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위해 그동안 우리가 미국산 무기구매가 늘었다며 구매계획을 상세히 설명했다고 밝혔다. 양 정상은 지소미아(GSOMIA·한일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 언급은 전혀 하지 않은 대신 한미동맹과 경제협력을 강조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24일 오전(한국시각) 뉴욕에서 연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의 이번 유엔 총회 방문이 취임 후 3년 연속 이뤄졌으며 한미 정상회담은 올해 들어 세 번째, 대통령 취임이후 9번째 회담이라고 소개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회담에서 한미정상이 굳건한 한미동맹의 지속적이며 상호 호혜적인 발전 방안,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 정착 방안, 지역 내에서의 협력 강화 문제 및 상호 관심 사안 등에 심도 있는 논의를 가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회담 결과 설명 가운데 방위비 분담금 문제나 무기구매량 등을 양 정상이 언급했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11차 방위비 분담금 협상 논의에서 “합리적 수준의 공평한 분담”을 강조했다며 아울러 우리 정부 들어 계속 증가하는 국방 예산 및 미국산 무기 구매 증가, 방위비 분담금의 꾸준한 증가 등 한미동맹과 주한미군의 안정적 주둔을 위해 우리 정부가 기여해온 내역을 상세히 설명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두 정상이 11차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상호 호혜적이고 만족할 만한 결과를 도출해 한미동맹이 더욱 강화되도록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무기 구매에 대해서는 문 대통령이 지난 10년간, 그리고 앞으로 3년간 우리 계획에 관해 말했다”고 밝혔다.

이날 모두발언에서 트럼프 대통령도 한국은 최다 미국산 무기구매국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한미동맹을 두고 한미 정상이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 및 안보의 핵심축으로써 한미동맹은 추호의 흔들림이 없다는 점을 재차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두 정상은 경제 문제 협력에서 성과를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두 정상이 양국의 경제 관계가 서로에게 도움 주고 도움 받는 상호 호혜적인 방면으로 한층 심화·확대되는 것을 높이 평가했다”며 △오늘 뉴욕에서 한국이 미국산 LNG 도입 계약 △한미 기업 간 자율주행차 기술개발 계약을 체결한 점을 소개했다. 이번 계약을 두고 두 정상은 “한미 정상은 이 두 건의 계약으로 양국 간 경제 협력이 에너지와 신성장산업 분야로 확대되고 있는 점을 환영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반해 한일관계 악화 문제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했다. 북한 체제 안전보장 문제와 지소미아 문제가 논의됐는지를 두고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체제 보장에 대해서 구체적인 두 정상 간 말씀은 없었고, 지소미아에서는 전혀 언급이 없었다”고 답했다. 

한미 두 정상의 한미동맹 논의가 군사물자 구매 증가, 한미간 경제협력 등에 무게가 실리면서 미국의 실리를 챙기는 쪽으로 흘러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아침(한국시각) 미국 뉴욕 인터콘티넨탈 바클레이 호텔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9차 한미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MBC뉴스동영상 갈무리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아침(한국시각) 미국 뉴욕 인터콘티넨탈 바클레이 호텔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9차 한미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MBC뉴스동영상 갈무리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와 관련해 두 정상은 최근 북한의 북미 실무 협상 재개 의지를 긍정 평가하고, 조기에 실무 협상이 개최돼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어야 한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 했다고 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두 정상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합의정신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재확인하면서 실무 협상이 제3차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도록 실질 성과를 도출하기 위한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며 “두 정상은 북한에 무력을 행사하지 않고, 비핵화 시 밝은 미래를 제공한다는 기존의 공약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 합의를 기초로 협상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 문제의 실질적 진전을 이루고자하는 의지가 매우 강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계산법에 언급한 게 있느냐는 질의에 이 관계자는 “그 콘셉트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었지만 두 정상은 북미 간 실무 협상 재개 시 실질적인 진전을 마련하기 위한 구체 방안에 대해서 의견을 교환했다”며 “두 정상 모두 비핵화와 평화 구축을 진전시키기 위한 좋은 기회를 맞고 있다는 점은 동의했다”고 답했다.

지난해 유엔 총회 때 문 대통령이 강조한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견인하기 위한 제재 완화나 종전선언’ 이런 부분도 논의됐느냐는 질의에 이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을 말씀 못 드리는데, 제재는 유지가 돼야 된다는 언급은 나왔다”고 답했다.

‘현 시점에서 싱가포르 합의정신이 유효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것이 이후 북미 협상에 있어서 어떤 의미를 갖느냐’는 질의에 이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진행을 할 수 있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지금 찾는 것”이라며 “그래서 지난주 목요일, 또 오늘 여기 서있는 이도훈 본부장이 비건 대표와 만나서 그 방안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논의를 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아침(한국시각) 미국 뉴욕 인터콘티넨탈 바클레이 호텔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9차 한미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MBC뉴스동영상 갈무리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아침(한국시각) 미국 뉴욕 인터콘티넨탈 바클레이 호텔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9차 한미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MBC뉴스동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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