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 톨게이트 농성장에 기자출입까지 차단
도로공사, 톨게이트 농성장에 기자출입까지 차단
톨게이트 수납노동자 본사 점거 “전기차단 등 인권침해”…도로공사 “정규직화 입장변화 없어, 민주노총 불법점거로 업무방해” 

한국도로공사(사장 이강래)가 톨게이트 요금수납 노동자들이 농성 중인 경북 김천 도로공사 본사 건물에 취재기자 출입을 막아 논란이다.

본사 2층에서 농성중인 노동자들은 “도로공사 측이 추석당일인 13일부터 기자출입을 막아 노동자를 고립시키고 전기를 끊어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도로공사 측은 “외부인들이 많이 들어와 직원들 출퇴근도 못해 외부인을 통제하는 것”이라며 전기 차단에 대해선 “수납원들이 화장실에서 빨래·세면을 하면서 콘센트에 물이 들어가 누전된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 

톨게이트노조는 사측이 농성장을 고립시키려 한다고 주장했다. 현장에 있는 박순향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민주연합노조 톨게이트지부 부지부장은 16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언론사를 통제하면 우리가 (사진 등을) 찍어서 내보낼 수밖에 없으니 가둬놓으려는 것 같다”며 “전기를 끊어 휴대폰 충전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 경북 김천에 위치한 한국도로공사 본사. 사진=한국도로공사 제공
▲ 경북 김천에 위치한 한국도로공사 본사. 사진=한국도로공사 제공

박 부지부장이 “좁은 공간에 250명 넘게 있는데 한층에 화장실도 하나고 불이 들어오지 않아 위험하다”며 전한 내부 상황은 열악했다. 지난 9일부터 본사를 점거해 일주일이 넘어가면서 감기·피부병·위장병 환자들이 늘고 있어 진통제 등으로 버티고 있다고 했다.  

▲ 한국도로공사 본사 화장실에 전기 들어오지 않아 휴대전화 손전등으로 불을 밝힌 모습. 노조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위험하고 불편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사진=톨게이트노조 제공
▲ 한국도로공사 본사 화장실에 전기 들어오지 않아 휴대전화 손전등으로 불을 밝힌 모습. 노조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위험하고 불편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사진=톨게이트노조 제공

노동자들은 경찰과 도로공사 인원들에 둘러싸인 채 연휴를 보냈다. 박 부지부장은 “여성노동자들이 97%인데 밤에 자다가 눈을 뜨면 경찰이랑 눈 마주치고 사측이랑 눈 마주친다”며 “이강래 사장에게 교섭공문을 매일 보내고 있는데 답변은 9일 기자회견에서 달라진 것 없다는 것이고 그나마도 어제(15일)는 답도 안 왔다”고 말했다. 

대법원은 지난달 29일 톨게이트 요금수납 노동자들이 불법파견이라며 직접고용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사측이 9일 판결 당사자를 선별해 고용하고 근로자지위확인 1․2심 소송은 계속 진행하겠다고 밝히자, 노조는 이에 이 사장과 직접면담을 요구하며 본사 농성에 들어갔다.

이 사장은 9일 기자회견에서 ‘근로자지위확인소송’에서 승소한 노동자 745명 중 499명을 정규직으로 고용하고 이마저도 수납이 아닌 다른 업무를 배정하겠다고 했다. 1·2심 진행 중인 노동자의 경우 직접고용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노조는 1500명 대법원 판결 취지대로 전원 직접고용하라는 입장이다. 

▲ 경북 김천 한국도로공사 본사 인근 모습. 사진=한국도로공사 제공 영상화면 갈무리
▲ 경북 김천 한국도로공사 본사 인근 모습. 사진=한국도로공사 제공 영상화면 갈무리

도로공사 홍보실 관계자는 16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농성) 초기에는 외부인을 통제하지 않았는데 외부인이 많이 들어와 (직원들이) 출퇴근도 못하고 그랬다”며 “기자 뿐 아니라 외부인 자체의 진입을 관리하고 있어서 (도로공사) 출입기자들도 못 들어온다”고 말했다. 

전기 공급 관련해 해당 관계자는 “(도로공사) 직원들도 같이 밤을 새고 그래서 전기를 인위적으로 차단하진 않았다”며 “농성하는 수납원 분들이 화장실 사용하면서 빨래·세면하다 콘센트에 물이 들어가 누전이 됐다”고 답했다. 노조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현재까지 단전 상태다. 

이어 관계자는 “사옥을 불법 점거해 집회하면서 현관 회전문, 유리칸막이, 안내데스크 등 시설물이 많이 파손됐다”며 “그럼에도 최대한 샤워실, 화장실, 물품반입 등 편의를 봐드리고 있다”고 했다. 

도로공사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 “수납원 정규직화 관련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히며 “민주노총 주도 본사 불법점거로 업무방해가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도로공사는 “시설물을 파손해 약 5000만원의 재산상 피해가 발생하고 여러 직원들이 신체 상해를 입었다”며 “다가오는 국정감사 준비 등 산적한 현안 업무와 고속도로 유지관리·교통관리 본연의 업무에도 차질이 우려되는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 톨게이트 수납노동자들을 막기 위해 한국도로공사 직원과 경찰이 힘을 합하는 모습. 사진=민주노총 페이스북
▲ 톨게이트 수납노동자들을 막기 위해 한국도로공사 직원으로 추정되는 이들과 경찰이 힘을 합하는 모습. 사진=민주노총 페이스북

이는 교섭을 요구하는 톨게이트노조가 아닌 도로공사 직원 노조가 낸 성명에 대한 답에 가깝다. 지난 14일 한국도로공사 노동조합(위원장 이지웅)은 “우리는 일터를 지키기 위해 추석 명절도 반납하고 본사로 집결해야 했다”며 “사옥 경비, 침탈 방어 등에 더 이상 직원 동원은 용납하지 않겠다”고 했다. 도로공사 직원이 ‘구사대’로 나서 경찰과 함께 대법원에서 도로공사 지위를 인정받은 수납노동자들과 싸운 사실을 확인해 준 성명이다. 

한국도로공사 노조는 “특수폭행·업무방해·특수건조물침입 등 불법행위가 난무하고 있다”며 “경영진은 작금의 상황을 정부에 정확히 알리고 본사침탈 사태 해결을 위해 진력을 다하라”고 주장했다. 농성 8일째다. 

이 기사를 후원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바람 2019-09-16 19:11:20
분명한 것은 정권이 다시 변해도 노동자의 지위는 나아지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점거가 아닌 입법으로 해결하는 것이다. 내년 4월 총선이 얼마나 노동자에게 좋은 기회인가. 그대들에게 큰 아픔일 수 있다. 그러나 총선 전에 기자회견을 많이 하고, 이런 비합법적 파견을 막는 법을 입법예고 하거나 지지하는 당을 찍는다고 말하면 된다. 노동자와 경영자가 극한 대립을 하고 있을 때 가장 좋은 방법이 투표다. 단, 점거나 폭력이 없어야 한다. 법제화하지 않으면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이런 고통은 계속될 것이다. 법이 없다면 말 바꾸기는 언제나 합법이 된다. 노동자도 법과 직업, 정치에 대해 잘 알고 전략적으로 싸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권에 따라 노동자는 언제든지 자유 계약직으로 바뀔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