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아들 의혹을 보도한 KBS 기자를 고소하겠다고 공식 발표한 가운데 해당 기자가 ‘언론인 겁박’이라고 밝혔다.

해당 보도를 한 이화진 KBS 기자는 지난 20일 공개된 KBS 유튜브채널 ‘댓글 읽어주는 기자들’에 출연해 “나경원 측의 고소·고발은 언론탄압의 한 종류”로 느꼈다고 말했다. 이화진 기자는 “일단 기자의 입을 틀어막겠다. 네가 앞으로 무슨 말을 할지 모르겠지만, 그게 우리한테 조금이라도 마음에 들지 않거나 문제의 소지가 조금이라도 있으면 법적인 책임을 걸겠다고 말한 것은 겁박하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 이화진 KBS 기자가 지난 20일 공개된 KBS 유튜브 콘텐츠 ‘댓글 읽어주는 기자들’에서 나경원 이원 아들 논문 의혹 취재 경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KBS ‘댓글 읽어주는 기자들’ 유튜브채널 화면 갈무리
▲ 이화진 KBS 기자가 지난 20일 공개된 KBS 유튜브 콘텐츠 ‘댓글 읽어주는 기자들’에서 나경원 이원 아들 논문 의혹 취재 경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KBS ‘댓글 읽어주는 기자들’ 유튜브채널 화면 갈무리

앞서 KBS ‘뉴스9’은 지난 16일 “[단독] ‘IRB 미승인’ 나경원 아들 연구 ‘경진대회 규정 위반·입상 취소 대상’”이라는 제목으로 “나 대표의 아들이 고등학교 시절 받은 미국의 한 과학경진대회 입상이 취소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주최 측이 KBS에 밝혀왔다”고 보도했다.

KBS 보도에 따르면 나 대표의 아들 김모씨는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연구가 국제 학술대회에서 발표되기 5개월 전, 같은 제목의 연구를 미국의 한 고등학교 과학경진대회에 출품해 입상했다. 문제는 해당 연구가 IRB, 즉 의학연구심의윤리위원회의 심의를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KBS는 “경진대회 주최 측에 이메일 문의한 결과 인체를 대상으로 한 모든 연구는 IRB의 사전 검토와 승인을 받아야 하며, 위반 시 입상이 취소될 수 있다고 답했다”고 했다. KBS는 나 원내대표에게 해당 연구 발표와 입상 경력이 대학 입시에 제출됐는지 물었지만, 답변은 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보도가 나간 후 나 원내대표와 한국당은 즉각 반발했다. 한국당은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자녀 관련 허위사실 보도한 방송사 기자, 민생경제연구소 등 고발 예정”이라는 제목으로 보도자료를 내고 “위 사실을 보도한 기자 등을 상대로 서울중앙지검에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 KBS ‘댓글 읽어주는 기자들’ 유튜브채널 화면 갈무리
▲ KBS ‘댓글 읽어주는 기자들’ 유튜브채널 화면 갈무리

이화진 기자는 한국당측으로부터 항의전화도 받았다. 그에 따르면 한국당 관계자는 “허위사실이니 기사를 내려라. 기사를 내리지 않으면 소송을 불사하겠다”며 “조국 정국 물타기다. 나경원 아들 이슈로 조국 문제를 덮으려는 수가 빤히 보인다. 보도가 너무 단정적이다. IRB 승인을 안 받았으면 감독했던 교수 책임이지 왜 아들 책임인 것처럼 보도하냐”라고 밝혔다.

이화진 기자는 조국 정국 물타기라는 항의에 대해 “조국 법무부 장관이 가장 태풍의 핵에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나 원내대표 아들에 대한 누리꾼 등의 의혹이 있었다”며 “확인을 해보니 실제로 아들이 1저자로 올라온 논문이 있었고, 논문을 지도한 책임저자와 전화가 됐고, 그 교수가 이야기한 부분이 실제 저희가 지금까지 취재했던 내용과 핵심 부분이 일치해 보도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