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시작부터 고성이 오갔다. 자유한국당은 이효성 위원장이 강제 사퇴한 정황이 있어 이를 명확히 밝히지 않으면 청문회가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30일 국회에서 한상혁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열었다. 청문회 시작부터 한국당 의원들이 ‘의사진행발언’을 요구하며 이효성 위원장 증인 채택을 촉구했다.

한국당 김성태 의원은 “한국당이 요청한 증인이 1명도 채택이 안 됐다. 이효성 위원장을 증인으로 요청했으나 그마저도 응하지 않았다”며 반발했다. 그는 “이효성 위원장은 사실상 가짜뉴스 대응을 제대로 하지 않아 경질됐다고 진보매체도 보도했다. 사퇴 사유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노웅래 위원장은 (증인채택 없이) 날치기 청문회를 한 것을 사과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앞서 한국당은 이효성 위원장을 증인 신청했는데 민주당은 현 방통위원장을 증인으로 채택하는 건 전례가 없다며 반대했다. 제대로 협의가 진행되지 않자 지난 23일 민주당은 한국당, 바른미래당을 제외한 야당 의원들과 함께 청문회 증인채택 및 일정을 의결했다.

▲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사진=김용욱 기자.
▲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사진=김용욱 기자.

의사진행발언이 길어지자 민주당 소속 노웅래 위원장은 김성태 의원의 말을 끊고 개입했다. 그러자 김성태 의원은 “지금 협박하는 건가”라며 반발했다. 노웅래 위원장이 “질서유지권을 제가 갖고 있다”고 하자 김성태 의원은 “이게 질서를 어기는 건가. 의사진행발언”이라고 맞받아치며 고성이 오갔다.

이어 한국당 의원들이 의사진행발언을 하려 했으나 노웅래 위원장은 우선 청문회를 시작해야 한다며 한상혁 후보자에게 증인 선서와 모두발언을 시켰다. 한상혁 후보자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한국당 윤상직 의원은 책상을 내리쳤고 한국당 최연혜 의원은 “후보자 그만하세요”라며 호통을 쳤다. 반면 노웅래 위원장은 “계속 하라”고 주문했다. 한상혁 후보자는 고성 속에서 발언을 이어갔다.

윤상직 의원은 “불법 청문회다. 방통위원 임기 보장이 방통위 설치법에 규정돼 있다. 이효성 위원장이 본인 의사로 중도 사임했는지 확인하지 않고 청문회를 한다는 건 우리 스스로 법을 어기는 것이고 민주주의에도 맞지 않다”며 불법 청문회 주장을 이어갔다.

그러자 민주당 김성수 의원(간사)은 ”본인 의사로 물러난다고 이미 공표했지 않나“라며 자진 사퇴임을 강조했다. 그러자 박대출 의원은 “사퇴하는 과정에서 압력이 있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계속된 한국당의 이효성 위원장 증인채택 요구에 김성수 의원은 “이게 이효성 청문회인가”라며 반발했다.

▲ 30일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인사청문회장 모습.
▲ 30일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인사청문회장 모습.

청문회 오전 질의가 끝나고 바른미래당 간사인 신용현 의원은 제3자 입장에서 상황을 정리했다. 

신용현 의원은 “증인 합의하려면 전날까지 명단 받아야 하는데 채택하기로 한 날 갑자기 증인 명단을 받았다”며 한국당이 급작스러운 증인 신청을 했다고 지적했다. 신용현 의원은 민주당에서 이효성 위원장을 증인이 아닌 참고인으로 하기로 합의안을 냈고 한국당 지도부도 이를 수용했는데 과방위 한국당 의원들이 동의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용현 의원은 “여당에서도 협의를 더 했으면 하는 생각도 있다”면서도 “한국당은 합의를 너무 빨리 깨고 가신 게 아닌가. 이후 여러 합의하려고 하는 노력이 있었는데 안돼 유감이다. 청문회가 시작됐으니 매끄럽게 진행하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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