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방송 구성원이 ‘우매한 국민들’, ‘(일본)불매 운동 성공한 적 없다’는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현준호 경기방송 총괄본부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현 본부장은 논란의 발언으로 뭇매를 맞았다. 언론 보도 이후 경기도 의회까지 나서 현 본부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방송 출연을 거부해왔다.

현 본부장은 지난달 19일 사내 공고문을 통해 추석 이후 사퇴하고, 자신이 보유한 경기방송 지분 역시 매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사퇴 시한으로 밝혔던 20일까지도 사퇴하지 않고 버티는 상황이 되면서 전국언론노동조합 경기방송 분회와 한국기자협회 경기방송 지회는 성명을 발표했다.

경기방송 분회는 “현준호 총괄본부장 한 사람으로 인해 경기방송은 전 국민적인 공분을 샀고, 경기도의회 의원의 출연거부, 경기도당의 성명서 등 지역사회의 각종 규탄으로 경기방송은 보도/제작 전반에 걸쳐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면서 “현준호 총괄본부장은 추석 전.후로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 약속을 바탕으로 박영재 전 대표이사는 노동조합을 포함한 비상경영체제를 구축해 조속한 개선의지를 피력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추석이 지난 지 벌써 일주일. 사내공고문으로 밝힌 사퇴시한인 9월 20일인 오늘까지도 현준호 총괄본부장은 사퇴하지 않고 있다. 결과적으로 약속을 번복하고 사측은 9월 25일로 예정된 이사회를 통해서 입장을 내겠다고 말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영재 경기방송 대표이사가 지난 4일 돌연 사임한 것도 사태 수습을 어렵게 하고 있다. 박 대표이사는 ‘내외부 혼란을 수습할 자신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방송 분회는 “현준호 총괄본부장은 정말 국민들과 경기방송 직원들을 ‘우매한 존재’로 보고 있는 것인가?”라며 “현준호 총괄본부장이 또 다시 지난 8월 논란 직후 그랬던 것처럼 이번에도 휴가를 내고, 잠수를 타고, 그 사이 측근들을 통해 사태를 무마하려는 ‘시간끌기’를 하려는 건지 합리적인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경기방송 분회는 “현준호 총괄본부장은 더 이상 국민의 인내심을 시험하며 우롱하지말고 즉각 그 자리에서 내려오기를 바란다. 본인말대로 정말 경기방송을 사랑한다면, 더 이상 경기방송의 신뢰도를 떨어뜨려 회사를 존폐위기에 내몰지 말고 떠나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 경기방송 로고.
▲ 경기방송 로고.

한국기자협회 경기방송 지회도 성명을 내어 “현준호 본부장은 업무 인수인계 작업을 마치고 9월 20일 경기방송을 떠날 것을 경기방송 구성원들에게 공언했다”며 “그러나 현 본부장에 대한 사퇴 약속은 공염불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경기방송 지회는 “경기방송의 정상화는 현 본부장의 사퇴로부터 시작됨을 그 누구보다 절실히 공감하고 있다”면 “현준호 총괄본부장은 이 같은 엄중한 현실을 직시하고 기자출신으로서의 마지막 양심이 있다면 자신이 공언한대로 오늘 즉각 경기방송을 떠나라”고 촉구했다.

경기방송 구성원이 연달아 성명을 낸 것은 현 본부장이 사퇴의사를 번복하고 현직을 유지할 것이라는 신호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인사는 ‘누군가 구심점이 돼 사태를 해결해야 된다’며 현 본부장 사퇴에 반대의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방송은 심지어 지난 17일 주주총회 공고를 게시하면서 현준호 본부장의 직함을 대표이사 직무대행이라고 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상 논란의 당사자가 대표이사 자리를 겸직하고 있는 것이다.

경기방송은 오는 25일 신임 사장 선임 건으로 이사회를 열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대주주인 호주건설과 일본에 거주하면서 사업 중인 전임 회장 심기필 이사가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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