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 철수 노사갈등 때문? “가짜뉴스 전형”
일본 기업 철수 노사갈등 때문? “가짜뉴스 전형”
매일경제 1면머리 단독 ‘한국서 전격철수, 최근 노사갈등 영향’
실상은 계열사 1곳, 노조설립 전 결정, 노조도 다른 계열사… 노조 “자본철수 공포 조장해 노조탓”

매일경제가 일본 미쓰비시중공업 계열사인 아사히글라스를 두고 ‘노사갈등 영향으로 한국에서 전격 철수한다’고 1면 단독보도했다. 그러나 사업을 접는 PDP(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 부문 자회사는 이미 오래전 철수에 접어든 데다 노조 이슈는 그뒤 다른 계열사에서 생겨 의도적 왜곡이란 비판이 나온다.

매일경제는 11일 1면 머리에 ‘일 아사히글라스 한국서 전격 철수’ 제목으로 보도를 냈다. 본문엔 아사히글라스 계열사 가운데 하나인 아사히PD글라스한국이 “한국 진출 14년 만에 사업을 정리하기로 했다”며 경상북도에 무상 임차하던 공장 부지를 되돌려놓겠다고 밝힌 사실을 전했다. 그러면서 “표면적으로는 PDP 유리기판 판매 부진에 따라 한국 사업을 접지만 최근 한일갈등과 노사문제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고 밝혔다.

신문은 “(아사히PD글라스한국이) 비용을 들여가면서 구미 공장을 폐쇄하고 철수하는 배경으론 경영난, 한일관계 경색, 노사갈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마지막 문단에선 “(회사가) 2010년 매출액 2262억원, 영업이익 502억원을 올려 이 중 절반을 일본 본사로 배당할 정도로 급성장했지만 이후 PDP 수요 감소로 인해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5년부터는 공장 가동을 중단한 상태”라 설명했다.

▲11일자 매일경제 1면 갈무리.
▲11일자 매일경제 1면 갈무리.

20면에 해설기사 ‘‘투자 더 못해’…日기업 줄줄이 한국서 짐싸나’에선 “아사히글라스가 더 이상 한국에 투자하기 힘들단 이유로 구미공장 철수를 결정하면서 일본 기업의 ‘탈한국’ 움직임이 가시화하고 있다”고 했다. “LCD 사업을 담당하는 AGC화인테크노한국은 가동 중단이나 철수 계획이 없다”는 아사히글라스 관계자 말은 기사 후반부에 붙였다. 매일경제는 온라인판엔 두 기사 모두 ‘단독’ 표시를 달았다.

그러나 실상 아사히PD글라스한국의 철수와 노사관계는 관련이 없다. 아사히PD글라스한국은 아사히 계열사에 비정규직노조가 들어서기 전부터 폐업 수순을 밟았다. 2014년 말부터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LCD를 생산하는 AGC화인테크노한국에 비정규직 노조가 생긴 건 2015년 6월이다. 그것도 PD글라스한국이 아닌 다른 계열사다.

‘노사갈등’도 이를 시점으로 본격화했다. 사내하청 비정규직들이 지회를 설립하자 회사는 이들 178명의 도급계약을 일방 해지했다. 지회가 진정한 끝에 노동청이 불법파견이라며 직접고용 명령을 내렸지만 사측은 현재까지 이행하지 않고 있다. 지회의 지속적인 문제제기로 검찰은 지난 2월 사측을 불법파견 혐의로 기소했다.

▲아사히글라스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이 2월 26일 일본 아사히글라스 간사이공장 아마가사키사업소 앞에서 부당해고를 알리는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노동과세계 제공
▲아사히글라스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이 2월 26일 일본 아사히글라스 간사이공장 아마가사키사업소 앞에서 부당해고를 알리는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노동과세계 제공

차헌호 아사히비정규직지회장은 “PDP부문은 5년 전부터 사업을 접었고 모두 알고 있었다. 임대토지를 돌려주는 건 당연한 수순이라 단독 거리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차 지회장은 “매일경제 기자가 어제 전화를 걸어와 PDP와 LCD 구분 없이 ‘사업을 철수했냐’고 묻기에 ‘(LCD)공장 가동 중이다. 부지를 공짜로 써서 적자도 안 난다’고 답했다. 노사관계에 대해선 묻지도 않았다”고 했다.

아사히비정규직지회는 이날 “보도의 의도는, 있지도 않은 자본철수 공포를 조장해 그 책임을 노조에 떠넘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도 반박자료를 내 “결과적으로 사실관계에 틀린 부분은 없으나 제목과 지면배치, 해설을 통해 없는 사실을 덧붙이고 왜곡된 결론을 유도한다. 침소봉대하거나 서로 무관한 A와 B를 섞는 가짜뉴스의 전형”이라고 밝혔다.

기사를 쓴 매일경제 기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해당 기자는 미디어오늘에 “(철수하는) PDP와 (노조가 들어선) LCD가 별개 회사지만 결국 아사히글라스가 대주주다. 한 계열사의 노사관계가 다른 곳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PDP 공장이 LCD 노조 이슈가 생기기 전 사업을 접었다는 지적엔 “노사관계가 주요 이유라고 적지 않았다. PDP가 사양산업이 됐다는 내용을 강조했다”고 했다.

이 기사를 후원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바람 2019-09-12 12:00:24
과거 현대차와 삼성이 일본에서 철수한 것은 일본 노조 때문에 그런 건가? 요즘 신문들은 하나같이 노동자만 비판하네. 노동자가 내년 선거인의 대부분인 거 모르나. 대주주만을 위해 노동자끼리 이간질하고, 남녀 대결구도 만들어 분열시키려는 작전인가. 참, 더럽게 선동하고 정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