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조 후보자의 ‘언행불일치’와 ‘동문서답’으로 청년들이 분노하고 있다며 진심으로 사과를 할 생각이 없느냐고 물었다. 검·경수사권 조정안 등 사법개혁 관련 쟁점에 대해서도 법무부장관으로서 적임자인지 의문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금 의원은 이날 “실망한 젊은 세대를 위해 첫 질문을 드린다”며 그간 조 후보자가 본인 관련 의혹에 대해 밝혀온 입장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먼저 “(딸 입시 등 관련) 위법은 없다, 결정적 한 방 없지 않느냐는 태도는 상식에 맞지 않는다. 이걸 묻는데 저걸 답변하면 화난다. 묻는 사람 바보 취급하는 것”이라며 “후보자는 금수저는 진보 지향하면 안 되냐, ‘강남좌파’가 많을수록 좋은 거 아니냐 했는데 역시 엉뚱한 답변”이라고 지적했다.

금 의원은 “후보자는 학벌·출신과 달리 진보적 삶을 살았다는 이유로 비판받는 것이 아니라 언행불일치 때문”이라며 “‘개혁주의자가 되기 위해 노력했지만 아이 문제에 불철저한 아버지였다고 고백한다’는 말에 깜짝 놀랐다. 거기서 개혁주의자가 왜 나오나. 어제 우연히 젊은이들을 만나 식사햇는데 조 후보자의 가장 큰 단점으로 ‘공감능력 없는 거 아닌가’라는 답변을 들었다. 젊은이들의 정당한 분노에 동문서답 답변해서 상처를 깊게 한 것에 진심 사과할 생각 없느냐”고 했다.

금 의원은 “연장선상에서 ‘이중 기준’ 문제다. 조 후보자가 지금까지 인터넷에 올린 SNS 글에 비난이 쏟아지는 건 바로 우리 편 대할 때와 남의 편 대할 때 기준이 다르고 편가르기 했다는 점이다. 물론 불법은 아니다. 그러나 어느 편이냐에 따라 잣대가 달라졌다는 건 공정함을 생명으로 해야 하는 법무부장관 후보자로서 큰 흠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강한 나라지만 분단 부담을 지고 있고 강대국에 둘러싸여 있어 무엇보다 국민통합이 중요하다. 일본 경제보복으로 인한 갈등국면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이란 신분으로 ‘이적’, ‘매국’, ‘정신나간’ 등 거친 말을 쓰면서 갈등 유발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청와대 공직자로서 공식 견해인지 사적 주장인지 분명하지 않은 발언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라고 전했다.

▲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 후보자는 “비판을 충분히 이해하고 성찰하고 있다”며 일본 경제보복 관련 SNS 글에 대해서는 “당시 맥락이 있었습니다만 돌아보았을 때 거친 발언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검찰 개혁과 관련해서 금 의원은 “인사청문회를 불과 며칠 앞두고 강제수사에 나선 검찰 행태는 비판 받아 마땅하다. 수사·기소권 독점한 권력기관이 마음대로 칼을 휘두르는 형국이다. 저런 행태를 보이는 이유 중 하나는 특수부가 지나치게 막강해진 점을 들 수 있다”며 “후보자가 민정수석으로 검찰에 관여하는 동안 특수통 검사들이 인사, 조직, 기획 부서까지 차지해 검찰 균형이 깨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처럼 특수부 검사가 모든 지휘 보직을 차지하면 권력기관 속성상 권한남용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후보자가 주도적으로 만든 수사권 조정안은 특수수사 기능을 거의 유지하게 돼 있다. 저를 비롯 여러 의원들이 그러면 언젠가 큰 부작용이 생길 거라 여러 차례 지적했다. 일부에선 ‘검란’이라고까지 부르는 이번 사태를 통해 후보자가 검찰개혁을 견지해온 입장의 문제가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금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한 안이한 접근을 보면서 과연 후보자가 법무부장관 적임자인지 많은 분들이 의문을 제기한다. 더구나 후보자 주변은 압수수색 등 검찰 강제수사를 받고 있다”며 “왜 자신이 적임자고 법무부장관 돼야 하는지 객관적 근거를 들어 설명해 달라”고 요구했다.

조 후보자는 “수사권 조정은 (앞서 법무부·행정안전부) 두 장관이 합의한 것이다. 당시 시점에 검찰과 경찰의 의사를 절충한 것이다. 이론적으로나 원론적으로 금 의원 말씀에 크게 동의한다. 당시 두 장관이 합의한 시점에 그 정도가 실현 가능한 최선이 아니었나 판단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따끔한 질책 말씀 너무 감사드린다. 저로서는 제 주변 가족이 수사 받고 있다는 점, 저의 과거 발언이 문제 있다는 점 인정한다”며 “문재인 정부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가 법무부 탈검찰화다.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일하면서 그 일의 처음부터 끝까지 관여했고 그 과정에서 관련된 기관들과 조율하고 협의해왔다. 그런 점에서 매우 부족하지만 제가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감히 말씀드리는 것이다. 저보다 훨씬 뛰어난 분 분명 계실 거라 생각한다. 지금 시점에서 진행돼온 과제 마무리하고 물러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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