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이어 YTN·TV조선도 “조국 미투”
중앙일보 이어 YTN·TV조선도 “조국 미투”
미투 운동 조롱·폄훼 표현 언론이 확대 재생산… 남정숙 “언론 자정노력 없인 신뢰 추락 당연”

“이른바 ‘조국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게 쏟아진 의혹 국면에서 초반에는 침묵하던 여권의 유력한 차기 주자들이 연이어 지원사격에 나서고 있다.”(중앙일보, 9월2일 인터넷판 기사)

“여권 내에서 (조국) 옹호 발언들이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데. 이른바 조국 미투라는 얘기까지 나왔습니다. 그러니까 예전에 나도 허위사실 공격에 많이 당했다, 이런 뜻인 것 같아요.”(YTN, 9월2일 김정아 앵커 질문)

“지난주 여권 내에서 ‘조국 지키기’ 발언이 연이어 터져 나왔죠. 이 발언들을 들여다보면, ‘나도 당해봤는데’라는 식으로 과거 자신들이 겪은 논란들에 빗대는 이른바 ‘조국 미투’가 이어집니다.”(TV조선, 9월2일 ‘뉴스 9’ 윤우리 앵커 멘트) 

지난 2일 ‘조국 미투’로 검색되는 언론사 기사와 뉴스 내용 중 일부다. 여성혐오와 성폭력 피해자들의 고발에서 촉발된 미투(#MeToo) 운동의 사회적 의미와 맥락을 무시한 채 ‘나도 당했다’는 뜻만 차용해 미투 운동의 본질을 희석하는 보도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1일 극우 성향의 한 인터넷 매체에서 쓰기 시작한 ‘조국 미투’ 표현은 2일 종합일간지인 중앙일보에서 차용해서 썼다. 중앙일보는 [‘조국 미투’ 등장···여권 차기주자들 일제히 “나도 당했다”] 제목의 기사에서 “성범죄 피해사실 고발 캠페인이었던 미투 운동과 표현 방식이 비슷하다고 해서 ‘조국 미투’란 말이 나온다”고 전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관련 허위 의혹 제기를 비판하는 여권 정치인들의 발언을 성폭력 피해자들이 용기 내 고발하기 시작한 사회운동과 등치하며 ‘미투’의 역사적·사회적 맥락을 희석해버린 것이다.

YTN 앵커는 일부 극우·보수매체에서 쓰던 이 조악한 신조어를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그대로 옮기며 출연자인 김형준 명지대 교수에게 질문했다. 이에 김 교수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언급하며 “진보 전체를 다 이상한 진보 집단으로 만드는 우를 범하고 있다. 그래서 오죽하면 싸가지 없는 진보가 돼서는 안 된다고 비판이 나오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 지난 2일 TV조선 ‘뉴스 9’ 리포트 갈무리.
▲ 지난 2일 TV조선 ‘뉴스 9’ 리포트 갈무리.

TV조선은 [“저도 같은 경험이”…‘조국 미투’로 조국 옹호?]라는 제목의 리포트에서 “하나 같이 지금 조 후보자를 향한 의혹 제기는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과거 조 후보자는 ‘공적 인물에 대해서는 제멋대로의 검증도, 야유도, 조롱도 허용된다’는 생각을 SNS에서 드러낸 바 있다”고 보도했다.

TV조선이 언급한 조 후보자의 발언은 그가 지난 2013년 5월30일 자신의 트위터에 적었던 글이다. 조 후보자는 당시 “시민과 언론은 ‘공적 인물’에 대한 완벽한 정보를 가질 수 없다. 따라서 공인에 대한 검증 과정에서 부분적 허위가 있었음이 밝혀지더라도 법적 제재가 내려져서는 안 된다. 그러나 정부, 언론, 대학 등 신뢰할 수 있는 기관에 의해 사실이 확정됐음에도 악의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것은 민형사적 책임을 진다”고 했다. 

조 후보자는 트위터에서 “공적 인물에 대해서는 제멋대로의 검증도, 야멸찬 야유와 조롱도 허용된다”는 말 앞에도 “편집과 망상에 사로잡힌 시민도, 쓰레기 같은 언론도 표현의 자유가 있다”고 전제를 붙였다.

지난해 미투 운동에 동참했던 남정숙 전 성균관대 교수는 3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언론이 미투를 긍정적 사회운동 변화시켜도 부족한 판에 폄하하고 그렇게 조롱 조로 자극적으로 써서 시민을 미투 운동에 무감각하게 만드는 것 같아 매우 불쾌했다”며 “언론이 자정 노력하지 않고 더 무분별하게 쓰면 국민에게 욕먹고 신뢰가 추락하는 건 당연하다”고 꼬집었다.

남 전 교수는 “기사에서 ‘빚투’(빚+미투)라는 표현을 볼 때마다 너무 처참하고 비참한 기분이 들었는데, 조국 후보자와 미투를 결합한 ‘조국 미투’는 아주 의도적으로 조 후보자를 성적으로 조롱하고 부정적 의미를 덮어씌우는 것”이라며 “미투 당사자들의 입장과 겪은 아픔을 기자들이 한 번씩 생각하고 사용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관련기사 : 허위 의혹 비판 여권 정치인이 ‘조국 미투’라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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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듀 2019-09-03 23:24:55
또 헛소리 하고 있네. 미투건 빛투건 난 쓸건데 왜? 내가 문제 없는데 니들이 뭐라고 남의 단어 사용까지 간섭해. 미투가 무슨 종교 용어라도 되냐?

채관식 2019-09-03 23:00:55
먼 개소리임?

바람 2019-09-03 19:24:43
우리는 언론의 권력화를 위해 피를 흘리지 않았다. 한 사람을 2주 만에 만 건의 기사로 묻어버리는 게 권력이 아니면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