서 이를 따지기 위해 관련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고 하니 기가 찬다”고 비난했다.

이에 언론노조 KBS본부는 “KBS 1라디오 정시 뉴스의 편집이 균형성을 잃었다는 지적이 오래전부터 이어져왔다. 최근에는 더 심해졌다는 주장도 있다. 이런 안팎의 평가를 검증하기 위해 본부노조는 정시 뉴스 큐시트를 사측에 요구했다”며 “비밀도 아닌 이미 방송된 라디오뉴스의 큐시트를 살펴보겠다는데 공영노조가 도를 넘어선 반응을 보이는 것은 무슨 연유인가. 조국에게 불리하건 유리하건, 뉴스가치가 있으면 방송에 나가는 것이 무엇이 문제이겠는가. 국민이 꼭 알아야할 뉴스를 선별해 그 가치와 비중에 따라 균형 있게 편집하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해당 사안은 논란의 당사자인 라디오뉴스 제작진이 23일 성명을 발표하고 이에 이재강 보도국장이 반박하는 글을 내부망에 올린 것을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이 일제히 보도하면서 갈등이 커지는 모습이다.

라디오 뉴스 제작진은 성명에서 “이재강 보도국장은 18일 라디오뉴스팀장을 불러 라디오뉴스 편집에 대해 강하게 질책했다. 그리고 전날 1라디오 편집건과 관련해 이렇게 조국뉴스를 많이 할 수 있냐며 공식적으로 ‘엄중 경고’한다고 선언했다”며 “최근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조국관련 뉴스를 많이 편집한다고 팀장과 편집기자를 엄중 경고하는 보도국장의 실체를 과연 어떻게 봐야 할까”라고 밝혔다.

이들은 특히 “이런 저런 형식논리를 내세울 뿐 본질은 ‘조국친위세력’의 뉴스개입과 편집권 간섭”이라고까지 주장하며 “조국뉴스 물타기를 지휘하는 이재강 국장은 조국 친위세력인가? 조국비호에 눈멀어 더이상 KBS 뉴스를 망가뜨리지 말라”고 밝혔다.

라디오 뉴스 제작진 성명은 제작 자율성 침해라는 주장에 더해 보도국장을 ‘조국 친위세력’으로 규정해 보도국 전체를 비난하는 모양새가 됐다.

▲ 여의도 KBS 본관 전경. @미디어오늘 자료 사진.
▲ 여의도 KBS 본관 전경. @미디어오늘 자료 사진.

이에 이재강 보도국장은 내부망에서 “편집자의 재량을 넘어선 자의적 편집이자 기자로서의 최소한의 균형감을 내팽개친 행위라고 판단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보도국장이 저런 뉴스 편집을 발견했을 때 그냥 넘어가는 게 옳을 것일까. 저는 보도국장으로서 응당 할 일을 했을 뿐이라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반박했다.

이 국장 글을 두고서도 논쟁이 벌어졌다.  라디오 뉴스 제작진 이아무개 기자는 “그럼 9시 뉴스 조국 줄이기는 경악 수준을 넘어서 뭔가? 당신이 주도해서 하고 있는데”라며 “5분짜리 뉴스가 그렇게 신경 쓸 정도로 조국은 지켜야 되는 사람이었나? 9시는 그렇게 편파왜곡하고”라는 댓글을 달았다. 그러자 “경악할만한 편집이라는 인식에 공감한다. 책임없는 자율은 방종에 불과하다. 최소한의 게이트키핑 조차도 인정하지 못하겠다면 조직의 존재이유도 부정하는 것이다. KBS는 몇몇이 하는 독립유튜브방송이 아니다”며 이재강 국장의 주장에 공감한다는 댓글이 달렸다.

라디오 뉴스 제작진이 공개적으로 책임자를 비난하고, 보도국장이 직접 입장을 이례적으로 밝힌 계기가 됐던 것은 지난 17일 방송 때문이다. 이날 오후 3시 라디오 5분 뉴스 편집안을 보면 돼지열병 소식을 첫 리포트로 시작해 조국 법무부 장관 관련 리포트 4개를 연달아 방송했다. 9개 리포트 중 조국 장관 보도는 4개로 가장 많았다. 이어 최순실이 안민석 의원을 고소한 내용을 보도했다. ‘북의 눈치를 보고 하재헌 중사를 공상 판정’했다는 한국당 입장의 전한 보도를 포함하면 정부 비판 보도는 전체 9건 중 6건에 이른다. 이재강 보도국장은 “일정한 방향성을 띠면서 결과적으로 극단적 편향성을 드러내고 있음을 한 눈에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KBS본부 역시 라디오 방송에 조국 장관 뉴스 비중이 지나칠 정도로 높다며 8월 28일부터 9월 8일까지 라디오 뉴스 큐시트를 분석 중이다.

라디오 뉴스 제작진이 제작 차율성 침해를 주장하지만 명분일 뿐 보도국 흔들기라는 주장도 거세다. 라디오 뉴스 제작진 성명에 이름을 올린 9명은 KBS노동조합과 KBS 공영노동조합 소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중 박 아무개 기자는 지난 2008년 정연주 KBS 사장 퇴진 운동을 벌였던 KBS 노동조합에서 위원장을 맡았던 인물이다. 양승동 사장 체제에 반대하는 세력이 조국 장관 보도를 내세워 정치적 공세를 펼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KBS 라디오 뉴스 제작 부서를 양승동 사장 체제에서 적폐 세력으로 쫓겨난 고참급 기자들이 모여 있는 일종의 ‘성지’라고 표현하는 구성원이 있을 정도다.

KBS 관계자는 “라디오뉴스 특성상 포커스가 강하다. 임팩트 있는 뉴스와 속보 중심으로 편집하기도 하고 라디오 뉴스 시간대별로도 색깔이 뚜렷하다. 그런 것을 감안하더라도 비례성과 균형성을 생각했을 때 17일 뉴스 배치는 지나칠 정도로 치우쳐 있고 전체적으로 조국 비판 경향성이 뚜렷하다”며 “조국 비판 기사가 있으면 반론이나 입장을 실은 뉴스도 한 두 개 쯤 들어갈 만하다. 백번 양보해 중요 이슈 비중을 맞게 어느 정도 균형을 맞춰야 한다. 지상파 뉴스의 균형적 원칙에 어긋난다. 이재강 국장이 자정작용을 기대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최소한 견제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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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2019-09-24 17:19:55
KBS 라디오 제작진은 지금의 조국 장관 보도가 과도하다고 생각되지 않나? 2주 만에 1만 건 보도를 한 명과 그 가족에게 쏟아낸 적이 역사상 있었던가. 수많은 기사량은 진실을 보도하는 게 목적이 아니다. 카더라로 죄인 취급하는 기사만 쏟아내도, 국민은 대부분 사실로 받아들인다. 그대들 제작진에게도 2주 만에 만 건의 기사를 제작진과 가족으로 채운다면, 그곳에 살아남을 제작진이 몇 명 있을까. 국민은 사실도 중요하지만, 수많은 기사량으로 혐오를 생산하는 그대들 언론이 잘못됐다고 보는 것이다. 자유에는 책임이 따르는데, 그대들은 책임의식이 없다. 언론자유도만 높아지면 뭐하겠는가. 무책임하게 카더라로 진실을 감추고, 혐오만 생산하는 지금의 언론 상황이 개탄스러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