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새로운 시사프로그램을 선보인다. 탐사 정통물 ‘추적 60분’과 다큐물 ‘KBS 스폐셜’을 폐지해 통합한 <시사직격>과 ‘오늘밤 김제동’ 후속격인 데일리 시사 이슈 프로그램 <더 라이브>다.

KBS는 23일 신관 국제회의실에서 설명회를 열어 두 프로그램을 적극 홍보했다. 이번 시사프로그램 개편은 새로운 형식의 변화를 꾀해 심층성과 화제성을 잡으려는 제작진의 고민이 반영됐다. 추적 60분과 KBS 스폐셜은 30년 넘게 같은 포맷을 유지해왔다. PD들이 순번을 정해 8주 간격으로 취재하고 방송하는 식이었다. 8주 전 기획했던 프로그램 주제의 시의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시사직격 제작진은 “급변하는 시사 현안에 보다 빨리 대응하고 한층 더 심도 있는 탐사를 위해 새로운 형식의 프로그램이 요구됐다”며 △발 빠른 정보 제공과 현안 대응 △깊이 있는 통찰과 분석 △파괴력 있는 탐사 기획을 프로그램 포맷으로 소개했다.

시사직격 사회자는 일제 강제동원 손해배상사건 변호를 맡았던 임재성 변호사다. 방송 예고편에 따르면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이춘식씨의 삶을 들여다보고 강제징용 문제 해결책을 여러 각도에서 조명할 예정이다.

시사직격 서용하 CP는 “강제징용 동원 아이템의 경우 기존 언론이 다룬 다른 관점에서 기획했다. 오랜 시간 동안 국가권력에 피해를 당한 분들이 가려져 있었는데 실제 훨씬 아픔이 크고 우리가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서용하 CP는 “한일 갈등 문제와 관련해 한국에 있는 일본 특파원과 일본에 있는 한국 특파원을 만나 지금 사안이 어떻게 비롯됐는지 다른 시각을 가지고 기획을 했다”면서 “국제 시사 취재 측면에서 접근하면 북미 이슈도 중요한 순간인 것 같다. 검찰 개혁 이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사직격은 첫 방송 아이템을 일제 강제징용 문제로 잡았지만 24일 한미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한미 동맹 및 북미 관계가 전반에 걸쳐 변할 수 있다고 판단해 정상회담 이슈를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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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직격" 진행을 맡은 임재성 변호사.

시사직격은 이슈에 대한 발 빠른 대응을 원칙으로 하면서도 심층성 높은 탐사 기획을 위해 팀을 별도로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제작진은 “가치 있는 정보의 기준은 그 양이나 속단에 있지 않다. 깊이 있는 통찰과 분석이 정보의 질을 좌우한다. 하지만 현실은 소문과 추측, 일방적 주장이 검증되지 않은 채 사실로 유통되고 있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은 어마어마하다. 최근에는 가짜뉴스 논란으로 이어졌다”며 깊이 있는 분석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덕재 제작1본부장은 “KBS가 왜 일종의 상징과 같은 프로그램 두개를 한꺼번에 없애느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있었다”면서 “시사프로그램 퇴조는 절대 아니다. (기존 프로그램은) 형식상 현재 시대와 잘 맞지 않은 부분도 있었다. (추적 60분은) 카메라를 열심히 헤집고 다녔던 게 취재인 시대에서 만든 프로그램이었다”고 토로했다.

데일리 시사 프로그램인 <더 라이브>는 시청자들에게 편안하고 쉽게 시사 문제를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주력한다. 최욱 시사 팟캐스트 진행자와 한상헌 아나운서가 호흡을 맞춘다. 3분 이슈라는 코너를 통해 복잡한 이슈를 쉽게 풀어내고, 전문가를 초청해 시사 토크를 한다. 더 라이브는 유튜브 등을 통해 실시간 시청자들의 피드백을 받는다.

▲ 데일리 시사 이슈 프로그램
▲ 데일리 시사 이슈 프로그램 "더 라이브" 진행을 맡은 한상헌 아나운서와 최욱 시사 팟캐스트 진행자.

관건은 오늘밤 김제동이라는 강한 개성의 프로그램과 비교해 어떤 차별점을 보여주느냐다. 이내규 CP는 “저희 제작진도 고민이 많았다. 생방송을 하면서 시청자와 소통을 하고 니즈에 반응하는 게 강점이었는데 여러 제한 사항 때문에 재대로 구현하지 못해 본격적으로 시청자들의 댓글과 문자를 반영해보려고 한다”며 “최대 단점으로 사회 핫한 이슈가 발생하는데 즉각적으로 깊이 있게 전달했느냐라고 아쉽다는 지적이 있었다. 고정 프로에 연연해하지 않고 긴급 현안이 터지면 40분을 터서 전문가와 분석하고 통찰하는 그런 시간을 강화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최욱 진행자는 “제가 이해하면 전 국민이 이해한다. 시사프로그램의 진입장벽을 완전히 낮추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다큐인사이트’라는 이름으로 다큐프로그램을 집중 편성해 방송하는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첫번째 프로그램은 자연다큐멘터리 <와일드 맵>이다. 정일우와 최송현이 수달 등 야생동물을 관찰하기 위해 잠복하고 추적하는 것을 컨셉으로 잡았다.

제작진은 “‘UHD숨터’, ‘환경스폐셜’, ‘유네스코세계유산특집’ 등을 제작해오며 자연환경 다큐멘터리 제작에 뼈가 굵은 에이스급 제작진이 참여한 대형 프로젝트”라며 “그동안의 기술적, 서사적 노하우를 쏟아내 제작한 만큼 완전히 새로운 자연 다큐멘터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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