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에서 지난 3월17일 마지막 회 시청률 48.9%(닐슨코리아)를 기록하며 흥행한 주말연속극 ‘하나뿐인 내 편’은 지난해 12월 평균 30% 이상의 시청률 고공행진을 했다. 이 드라마의 2018년 12월 스마트폰 총시청시간은 35억2542만분이다. 반면 같은 해 12월 평균 시청률 10% 수준이었던 ‘SKY캐슬’의 스마트폰 총시청시간은 163억4279만분으로 나타났다. ‘SKY캐슬’의 실시간-비실시간 시청시간 비율은 약 1대2로 비실시간이 많았던 반면 ‘하나뿐인 내 편’은 오히려 약 1.5대1로 실시간 비율이 높았다. ‘SKY캐슬’은 1위였고, ‘하나뿐인 내 편’은 13위였다. 콘텐츠에 따른 고정형TV 시청과 스마트폰 시청 패턴의 확연한 차이를 드러내는 장면이다. 

▲KBS 드라마 '하나뿐인 내 편'의 한 장면.
▲KBS 드라마 '하나뿐인 내 편'의 한 장면.

 

▲방송통신위원회 스마트폰 방송프로그램 시청행태 채널별 분석결과.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스마트폰 방송프로그램 시청행태 채널별 분석결과. ⓒ방송통신위원회

 

최근 발표한 방송통신위원회 스마트폰 방송프로그램 시청행태 채널별 분석결과 SBS, JTBC, MBC, KBS2, tvN이 오랫동안 시청하는 그룹으로 나타났다. 월평균 이용시간은 JTBC>tvN>SBS>MBC>KBS2 순이었고 순이용자비율은 SBS>MBC>JTBC>KBS2>tvN순이었다. 스마트폰에서는 고정형TV와 달리 시청 순위가 달라지는 대목이다. 스마트폰 방송프로그램을 시청한 이용자 기준 월평균 이용시간은 드라마·영화 109.86분, 오락 76.70분, 스포츠 50.50분, 보도 38.98분 순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에서 시청한 2018년 1년간 누적 총 이용시간 장르별 상위프로그램을 보면 드라마·영화 장르에선 tvN ‘미스터선샤인’이 1위, tvN ‘김비서가 왜 그럴까’가 2위,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가 3위, tvN ‘나의 아저씨’가 4위, tvN ‘화유기’가 5위였다. 지상파 3사 드라마는 순위권에 없다. 주목할 점은 이들 다섯 개 드라마 모두 실시간 이용시간보다 비실시간 이용시간이 압도적으로 높았다는 사실이다. 오락 장르에서는 JTBC ‘아는 형님’이 1위, MBC ‘나 혼자 산다’가 2위, SBS ‘미운우리새끼’ 3위, tvN ‘신서유기’ 4위, KBS ‘해피선데이’가 5위였다. 역시 비실시간 시청이 실시간 시청보다 많았다.

보도 장르 시청시간에선 JTBC ‘뉴스룸’이 1위, JTBC ‘정치부회의’가 2위, SBS ‘8뉴스’가 3위, KBS ‘뉴스9’가 4위, YTN ‘뉴스N이슈’가 5위였다. ‘뉴스룸’의 12개월 누적 시청시간은 9억782만 분으로 ‘2018 KBO리그’를 제외하면 전체 1위다. 이는 오락 장르 1위 ‘아는 형님’(6억 5267만 분)보다 높다. 흥미로운 대목은 보도 장르의 경우 실시간 시청시간이 비실시간 시청시간을 압도한다는 점이다. ‘뉴스룸’은 약 3배, ‘뉴스9’은 약 4배, ‘정치부회의’는 약 10배 이상, ‘뉴스N이슈’는 약 30배 이상 실시간 시청이 비실시간 시청보다 많았다. 실시간 시청 기반의 고정형TV 시청률 조사에서 증발해버린 시청자들이 여기 모여있었다. 

스마트폰 속 콘텐츠 경쟁은 혼돈 그 자체다. 지상파PD들 상당수는 이미 넷플릭스 이용자이며 tvN 애청자다. 종합편성채널의 예능·드라마 수준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올해 초 ‘SKY캐슬’의 화제성은 모든 지상파 드라마를 뛰어넘어 사회현상이 됐다. ‘오락콘텐츠의 불모지’로 여겨졌던 TV조선마저 ‘미스트롯’이 시청률 10%대 고공행진을 하며 인기를 누렸다. 점점 채널 번호가 무의미해지는 시대로 이동하고 있다. 유튜브는 이용자 맞춤형 알고리즘으로 입맛에 맞는 콘텐츠를 노출하고, 넷플릭스에선 올해 초 시청자 선택에 따라 결말이 달라지는 영화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생존을 위한 방송+통신 융합 서비스는 가속화되고 있다. 당장 과거라면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지상파3사+SKT 연합 OTT ‘웨이브’가 등장했고 내년에는 CJENM+JTBC 연합 OTT가 등장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KT의 합류가 관심사다. LG유플러스는 이미 넷플릭스와 제휴를 맺었다. 향후 시청행태를 결정할 변곡점은 스마트TV의 대중화 여부다. 스마트TV가 보편화 될 경우 TV 앞에서 유튜브를 보고 넷플릭스를 보는 시청습관이 잡힐 수 있다. 이 경우 지상파뿐만 아니라 IPTV도 함께 몰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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