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3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일 태국을 방문해 쁘라윳 짠오차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한국의 신남방정책, 혁신성장, 4차산업혁명 등을 논의했다. 그러나 매번 정상들에게 늘 협력을 요청하고 답변을 받았던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문제는 이번 회담에서 언급되지 않아 그 배경이 주목된다.

문 대통령의 태국 방문은 ‘공식 방문’이며 이날 정상회담은 오전 10시38분부터 11시53분까지(현지시각) 방콕 총리실 청사에서 진행됐다. 쁘라윳 태국 총리는 “한국전쟁 때부터 한태 관계는 인연을 바탕으로 해서 지난 60년간 가까워진 관계를 갖게 됐다”며 “특히 저 개인적으로 한국전에 참전했던 리틀 타이거의 태국 보병 2사단의 전사령관도 했다”고 말했다.

쁘라윳 총리는 양국 국민 간 관계와 관련해 “태국인들이 선호하는 드라마, 영화, 노래, 연예인, 가수, 또는 K팝 한류도 인기”라며 “특히 저 개인적으로 ‘태양의 후예’라는 드라마 즐겨봤다”고 전했다. 쁘라윳 총리는 “이러한 유대관계의 결과로서 한국어의 학생 수는 태국 현지에서 119개 학교에서 한국어 교육을 하고 있고, 학생 수는 4만 명 이상으로,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숫자일 것 같다”며 “한국산 제품들도 인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태국 관광 외국인 중 한국이 3위로 지난해의 경우 180만 명이 한국인이 태국을 방문했고, 반대로 한국을 방문한 태국인도 55만 명 정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쁘라윳 총리가 ‘태양의 후예’라는 한국 드라마를 재밌게 보셨다고 하셨는데 제가 바로 그 드라마에서 다뤄진 그 특전사 출신”이라고 환담했다.

문 대통령은 “태국은 우리 정부가 적극 추진 중인 신남방정책의 가장 중요한 협력 파트너”라며 “태국이 아세안 의장국으로서 한국과 아세안 간의 관계 발전을 적극 지원하고, 올해 한국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의 성공을 위해서 다방면으로 도와주고 계신 것을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고민정 대변인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양국 연구기관과 기업들이 공동개발한 전기버스는 미래차 협력의 좋은 본보기”라며 “앞으로도 미래차, 로봇, 바이오, 스마트 전자 등 신산업분야에서의 양국 간 활발한 협력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에 체결된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은 양국의 협력을 더욱 긴밀하게 만들 것”이라고도 했다.

양 정상이 이같이 덕담을 나누고 신남방정책이나 한-아세안 정상회의 등 이미 알려진 내용을 주고받은 것 외에 북한 관련 언급은 없었다.

현지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이 태국에 오기 전에 태국언론과 서면 인터뷰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11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초대 얘기를 했고, 태국이 아세안 의장국인데, 이 부분에 대한 얘기나 태국 총리의 말씀이 있었느냐’는 기자의 질의에 고민정 대변인은 “오늘 정상회담 자리에서는 북한 관련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고 답했다.

“북한의 불량행동을 좌시하지 않겠다”(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에 “반드시 후회할 실언”(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라고 맞받아지는 등 북미 실무협상을 앞두고 양측은 거친 설전을 주고 받고 있다.

태국 현지에서도 기자들 주 관심사는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임명 절차였다. ‘국회법에 따라 오늘 의결해서 5일 뒤에 청문회를 열자’는 (정치권) 주장과 관련해 고민정 대변인은 “일단 기본적으로 저희가 지금 태국 순방을 와 있기 때문에 국내 문제에 말씀을 드리는 것이 맞을지는 모르겠다”며 “청와대 쿼트로 나가는 것은 적절치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인사청문회 기한인 2일을 넘기면 청와대가 인사청문보고서 국회 송부 요청을 현지에서 할지 춘추관에서 할지를 묻자 고 대변인은 “논의를 좀 해봐야 될 것 같다”며 “왜냐하면 될 수 있으면 대통령이 계신 곳에서 발표를 해야 하는데 고민 좀 해보겠다”고 답했다.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지난 1일 동남아순방 첫 방문지인 태국에 도착해 공항영접행사에 참가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지난 1일 동남아순방 첫 방문지인 태국에 도착해 공항영접행사에 참가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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