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와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이 무산됐다.

두 후보자의 청문보고서 채택 시한은 2일까지였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2일 최기영 후보자 청문회 때 두 후보자의 청문 보고서 채택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2일 오후 당에 따른 입장 차가 표면적으로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은 한상혁 후보자에게 ‘적격’과 ‘부적격’ 의견을 함께 붙여 보고서를 채택하는 내용의 ‘초안’을 만들었으나 자유한국당은 아무런 의견을 내지 않았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간사는 “청문회가 끝난 다음에 논의하자. 일단은 청문회에 집중해야 한다는 게 과방위 한국당 의원 전원의 의견”이라고 밝혔다. 반면 신용현 바른미래당 간사는 “오늘 회의 끝난 다음에 의견을 주는 거라면 언제 입장을 줄지 약속해달라”고 했다. 이날 간사 협의가 ‘불발’로 끝나면서 채택은 무산됐다.

▲ 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장. 사진=금준경 기자.
▲ 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장. 사진=금준경 기자.

 

한국당이 내린 결론은 ‘두 후보자의 사퇴 촉구’다. 한국당 과방위 의원들은 성명을 통해 최기영 후보자 청문회를 “폴리페서의 이중성과 좌파 특유의 왜곡된 상식을 확인하는 자리”라고 평가했고 한상혁 후보자 청문회를 “좌파 시민운동가의 이중성과 편향성으로 점철된 쇼”라고 규정했다.

특히 한국당은 한상혁 후보자의 민주언론시민연합 대표 활동, 최기영 후보자의 민언련 후원 등이 종편 등 미디어 정책의 편향성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상혁 후보자 청문회 때는 한국당 의원들이 민언련 활동, 후보자의 언론기고 내역, 변호한 언론사 등이 편향됐다는 질의를 30차례 했다. 최기영 후보자의 경우 시국선언 참여, 시민단체 소액 후원을 이유로 ‘폴리페서’ ‘좌편향’으로 규정했다.

한국당은 이 외에도 최기영 후보자의 문제로 △100억대 자산가임에도 모친이 기초연금을 받는 문제 △조국 딸 논문 의혹 외면 △원자력연구 주도 기관의 장으로서 탈핵 선언 이력의 부적절성 등을 꼽았다. 한상혁 후보자의 경우 △‘가짜뉴스’에 대한 왜곡된 인식 △석사학위 논문 표절 △불법 투자의혹 △ 대학원 장학금 특혜 등이 문제라고 했다.

▲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비례대표)과 박대출 의원. 사진=김용욱 기자.
▲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비례대표)과 박대출 의원. 사진=김용욱 기자.

 

여당과 진보성향 야당들은 두 후보자가 부적격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정의당은 3일 최기영 후보자에 ‘적격’ 의견을, 한상혁 후보자는 일부 문제가 있으나 결격 사유는 없다는 입장이다. 민중당 김종훈 의원 측은 두 후보자 모두 부적격이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김종훈 민중당 의원은 지난 2일 채택이 사실상 무산되자 “법정 시한 마지막날 청문회를 진행하고도 보고서 채택에 애매한 태도를 취해 아무 결과물도 남기지 않으려 한다”며 “이럴 거면 왜 14시간씩 질문을 퍼부었는지 허무해진다.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않는 걸 성과처럼 여기는데 이해하기 힘들다”고 비판했다.

이 가운데 바른미래당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기자간담회를 계기로 상황이 바뀌었다. 복수의 국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바른미래당 원내 지도부 차원에서 조국 후보자 기자간담회 이후 한상혁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 논의를 중단하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3일 청문 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할 계획이지만 과방위는 향후 전체회의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여당 관계자는 “재송부 요청이 오면 이후 상황에 따라서 논의할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단정하기 힘들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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