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이름이 쉴 새 없이 거론됐다. 최기영 후보자는 기초과학 육성을 핵심 과제로 강조하며 교육부와 협의를 통해 기초학문 교육 강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미디어 부처 조직개편에 최기영 후보자는 방송통신위원회와 상반된 견해를 드러냈다. 다음은 최기영 장관 후보자 청문회의 주목할 만한 장면들이다.

한국당, 조국 청문회 방불케 하는 집중 질의 

“국가 R&D(연구개발)를 책임지는 수장으로서 조국 후보자 딸의 논문 문제를 어떻게 보는지 알려달라.”(윤상직 한국당 의원)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자녀 논문 의혹에 대한 질의를 쏟아냈다. 박대출, 박성중, 윤상직, 최연혜, 정용기 의원이 대동소이한 질의를 반복했다.

▲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비례대표)과 박대출 의원. 사진=김용욱 기자.
▲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비례대표)과 박대출 의원. 사진=김용욱 기자.

윤상직 의원은 “고등학교 2학년이 2주 동안 인턴을 하고 SCI 논문 제1저자가 된 점을 납득할 수 있나. 답변 못 한다면 후보자는 굉장히 편향됐다”고 주장했다. 최기영 후보자는 “전공하는 분야와 많이 달리 쉽게 얘기할 수 없다”고 답했다. 그러자 윤상직 의원은 “상식을 묻는 것이다. 제발 좀 그러지 마라. 그래서 국가 R&D가 제대로 되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상직 의원은 오후 질의에서도 “같은 연구 문제인데 동료 의원(김종훈 의원)이 제기한 ‘반일종족주의‘ 저자 연구 지원 문제에는 답변했는데 조국 후보자 딸 논문 문제에는 답변 회피했다. 이유가 뭔가. 이게 편향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질의가 이어지자 최기영 후보자가 “점심시간 때 알아본 결과 논문을 같이 쓰는 건 참여연구원이 아니어도 괜찮다”고 했다. 그러자 정용기 의원은 “궤변이라고 생각하지 않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경진 무소속 의원은 다른 측면에서 “이 이슈에서 조국이라는 사람을 빼 놓고 보자. 교수들이 서로 자녀들 논문 봐주는 건 비일비재했다. 이 문제가 다시는 없도록 해야 한다”고 대책을 촉구했다.

“인공지능 대학원? 수학 교육부터 강화”

최기영 후보자는 학자 출신답게 ‘정보통신’분야보다 ‘과학기술’ 분야에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박선숙 바른미래당 의원이 기초 학문이 외면받는 상황에서 ‘인공지능 대학원’을 설립하는 정부 정책을 비판하자 최기영 후보자는 “정말 잘 아고 계신다”며 “기초 학문인 과학, 뇌과학, 수학이 발전되지 않는 상태에서 공학적으로 인공지능만 잘 해서는 획기적인 결과물이 나올 수 없다. 미래사회는 인공지능이 중요해지는데 이걸 제대로하는 사람을 못 키우면 미래가 밝지 않다. 문과도 학교에서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교육해야 하고 수학과 물리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교육부와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사진=금준경 기자.
▲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사진=금준경 기자.

최기영 후보자는 일본의 보복성 수출규제에 대한 대응으로 “핵심품목을 책임질 국가소재연구실을 지정하고 전국 주요 연구시설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장기적 관점의 기초과학 및 기술인에 투자 △대외의존도 높은 핵심품목 집중 관리, 조기 상용화, 대체품 지원, 핵심 원천기술 확보 등 맞춤형 전략 수립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 부처와의 협업 등을 제시했다.

최기영 후보자는 기술 발전의 역기능을 우려하는 질의에 “자동화로 인한 빈부격차 심화가 문제라고 느낀다. 과학기술이 아닌 국가 전체 차원에서 논의해야 한다. 관련 부처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얘기해보려고 한다”고 했다.

방송통신 부처개편 방통위와 이견

방송통신 최대 현안인 방송통신분야 정부조직 개편에 두 부처 수장 후보자들이 ‘이견’을 드러냈다.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은 “같은 TV지만 홈쇼핑, 유료방송은 과기부에서 전담하고 지상파, 종편은 방통위 소관이다. OTT서비스는 이슈마다 어느 부처 소관인지 헷갈린다. 업무분장 과정에서 두 부처가 이견을 보여 영역 다툼처럼 보인다”며 부처 조직개편에 대한 입장을 물었다.

최기영 후보자는 “과기정통부 장관이 된다면 기간이 길어도 3년이 채 안되는데 조직개편을 하는 시간을 생각하면 다른 일을 할 수 없을 것 같다. 소모적인 논쟁보다는 현안을 해결하는 데 집중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반면 지난달 30일 한상혁 방통위원장 후보자는 방송통신 분야는 방통위가 전담해야 한다는 취지의 상반된 의견을 냈다. 

▲ 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장. 사진=금준경 기자.
▲ 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장. 사진=금준경 기자.

‘부모 기초연금 수령에 “죄송하다”

최기영 후보자는 의혹 중 일부를 시인했다. 최 후보자는 100억대 자산을 갖고 있으면서도 부모가 기초연금을 신청해 수령받은 데 대해 “기초연금 신청했던 건 생각이 짧았다.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증여세 탈루 의혹의 경우 과거 증여세를 납부했고 추가로 납부할 금액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당은 후보자 본인과 배우자가 여러 시민단체 및 정당에 후원한 사실을 두고 ‘정치적 편향성’ 논란을 집중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박성중 의원은 “(아내가) 좌파 쪽으로 후원하고 있다. 아내 관리도 못하냐”라고 말했다. 그러자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 김성수 민주당 의원 등이 부적절한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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