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KBS ‘저널리즘 토크쇼J’(이하 저리톡)과의 협업으로 인터넷 뉴스 사이트 ‘인사이트’의 5일간 업로드된 기사를 전수 분석했습니다. 8월 19일부터 23일까지 인사이트에 업로드된 전 기사를 저장하는 ‘웹 크롤링’ 작업은 저리톡의 의뢰로 에스크윈드에서 진행해주었습니다. 민언련은 저리톡이 제공해준 자료를 토대로 관련 769건을 다각도로 살펴보았습니다.

‘인사이트’ 매체는

인사이트는 서울경제 출신 기자 3인이 설립한 일종의 ‘큐레이션 뉴스’ 사이트로, 좋게 평가하면 많은 뉴스 중 유용한 정보를 선별해 제공하는 서비스이지만, 실상은 타 신문사나 방송사의 컨텐츠를 가져와 클릭 장사를 하는 기생언론이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기생 언론이 SNS에서는 엄청난 영향력을 가지고 있어 문제입니다. 인사이트는 이미 2014년 경 페이스북에서 허핑턴포스트를 제치고 가장 영향력이 큰 언론으로 부상했습니다. 지난해 미디어오늘이 <대학생이 가장 불신하는 매체, 조선일보가 아니다>(2018년 12월26일)에서 대학생 4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가장 불신하는 매체’로 인사이트를 1위로 꼽았다는 것은 그만큼 SNS 주 이용층에서의 인사이트의 인지도와 영향력을 방증합니다.

1인당 기사 작성 수는 온라인 매체 평균 수준

민언련은 우선 기자당 기사 작성 수와 기사 송고시간을 분석해 보았습니다. 동명이인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아 분석에 다소 한계는 있지만, 기사에 나온 이름으로 분석해 본 결과 5일간 기사에 이름이 올라간 기자는 총 28명이었습니다. 기자가 아닌 ‘디지털뉴스팀’으로 나온 기사 100건을 제외하면 28명이 5일간 쓴 기사는 669건으로, 평균을 내면 주당 23.9건의 기사를 작성했고 1일 기준으로 환산하면 4.8건이었습니다. 일평균 표준편차는 2.04건이었습니다. 가장 많은 기사를 작성한 기자의 경우 하루에 최대 16건의 기사를 썼고, 일평균 최대 기사 작성 수는 8건이었습니다.

▲ 8월19일부터 23일까지 인사이트 기자 1인당 기사 작성 통계. 사진=민주언론시민연합
▲ 8월19일부터 23일까지 인사이트 기자 1인당 기사 작성 통계. 사진=민주언론시민연합

 

미디어오늘 기사 <2013년 기자, 평균 연봉 4540만원에 매주 31.3건 기사작성>(2014년 1월10일)에 따르면, 온라인 신문들이 나오면서 기자들의 주당 평균 기사 작성 숫자는 1993년 11.7건에서 2013년 31.3건으로 3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유형별로 보면 언론사닷컴 기자들은 주평균 34.5건의 기사를 쓰고 있었다고 합니다. 따라서 인사이트 기자들의 기사 작성 수가 타 언론사에 비추어 특별히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깊이 있는 기사를 생산하지 못한다는 인터넷 언론사들의 전형적인 특징은 공유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사 송고시간 분포를 살펴보면, 대부분의 기사는 점심시간 전(10시~12시)와 저녁시간 전(17시~19시)에 집중적으로 송고되고 있었고, 전체적인 분포를 보면 16시에서 19시 사이 전체의 절반 가까운 352건(45.8%)가 송고되고 있어 사실상의 석간언론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는 또한, 타사 보도들을 옮겨 쓰는 기사가 대부분인 인사이트의 특성 상 당연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 8월19일부터 23일까지 인사이트 기사 송고 시간대별 분포. 사진=민주언론시민연합
▲ 8월19일부터 23일까지 인사이트 기사 송고 시간대별 분포. 사진=민주언론시민연합

 

전체 기사의 절반이 기업홍보성·연예인 기사

다음으로, 민언련에서는 기사들의 내용을 분석하여 기사들이 어떤 주제를 다루었는지 분류해 보았습니다. 그 결과, 769건의 기사 중 기업홍보성 기사가 204건으로 전체의 1/4가량(26.5%)을 차지해 가장 많았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연예인들의 예능·방송·영화 출연, 동향 등을 다룬 연예인 관련 기사가 202건(26.3%)으로 비슷한 비율을 차지했습니다. 이 둘의 비율을 합하면 52.8%로 절반이 넘었습니다.

▲ 8월19일부터 23일까지 인사이트 기사 주제별 기사 분포. 사진=민주언론시민연합
▲ 8월19일부터 23일까지 인사이트 기사 주제별 기사 분포. 사진=민주언론시민연합

 

상대적으로 하드 뉴스에 해당되는 정치·외교 분야와 사회 분야로 분류된 기사는 각각 49건(6.4%), 42건(5.5%)에 불과했습니다. 다시 말해 인사이트 기사 중 적게 봐도 80%이상은 연성뉴스로 채워져 있는 것입니다.

