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관계가 악화하는 가운데 한일 노동자들이 갈등해결에 나섰다. 또한 아시아태평양지역 노동자들은 한국 정부에 국제노동기구(ILO) 기본협약 비준을 촉구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과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진행한 국제공공노련(PSI, Public Services International) 아시아·태평양지역 14차 총회에서 한일 공공부문 노조들은 ‘동북아시아 평화와 노동기본권을 향해-한국과 일본 노동자·민중 간 우호적인 신뢰관계의 건설 및 연대 강화를 위하여’라는 긴급결의안을 상정해 본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한일 노동자들은 긴급결의문에서 “양국간 무역분쟁이 경제뿐 아니라 노동자와 시민에게 악영향을 미칠 잠재력이 있다는 것, 제국주의와 전쟁의 역사를 극복하고 미래지향적 평화관계를 형성하는 게 아니라 한일 갈등을 부추기는 방향으로 진행되는 것 등을 우려한다”며 “양국 정부가 신뢰관계를 되찾고 문제를 출기 위한 적극적 노력을 해야 한다고 인식한다”고 했다. 

이어 “공공서비스의 책임을 맡고 있는 일본과 한국의 PSI 가맹조직들이 연대를 더 강화하고, 노동자와 시민의 생명과 삶을 보호하고, 동북아시아 평화와 노동자의 권리 향상을 위해 협력할 것을 결의한다”고 했다.

▲ 인도네이사 발리에서 18~20일 열린 국제공공노련 아시아태평양지역총회 모습. 사진=민주노총 공공운수 노조 제공
▲ 인도네이사 발리에서 18~20일 열린 국제공공노련 아시아태평양지역총회 모습. 사진=민주노총 공공운수 노조 제공

이번 결의안에는 국제공공노련 일본가맹조직협의회(PSI-JC)에 자치노(JICHIRO), 국공노련(JPSU), 전수도(ZENSUIDO), 전소협(ZENSHOKYO), 보건의료노조(JHCWU) 등과 국제공공노련 한국가맹조직협의회(PSI-KC)에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소방발전협의회 등이 참여했다. 

또한 이번 국제공공노련 아태지역총회는 한국 정부에 국제노동기구(ILO) 기본협약(29호·87호·98호·105호) 비준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참석자들은 결의문에서 “한국 정부가 1991년 ILO 회원국이 됐고 199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했지만 ILO 기본협약 4개를 아직 비준하지 않는 것에 주목한다”며 “한국 정부가 ILO 협약 비준을 위한 법률을 즉각 제출하고 협약 비준에 단호한 입장을 천명해 국제노동기준에 맞게 국내 노동법을 개정하는 절차를 개시하라”고 요구했다. 

결의문에서 “ILO 결사의 자유 위원회의 거듭된 권고에도, 한국에서 공무원의 노동기본권이 부정되고 있고 소방관들이 단결권도 없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며 “ILO 권고에 따라 공무원의 노동기본권을 보장하고 소방관에게 최소한 단결권을 보장할 것”을 요구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도 언급했다. 이들은 결의문에서 “문재인 대통령 자신이 공표한 최초의 핵심 정책사업이었다는 것을 주목한다”며 △정규직화를 위한 정부지침의 허점 △기대보다 낮은 정규직화 비율 △특정 비정규직 집단을 정규직화에서 배제 △비정규직 정규직화에 대한 정규직의 반발 △정규직화 진행한 작업장에 따라 사용자가 정규직화를 위하여 비정규직에게 적용한 기준의 일관성 결여 등 5가지 허점을 언급하며 우려했다. 

이들은 결의문에서 “한국 정부가 비정규직 노동자·그들의 노동조합과 함께 정규직화를 위한 현재의 정책수단과 지침을 비판적으로 점검하고 위에 언급한 기존 정책들의 잘못을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정책수단을 개발하고 실행해 한국 공공부문의 불안정고용을 제거한다는 정책목표를 달성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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