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해온 탈북자 이주성씨의 고 김대중 대통령 사자명예훼손 사건에 대해 경찰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대중평화센터 관계자는 17일 “마포경찰서로부터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어갔다고 통보 받았다”고 말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서울서부지검은 “현재 수사 중인 사안”이라고 밝혔다. 

김대중평화센터는 지난 3월 이주성씨를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서부지검에 고소했다. 이씨는 자신이 쓴 ‘보랏빛 호수’란 책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5·18 당시 김일성에게 북한군 특수부대 파견을 요청했고, 15대 대통령 선거에서도 북한군이 김대중 후보 당선을 도왔다”는 취지의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대중평화센터는 “5·18 민주화운동은 이미 입법적·역사적·사법적 평가가 모두 이루어졌고, 김대중 대통령도 이른바 ‘김대중내란음모 사건’에 무죄를 받았음은 주지의 사실”이라고 강조한 뒤 “어떠한 근거도 없이 허위사실을 출판물에 적시하고 유포하는 것은 명백한 역사 왜곡이며 용서받지 못할 범법 행위”라며 무관용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로선 검찰이 이주성씨를 기소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은 2013년 이씨와 유사한 주장을 했던 지만원씨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이주성씨의 기소 여부에 특히 관심이 가는 이유는 향후 이씨의 재판과정에서 지금껏 1980년 광주에 직접 침투했던 북한군이라고 공개적으로 주장해온 유일한 인물, 김명국(가명)씨의 실체가 드러날 가능성이 있어서다. 

▲2013년 5월15일자 채널A '김광현의 탕탕평평'의 한 장면. 모자이크 처리된 김명국씨 옆에 있는 이가 이주성씨다.
▲2013년 5월15일자 채널A '김광현의 탕탕평평'의 한 장면. 모자이크 처리된 김명국씨 옆에 있는 이가 이주성씨다.

 

2013년 5월15일 채널A 시사프로그램 ‘김광현의 탕탕평평’에 출연했던 김명국씨는 여전히 행방을 알 수 없다. 2013년 채널A 방송에서 김씨가 출연한 이후 북한군 개입설이 본격 확산됐다. 김명국씨의 채널A 인터뷰 당시 김씨 옆에 동석했으며 문제의 채널A 방송 스튜디오에 출연해 김씨 주장에 주석을 달며 ‘북한국 개입’을 주장했던 이가 이주성씨다. 

이씨가 쓴 ‘보랏빛호수’의 부제는 ‘광주사태 당시 남파되었던 한 탈북군인의 5·18체험담’이다. 주인공 이름은 정순성인데, 월간조선은 “김명국과 정순성이 동일인물이거나 동일한 작전에 참여한 인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이씨로서는 재판이 진행될 경우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기 위해 김명국씨를 증인으로 신청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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