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최영애, 인권위)가 선감학원 아동인권침해사건 사진전 ‘소년, 섬에 갇히다.’를 연다. 지난 9일부터 오는 12월까지 광주·부산·원주 인권체험관에서 순회 전시하기로 했다. 

선감학원은 일제강점기인 1942년 5월29일 일제 조선소년령에 따라 경기도 안산시 대부면(당시 경기도 부천군) 선감도에 세워진 수용 시설이다. 1955년부터 1982년 폐쇄 전까지 복장이 남루하거나 행동이 불량하고, 주소를 모른다는 이유로 아이들이 경찰과 공무원에게 잡혀와 강제노역 등 인권 침해를 당했다. 

[ 관련기사 : 수용피해자만 4691명 선감학원에서 무슨 일이? ]

인권위는 지난해 12월 국회의장에게 선감학원 인권 침해 사건과 관련해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고, 행정안전부 장관과 경기도지사에게는 대부분 고령인 피해 생존자들이 빈곤과 질병에 시달리고 있어, 법안 마련 전 시급히 지원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 선감학원 신축 건물 기공식 행사. 사진=국가기록원
▲ 선감학원 신축 건물 기공식 행사. 사진=국가기록원

 

인권위는 이번 사진전이 선감역사박물관, 국가기록원 등에 있는 사진자료를 바탕으로 국가폭력으로 선감학원에서 희생된 이들을 추모하고 그 시대를 반성적으로 성찰하기 위해 기획했다고 밝혔다.

총 20여점의 기록사진과, 피해자 증언, 카드 뉴스 및 관련 영상물, 기념엽서 배부 등으로 구성한 이번 사진전은 9월에 광주인권체험관(9월7일~10월2일)을 시작으로 부산(10월3일~11월13일)과 원주(11월14일~12월20일)에서 열린다. 

인권위는 지난해 사료와 피해자들 증언을 토대로 ‘선감학원 아동인권침해사건 보고서’를 발간했다. 

경기도기록관엔 선감학원에 입소했다가 퇴소한 아동 4691명의 기록이 남아 있는데 당시 입소 아동 연령은 7세 이하 1.3%, 8~13세가 40.9%였다. 당시 아동들은 염전, 농사, 축산, 양잠, 석화 양식 등 강제노역에 시달렸다. 꽁보리밥, 강냉이밥과 소금, 간장, 젓갈 등이 식사로 나왔으나 이마저도 절대적으로 부족해 아동들이 열매, 들풀, 곤충, 뱀, 쥐 등을 잡아먹는 과정에서 불의한 사고를 당했다고 피해자들의 증언을 전했다.

▲ 선감학원 신축 건물 기공식 행사. 관계자들 시찰 모습. 사진=국가기록원
▲ 선감학원 신축 건물 기공식 행사. 관계자들 시찰 모습. 사진=국가기록원

 

또 강제 수용된 아동들은 선감학원 종사자나 다른 아동에게 상습적인 폭행으로 고통 받다가 탈출하거나 사망했고 그 피해는 30년이 넘은 지금도 신체적 장애, 정신적 트라우마, 경제적 빈곤 등의 후유증으로 이어진다고 전했다.  

한편 권미혁 민주당 의원은 경기도선감학원아동피해대책협의회 등과 함께 오는 19일 국회에서 ‘선감학원 : 강제수용 등 인권침해 진상규명 및 피해자 지원대책 마련 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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