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이동관 전 수석이 29일 JTBC에 출연해 과거 ‘방송 장악’ 의혹 검찰 수사에 불편함을 드러냈다.
이 전 수석은 이날 오후 JTBC 뉴스 프로그램 ‘뉴스ON’ 속 코너 ‘라이브 썰전’에 나와 시사평론가 김종배씨와 토론을 나눴다. 이 전 수석은 검찰을 비판한 더불어민주당을 도마 위에 올렸다. 민주당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측을 압수수색한 검찰을 비난하는 것이 ‘내로남불’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이 전 수석은 “격세지감을 느낀다. (민주당이) 2~3년 사이 입장이 바뀌어 검찰에 공세를 취하고 있다”며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을 ‘적폐 수사’한다고 몰아붙일 때 거의 매일 중계 방송하듯 검찰 수사 내용이 보도됐다”고 지적했다.
이 전 수석은 “솔직히 말하면 저도 당했다. 모 방송사 사장으로부터 90여차례 청와대 부근에서 밥을 얻어먹었다고 (검찰이 주장하는데) 저는 만난 일도 없다. 그분(방송사 사장)이 독립문 근처에 살면서 밥을 그 근처에서 먹었나 보다. 카드 긁은 걸 갖고 (검찰은) 그런 식으로 언론플레이하더라. 나도 못 참는다,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한 후 이야기가 쑥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 전 수석이 말한 ‘모 방송사 사장’은 김재철 전 MBC 사장이다. 검찰은 2017년 11월 김 전 사장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 심사에서 “(MB 청와대) 홍보수석실 관계자들이 MBC 등의 방송 제작과 인사에 불법 개입한 정황이 있다”며 이 전 수석 등 MB 인사들의 ‘방송 장악’을 의심했다.
이 소식을 전한 조선일보는 “검찰은 이에 대한 근거로 김 전 사장이 이 전 수석이 (MB) 청와대에 들어간 이후 청와대 인근에서 식사비를 내준 횟수가 93차례에 이른다는 참고 자료를 (법원에) 제출했다”며 “검찰은 이 자료에 두 사람은 기자이던 1996년 일본 특파원 생활을 함께한 것이 계기가 돼 긴밀한 사이를 유지하고 있으며 ‘부적절한 만남 의혹이 존재한다’고 적시했다”고 전했다. 이 전 수석은 동아일보 정치부장, 논설위원 등을 지낸 언론인 출신 정치인이다.
당시 이 전 수석은 김 전 사장과 친분은 인정하면서도 “청와대에 들어간 뒤 그와 밥을 먹은 적도 그가 식사비를 대신 내준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이 전 수석은 또 “검찰이 증거도 없이 치졸한 언론 플레이로 사람들을 코너로 몰고 있다. 절대 물러서지 않고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수석은 이날 JTBC 방송에서 “(박근혜 수사 때) 지금 여권에서 최순실 재산 찾는다고 독일 돌아다니고 심지어 여성 대통령의 말하기 부끄러운 이야기까지 막 의혹을 제기했다. 검찰 발 뉴스가 언론을 통해 많이 흘러나왔다. 집단 건망증도 아니고, 특히 (검찰을 비난한) 이해찬 민주당 대표 말씀은 심하게 말하면 집단 치매도 아니고…. 이럴 때는 자제하면서 검찰이 똑바로 수사하기 바란다고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사평론가 김종배씨는 “(조 후보자 의혹 수사에 나선) 검찰은 게임에 참여한 것이고 이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 피의사실 공표 논란”이라며 “민주당 입장에서 야당과 언론 공세는 그렇다하더라도 고의든, 고의가 아니든 검찰에서 이런 이야기가 흘러나온다면 검찰이 청문회 결과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치려는 행위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조 후보자를 엄호하는 민주당 입장에서 반칙 아니냐는 항변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