정치·외교 분야 뉴스라고 해도 세부 주제들을 살펴보면, 주제가 극히 편중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치·외교 분야 뉴스 49건은 정확히 북한 관련 보도 5건, 한일관계 관련 보도 21건, 조국 당시 법무장관 후보자 관련 보도 23건으로 나눌 수 있었으며, 이 셋 외의 주제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즉, 하드 뉴스라고 해도 이슈가 되고 있는 ‘잘 팔리는’ 기사 이외의 기사는 전혀 생산하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전체 기사의 절반, 보도자료나 SNS·온라인 커뮤니티가 출처

한편, 기사들의 내용을 토대로 기사가 어떤 출처를 가지고 작성되었는지도 조사해보았습니다. 기사에 직접 ‘~에 따르면’이라는 식으로 출처가 명시된 경우 그것을 기사의 출처로 판단했고, ‘~는 (언제) ~라고 밝혔다’는 식의 표현은 보도자료를 참고한 것으로 간주하였습니다. 직접 출처가 명시되어 있지 않아도 뉴스통신사 등에서 비슷한 보도를 확인한 경우 타사보도나 해외언론이 출처인 것으로 분류하였습니다. ‘직접 취재’로 간주한 기사들은 직접 취재한 내용이 명시되어 있거나, 사진에 로고를 붙여 저작권을 주장하거나, 보도자료나 타사 보도를 받아 쓴 흔적이 드러나지 않은 기사들로, 최대한 직접 취재의 범위를 넓게 보았습니다.

▲ 8월19일부터 23일까지 인사이트 기사 출처별 기사 분포. 사진=민주언론시민연합
▲ 8월19일부터 23일까지 인사이트 기사 출처별 기사 분포. 사진=민주언론시민연합

 

그 결과, 보도자료를 보고 썼다고 평가할 수 있는 기사는 769건 중 246건으로 32%를 차지했습니다. ‘SNS나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어떤 내용이 돌고 있다’는 식의 SNS/커뮤니티가 출처인 기사가 179건(23.3%)으로 뒤를 따랐습니다. 타사 보도나 해외 언론이 출처인 기사는 각각 63건(8.2%), 50건(6.5%)이었는데, 해외언론이 출처인 경우 ‘월드오브버즈’ 등 해외 ‘뉴스 큐레이션 업체’ 기사를 받아쓴 기사들이 여럿 보인 것이 특징적이었습니다. 출처를 확정할 수 없었던 기사도 28건(3.6%) 있었습니다.

한편, 앞서 지적한 기업홍보성 기사와 보도자료가 출처로 생각되는 기사는 상당부분 겹치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기업홍보성 기사 204건의 출처 분포를 살펴보면, 보도자료가 178건으로 전체 보도자료 대비 72.4%, 전체 기업홍보성 기사 대비 87.3%를 차지했습니다. 저널리즘 토크쇼 J에서 공개한 인사이트의 수익구조와 손익계산서에 따르면, 2018년 87억에 이르는 매출액 거의 전체가 광고비로 구성되어 있다고 하는데요. 그 막대한 매출이 어디서 나오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직접 취재’ 기사들도 흥미성 기사들 뿐…이런 언론이 시장에서 성공해도 괜찮나?

인사이트 자체에서 생산한 것으로 보이는 ‘직접 취재’기사는 73건으로 전체의 9.5%에 불과했습니다. 이 중 본문이 없이 사진만 있는 기사가 13건이었고, <남친과 다퉈도 ‘이별’만은 피하게 해주는 현명한 싸움 방법 9가지>(8월19일)와 같은 블로그 형식의 흥미성 순위·목록 기사가 24건이었습니다. 위 두 가지 유형을 빼면 본문이 있는 직접 취재 기사는 30건 내외입니다.

직접 취재 기사를 주제별로 나누어 보면, 연예인 기사가 23건으로 가장 많은 데 비해, 정치·외교분야와 사회 분야 기사는 각각 8건과 4건으로 합해도 12건이었습니다. 종합하면, 인사이트가 그나마 자체적으로 생산했다 보이는 기사 중에서도 최소한의 기사 형식을 갖춘 기사는 30건 전후이며, 그나마도 대다수가 흥미성 기사라는 평가가 무리하지 않습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화폐의 가치에 큰 편차가 있는 경우, 상대적으로 가치가 높은 화폐는 액면가가 같은데도 실제 가치는 더 높기 때문에 사용할수록 손해가 되어 사장되고, 결국 시장에는 질 낮은 화폐만 유통되게 된다는 경제학 이론인데요. 이 경우에도 그대로 들어맞는 경우입니다.

인터넷은 언뜻 보면 정보 제공의 한계가 없어 정보와 기사의 질과는 관계 없이 무한한 기사들이 유통되어도 무방할 것 같지만, 사실 뉴스 소비자들의 클릭과 시간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인사이트 같은 황색·기생언론이 대중에게 선택받고 시장에서 승리하게 된다면, 기사와 정보의 질에 대한 노력 없이도 금전적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언론계 전반적인 도덕적 해이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즉, 흥미위주의 수준 낮은 정보들이 시간을 들여 정제된 정보들을 시장에서 도태시키는 것이죠. 현재는 이런 인터넷 언론사들을 규제할 마땅한 방법이 없는 상황인데요, 뉴스 소비자들의 현명한 소비와 감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9년 8월 19~23일 인사이트, 인사이트 비즈니스 홈페이지에서 수집한 769건의 기사
※ 문의 : 공시형 활동가 (02) 392-0181 / 정리 : 주영은·문미향·이슬기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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