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절친 ‘틱톡’ 뉴스를 품다
초등생 절친 ‘틱톡’ 뉴스를 품다
[인터뷰] 윤현숙 YTN 디지털뉴스팀 팀장 “틱톡 진출 여성·10대 이용자 확대 전략, 15초 안에 기승전결 담기 고민”

“안녕하세요. 2배속 날씨 박현실입니다. 쾌청한 하늘에 요즘 가을 색이 정말 짙어지고 있죠. 하지만 낮에는 여전히 여름이 남아있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데 채 4초가 걸리지 않았다. ‘틱톡’ YTN 계정의 ‘2배속 날씨’ 진행자인 박현실 YTN 기상캐스터는 날씨 뉴스를 15초 안에 쏟아냈다.

▲ YTN ‘2배속 날씨’ 콘텐츠. 사진=YTN ‘틱톡’ 채널화면 갈무리
▲ YTN ‘2배속 날씨’ 콘텐츠. 사진=YTN ‘틱톡’ 채널화면 갈무리

콘텐츠가 넘쳐나는 현실에서 10대들은 더 짧은 콘텐츠를 원한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과자를 먹듯 5~15분의 짧은 시간에 콘텐츠를 소비한다는 의미에서 ‘스낵컬쳐(Snack Culture)’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최근 젊은 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틱톡은 극단적인 ‘짧은 콘텐츠’를 추구한다. 주어진 시간은 15초, 그 안에 자신을 표현해야 한다. 이 짧은 영상 안에 YTN은 뉴스를 실어 내보내기 시작했다.

1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YTN 사옥에서 만난 윤현숙 YTN 디지털뉴스팀 팀장은 “처음엔 활발했던 유튜브와 페이스북도 어느새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젊은층에 YTN 브랜드를 꾸준히 알려야 했다”며 ‘틱톡’을 시작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 윤현숙 YTN 디지털뉴스팀 팀장이 1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YTN 사옥에서 미디어오늘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YTN 제공
▲ 윤현숙 YTN 디지털뉴스팀 팀장이 1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YTN 사옥에서 미디어오늘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YTN 제공

윤 기자는 문화부 기자로 지내다 지난해 YTN 디지털뉴스팀으로 옮겨 새로운 서비스 진출을 고민하게 됐다. “YTN은 언론사 가운데 뉴미디어 채널이 잘 운영되고 있다. 그런데 구독자가 더는 늘지 않는다. 유튜브가 대중화되기 시작하자 유튜브 구독자층도 전통 YTN 구독자층과 비슷해졌다. 새로운 독자층을 확보해야 했다. YTN 브랜드를 젊은 층에 계속 꾸준히 알려야 했다.”

윤 팀장과 동료들이 올해 4월 TF팀을 꾸려 어떻게 하면 ‘새로운 독자층’을 유입할 수 있을까 고민한 결과는 ‘틱톡’이었다. 하지만 섣불리 도전하기 쉽지 않았다. 광고가 곳곳에 붙는 유튜브와 달리 틱톡은 이렇다 할 수익모델을 만들기 쉽지 않아서다.

▲ YTN ‘틱톡’ 채널화면. 사진= YTN 제공
▲ YTN ‘틱톡’ 채널화면. 사진= YTN 제공

그래서 낸 절충안이 두 서비스에 콘텐츠를 함께 운용하는 것이다. 그는 “틱톡은 15초짜리 영상이 기반이고, 인스타그램 스토리에도 15초 영상이 들어간다. 15초 영상을 만들어 두 계정을 함께 운영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팀은 팀장 1명을 포함해 기자 3명, 에디터 2명 등 총 6명으로 구성됐다. 이 팀은 ‘2배속 날씨’ ‘15초 뉴스’ ‘N년 전 뉴스’ 등의 3종류 콘텐츠를 제작한 후 틱톡과 인스타그램 계정에 동시에 올린다. 콘텐츠 업로드를 시작한 지 2개월 만에 인스타그램 구독자는 1만명, 틱톡 구독자는 4000여명을 달성했다.

‘틱톡’ 서비스에 가장 잘 맞는 콘텐츠는 ‘2배속 날씨’다. 캐스터가 빠른 속도로 날씨 소식을 말하면 그에 맞는 효과음이 나온다. 이후 수박, 선풍기, 우산, 비 등 다양한 이미지가 화면에 떠오르고, 기상캐스터는 이미지에 맞는 동작까지 선보인다.

이 콘텐츠를 기획한 이은비 디지털뉴스팀 기자는 “틱톡 사용자들은 그냥 영상만 올리는 건 심심해한다. 아이돌들이 빠르게 춤추는 2배속 댄스 영상에서 영감을 얻었다”며 “기상캐스터도 첫 촬영 땐 30분 넘겨 걸렸지만, 이젠 10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랩보다 더 빠르게 말할 때도 있어 놀랄 때도 있다”고 말했다.

▲ YTN 디지털뉴스팀이 1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YTN 사옥에서 회의하고 있다. 사진= YTN 제공
▲ YTN 디지털뉴스팀이 1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YTN 사옥에서 회의하고 있다. 사진= YTN 제공
▲ YTN 디지털뉴스팀이 ‘2배속 날씨’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사진= YTN 제공
▲ YTN 디지털뉴스팀이 ‘2배속 날씨’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사진= YTN 제공

‘2배속 날씨’ 진행자 박현실 기상캐스터는 “보통은 날씨 방송을 1분 정도 하는데 포인트만 짚어서 3~4문장으로 압축하는 게 어렵다. 빨리 말하면서 비디오도 생각해야 한다. 멀티를 요구한다”고 설명했다.

YTN은 ‘틱톡’에서 정치, 사회 현안을 전하는 ‘뉴스’도 제작하고 있다. 그는 “15초로 무슨 뉴스를 하냐고 물을 수 있지만, 독자들은 피의자가 검찰에 출두해 ‘검찰 조사 성실히 받겠다’고 한마디 말하는 장면에 관심을 갖는다”며 “역량을 기르면 15초 안에 기승전결까지 담을 수 있다고 본다. 틱톡에 익숙한 젊은 친구들에게 15초 안에 뉴스를 보여주는 게 뉴스의 친근감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윤현숙 팀장은 오히려 틱톡의 진입장벽이 낮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튜브만 해도 프리미어 등 프로그램으로 편집한 후 업로드해야 한다. 틱톡이 젊은층에 인기 있는 이유는 앱 안에서 음악, 효과 등을 넣고 편집할 수 있다. 누구나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렇게 강조했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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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2019-09-17 21:08:06
누구나 짧은 영상, 글, 신문, 보고서를 원한다. 그러나 내용이 짧으면 팩트체크가 어렵고, 내용이 왜곡되기 쉽다. 하지만 구독자가 사전지식을 가지고 있다면 이는 좀 다르다고 본다. 시청자가 충분한 사전지식을 가지고 있다면, 2배 빠른 뉴스가 중복을 제거하며 지식전달에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국민의 전반적인 지식이 상승하고 정보의 소스가 많아질수록, 시청자는 빠른 뉴스를 통해 중복을 제거하고 더욱 빠른 판단을 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