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고위간부들이 조국 법무부장관 부인 등 가족과 주변 수사를 위해 윤석열 검찰총장을 배제한 특별수사단 구성을 제안했다가 거부당했다. 이에 따라 법무부가 무리한 수사 개입을 하려해 검찰의 독립성을 훼손했다는 비판을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무부 관계자는 11일 이성윤 법무부 검찰국장이 한동훈 대검 반부패부장에게 취임식 직후 전화해 특별수사팀 구성을 제안했는지를 묻자 “아이디어 차원에서 했고, 상황이 걱정돼서 한 것으로안다”고 밝혔다.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보고하지 않는 독립적인 수사팀을 말한 것이냐는 질의에 이 관계자는 “정확한 워딩은 모르지만 특별수사단 구성에 대해 제안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전화를 건 시점은 취임식 당일이 맞는지를 묻자 이 관계자는 그런 것 같다고 답했다.
김오수 차관도 강남일 대검차장에게 전화해 비슷한 제안을 했는지에 관해 이 관계자는 “전화한 것이 아니고, 김오수 차관이 박상기 장관 이임식 장에서 (강남일 차장을) 만난 기회에 걱정 스러운 마음에서 건넨 말”이라고 말했다.
독립성을 손상시키는 행위가 아니냐는 지적에 이 관계자는 “걱정스러워서 아이디어 차원에서 한 것”이라고 말했고, ‘제안을 거부했다는데, 안받아들이면 그만인 제안인가’라는 질의에 “그렇다”고 답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이것이 법무부의 수사개입이자 직권남용이며 윗선이 개입됐다면 탄핵사안이라는 문화일보 등의 비판을 두고 이 관계자는 “검사출신으로서 걱정스러운 마음에서 했다는 것만 안다”며 “우리가 (비판에 대해) 평가할 일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사전에 조국 법무부장관과 논의하지는 않았느냐는 질의에 이 관계자는 “장관은 전혀 모르는 내용이고, (그런 의심은) 전혀 사실이 아닐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은 이날 아침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보도를 보고 알았다며 “예민한 시기인 만큼 다들 언행에 조심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 등이 보도했다.
검찰 관계자는 11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법무부에서 (취임식 당일) 복수의 채널로 특별수사팀 제안 연락이 와서 단호하게 안된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윤석열 검찰총장을 배제한 수사팀으로 이해하고 있으며, 거부한 사유가 검찰의 독립성을 침해하고 공정한 수사에 저해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검찰총장의 정상적인 수사책임 하에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제안이어서 당연히 우려가 있다며 수사지휘라인을 변경할 사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새 장관 취임 후 엄정한 수사환경을 조성하는 데 저해되는 행위냐는 질의에 “장관과 연결지어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답했다.
청와대는 이 같은 상황과 관련해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11일 오전 현안브리핑에서 ‘법무부 간부들의 대검 간부들에게 조국 장관 특별수사팀 제안을 한 사실을 알고 있는지’, ‘이 같은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느냐’는 미디어오늘의 질의에 “여기는 법무부가 아니다”라며 “제가 답할 사안이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이 같은 소식은 JTBC 등의 보도로 알려지게 됐다. JTBC는 10일 저녁 8시 방송된 저녁 뉴스의 톱뉴스로 ‘법무부 고위 간부, 검찰에 ‘윤석열 배제한 수사팀’ 제안’을 보도했다. 이어 SBS도 같은 날 저녁뉴스인 ‘SBS 8뉴스’ 뒷부분에 이 소식을 검찰 기자와 전화연결을 통해 내보냈다. 이밖에 동아일보도 추가적인 내용을 파악해 11일자 1면 기사로 보도했다.
자유한국당은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표 중진 의원 회의에서 “얼마나 비양심적이고 악독한 정권이면 이렇게 노골적으로 뻔뻔하게 ‘조국 봐주기 수사단’을 만들자고 하겠는가”라며 “이제 본격적으로 검찰을 권력의 주구로 부리고, 이 정권에 대한 수사를 원천봉쇄하겠다는 것이다. 이게 대한민국 맞는가”라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완장을 차자마자 검찰 죽이기에 나서는 모습이 정말 경악스럽다”며 “도저히 일반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최악의 후안무치 정권이자 안하무인 정권”이라고 비난했다.
나 원내대표는 “국회가 ‘조국 게이트’에 더 이상 한가할 때가 아니다, 국정조사와 특검을 바로 실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조국 게이트의 실체를 국회가 밝혀야 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