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신임 법무부장관이 9일 임명장을 받은 뒤 문 대통령에 향후 사법개혁 과제를 신속하게 확실하게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검찰개혁에 나설 조 신임 장관 자신과 자신의 주변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당분간 첨예한 긴장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조 신임 장관은 지난 한 달간 자신의 주변이 파헤쳐지고 검찰기소에 의혹이 제기됐는데도 임명된 취지를 마음에 새기겠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장관들이 스타플레이어도 필요하지만 모두가 고민하는 원팀임을 잊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내놓은 서면브리핑에서 조 신임 장관이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임명장 수여식이 끝난 뒤 자리를 옮겨 문재인 대통령과 환담하는 자리에서 “지난 한 달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며 “그럼에도 임명이 된 그 취지를 늘 마음에 새기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고 대변인에 따르면. 조 신임 장관은 “학자로서, 민정수석으로서 고민해 왔던 사법개혁 과제들을 신속하고 확실하게 실시하도록 하겠다”며 “지켜봐 달라”고 역설했다.

고 대변인은 이밖에 이날 임명장을 받은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의 경우 “방송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각 방송사들의 경영난은 악화되어 가고 있다”며 “공공성을 갖는 방송의 책무가 소홀해지지는 않았는지 살피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금이야말로 튼튼한 국가기술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때”라며 “당장 눈앞에 있는 현안도 중요하지만 ICT 기술과 기초과학을 발전시켜 국가 미래를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고 대변인은 전했다. 최 신임 장관은 “저 혼자는 불가능하다”며 “함께 협력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고도 했다.

고 대변인은 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시장 안정, 금융 혁신, 금융 선진화를 달성할 수 있도록 힘을 쏟겠다”며 “특히나 젊은이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 창업 지원을 금융 쪽에서도 구현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고 대변인에 의하면, 조성욱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은 “공정경제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평하게 만들고, 누구나 노력한 만큼 보상받게 하는 것”이라며 “갑을문제 해결에서 더 나아가 구조적·제도적 변화를 꾀해 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은 “할 일은 많지만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다는 생각도 든다”면서도 “하지만 대통령께서 힘을 실어 주신다면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부서로 거듭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귀찮지만 반드시 필요한 안전띠 같은 일을 수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고 고 대변인은 전했다. 고민정 대변인은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경우 “농업인들이 성과를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펴겠다”며 “따뜻한 농정을 펴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고 대변인은 이 같은 다짐에 문재인 대통령이 과기부 장관에게는 “4차산업혁명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농식품부 장관에 “세계로 진출하는 한국농업”을, 공정위원장에게는 “공정경제를 통한 혁신성장의 완성”을, 금융위원장에게는 “전분야에 걸친 금융의 중요성”을, 방통위원장에게는 “방송의 공적역할 강화”를 당부했다고 전했다. 또 고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여가부 장관에게는 “이번 아세안 방문 때 5명의 장관급 인사가 모두 여성이어서 다른 나라로부터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고 평가했다고 썼다.

문 대통령은 이어 “우리에게는 스타플레이어도 필요하지만 ‘원 팀’으로서의 조직력이 더더욱 중요하다”며 “자신의 소관 업무 뿐 아니라 모든 사안에 함께 고민하는 ‘원 팀’임을 잊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고 대변인의 서면브리핑에서는 문 대통령이 환담 전 이번 인사의 배경설명을 한 것 외에 조국 법무부장관에게 한 얘기는 없었다. 아예 없었는지, 중복돼서 뺐는지 여부에 대한 설명도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조국 법무부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조국 법무부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청와대에서 조국 법무부장관 등 국무위원 임명장을 수여한 뒤 이번 인사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청와대에서 조국 법무부장관 등 국무위원 임명장을 수여한 뒤 이번 인사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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